(단행본) 유리 나기빈 - 「기막히게 아름다운 이야기 23가지」
"내게 온 편진가요, 아장 영감님?"
"네.....,
파리에서 왔군요."
사람 좋은 아장 영감은 파리에서 편지가 왔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러나 나는 달랐다.
아침 일찍 장 자크 가에서 날아와
내 책상을 놀라게 한 이 편지가 오늘 하루를 엉망으로 만드는 건 아닐까?
내 생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다음은 그 편지 내용이다.
- 자네에게 부탁이 한 가지 있네.
하루쯤 예정으로 풍차 방앗간을 닫고 에이기예르로 가주지 않으려나?
에이기예르는
자네 있는 곳에서 3~4리쯤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이니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면 될 걸세.
거기 도착하면 고아원을 찾게.
그 고아원 바로 옆에 나지막한 지붕, 회색 문에 작은 뒤뜰이 있는 집이 있네.
두드리지 말고 그냥 들어가게(문은 늘 열려있으니까.)
집에 들어가서는 큰 소리로 '안녕하십니까? 저는 모리스의 친구입니다!'라고 외치는 거야.
그러면 작달막한 키의 두 노인이 큰 안락 의자 안에서 두 팔을 내밀 걸세.
자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난다는 기분으로 자네가 내 대신 그분들을 따뜻하게 안아드리게.
그런 다음 이야기를 나누는 거야.
그분들은 보나마나 내 얘기만 할 테고,
그얘기란 게 따분하고 지루한 내용일 것이 분명하지만 절대로 웃지 말고 귀를 기울이고 있게....,
웃지 말게. 알았지?
그 노인들은 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라네.
내가 그 두 분 삶의 전부나 마찬가진데,
10년 이상이나 만나뵙지 못했다네.
10년이 짧은 세월인가?
그렇지만 어쩔 수가 없었네.
나는 파리에서의 분주한 생활을 벗어나기가 어려웠고,
두 분은 워낙 연세가 많으시니까.....,
너무 노쇠하셔서 만약 나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면 도중에서 쓰러지시고 말 거야.
자네가 가까이 살고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
여보게 풍차 방앗간 친구,
그 가엾은 두 노인네는 자네를 안으면서 얼마쯤은 나를 안은 기분을 맛보실 수 있을 거야.
내가 그분들께 자네와 나 사이의 뜨거운 우정에 대해 얼마나 강조했는지 아나? -
그놈의 빌어먹을 우정!
그날 아침은 맑기는 하지만 바람이 세고
햇볕이 지나치게 뜨거운 프로방스 특유의 날씨였으므로 외출하기에는 적합치 못했다.
이 짜증나는 편지가 오기 전에 나는 이미 두 개의 바위 틈에 '피난처'를 만들어 놓고,
솔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벗삼아 도마뱀처럼 일광욕이나 할 계획을 세워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별수없게 되었다.
투덜투덜 불평을 하며 풍차 방앗간 문을 닫아 건 다음 고양이가 지나다니는 구멍에 열쇠를 놓아두었다.
그리고 나는 지팡이와 파이프를 집어들고 거리로 나섰다.
내가 에이기예르에 도착한 것은 오후 2시쯤이었는대,
다들 들일을 나갔는지 마을 전체가 조용한 느낌이었다.
뽀얀 흙먼지를 뒤집어쓴 체 큰 길 양 옆에 늘어선 느름나무에서는 그로(론 강변의 자갈투성이 들판)
한 복판에 서 있는 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매미가 스끄러운 소리로 울어댔다.
읍사무소 앞 공장에는 당나귀 한 마리가 햇볕을 쬐며 서 있었고,
교회 우물 위에는 비들기떼가 빙빙 돌았다.
그런데 내게 고아원으로 가는 길을 알려줄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묘한 여자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어느집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실을 뽑고 있었는데,
내가 고아원이란 말을 입 밖에 내자마자 마치 요술이라도 부리듯
실패를 조금 들어올리는 동작만으로 고아원이 내 눈에 뛰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그 건물 바로 옆에 좀더 작은 집 한 채가 나란히 서 있었다.
회색의 문, 작은 뒤뜰....,
그곳이 내가 찾는 집임을 알아차린 나는 노크도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 맨 끝 왼쪽 방문이 조금 열려 있었는데,
그 틈으로 괘종시계의 재깍 거리는 소리와 어린아이의 책 읽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성자 이레네가 소리쳤다.
나는 주의 말이니 저 짐승들의 이빨에 부서지리라...,"
나는 가만가만 다가가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광대뼈 부근은 불그레하고 손끝까지 주름이 잡힌 한 선량해 보이는 노인이
안락 의자에 몸을 깊숙이 파묻은 채 팔을 벌리고,
두 손은 무릎 위에 얹고, 작고 어두운 방의 정적 속에서 잠들어 있었다.
집안 전체가 이 또록또록한 책 읽는 소리에 감화되어 있었다.
노인은 안락 의자에서 잠든 채,
파리는 천장에서,
카나리아는 창틀 위 새장 안에서,
그리고 큰 괘종시계는 재깍재깍 코를 골며... ,
닫힌 문틈으로 곧 바로 비쳐들어오는 햇살과 그 안에서 약동하는 불꽃 같은
그 미세한 움직임만이 살아 움직인다고 할 수 있었다.
모두가 평온한 꿈길을 더듬고 있는 속에서 소녀는조용히 책읽기를 계속했다.
"두 마리의 사자가 곧 성자에게 덤벼들어서 그를 삼키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내가 방 안에 들어섰다.
성자 이레네의 사자가 뛰어들어왔다 해도 그때 내가 들어선 것보다 더 놀라움을 일으키진 못 했을 것이다.
소녀의 입에서 외마디 비명이 새어나왔다.....
큰 책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파리, 카나리아도 잠을 깼다....,
시계 소리와 함께 노인도 깜짝 놀란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나는 몹시 당항해서 그 자리에 우뚝 선 채 소리쳤다.
"안녕하십니까.
전 모리스의 친구입니다!"
아아,
여러분이 그때의 그 가엾은 노인을 보았더라면!
두 팔을 벌린 채 내게로 다가와 부등켜안고 내 두 손을 잡더니 온 방안을 정신 나간 사람처럼 뛰어다니며
'오오, 세상에 하느님....'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노인을 말이다.
노인의 얼굴은 상기되고,
주름이란 주름은 온통 더 깊어지는것 같았다.
노인이 더듬거리면서 소리쳤다.
"오오,
당신이! 그러니까 당신이 바로!"
그러더니 노인은 이번엔 안쪽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마메트!"
아주 가벼운 문소리가 들리고,
발소리와 함께 복도를 걸어나온 것은 키 작은 할머니였다.
레이스가 달린 모자에 다갈색 코트를 입고,
나에게 경의라도 표하는 것처럼 고상한 자수가 놓인 손수건까지 들고 있는
마매트 할머니의 자태는 뭐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특히 나를 감격시켰던 것은 내외가 놀랄 만큼 닮았다는 사실이었다.
할아버지도 머리에 노란 리본을 했더라면 영락없는 마메트 할머니였을 것이다.
다만 진짜 마메트 할머니는 평생을 눈물로 보냈기 때문인지 좀더 주름이 많을 따름이었다.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할머니도 고아 소녀를 곁에 두고 있었다.
그 푸른 제복의 호위병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두 고아 소녀의 보살핌을 받는 두 노인....,
세상에 이만큼 가슴 뭉클하게 하는 정경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방안에 발을 들여놓은 마메트 할머니는 내게 아주 정중한 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예의바른 인사는 할아버지의 한마디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이분은 모리스의 친구셔...."
그 순간,
할머니는 온몸을 떨면서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더니 손수건을 떨어뜨리고 얼굴이 빨개졌다....,
할아버지보다 더 빨개졌다.
아,
참으로 가엾은 노인들이었다.
기껏 한 방울 정도의 피가 혈관에 남아 있으면서 조금이라도 감격하면 그것이 이내 얼굴로 솟아오르는 것이다....,
"어서 의자를....,"
할머니가 시중드는 소녀에게 말했다.
"창문을 열어라....,"
할아버지도 자신의 호위병에게 소리쳤다.
그러더니 두 노인은 양쪽에서 내 손을 잡고 얼굴을 좀더 자세히 보려는 듯 열린 창문 쪽으로 이끌고 갔다.
나는 두 노인의 안락의자 사이에 놓인 접는 의자에 앉았다.
내 뒤에 푸른 제복의 호위병들이 버티고 선 채 질문이 시작되었다.
"우리 손자는 잘 지내고 있수?"
"무슨 일을 하며 지내우?"
"어째서 여기 오지 않는답니까?"
"사는 데 불편한 건 없는지?"
이런 식의 질문이 몇 시간이나 이어졌다.
그 모든 질문에 나는 성의있게 대답했다.
즉,
친구에 관해 알고 있는 일은 자세히,
또 잘 모르는 것은 대범하게 만들어서 대답했다.
그리고 잘 때 창문을 제대로 닫는지,
벽지가 어떤 색깔인지 유심히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는 일 따위는 각별히 삼갔다.
"아,
방의 도배지 말씀이죠?......,
푸른색이었습니다,
할머니.
꽃무늬가 있는 엷은 푸른색."
"그렇군요!
세상에....,"
할머니는 눈물이 글썽해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정말 착한 아이예요."
"물론이지.
착한 아이고말고!"
할아버지도 힘주어 대답했다.
이와 같이 두 노인은 내 예기를 들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고개를 끄덕이거나 상냥하게 미소를 짓거나
눈을 가늘게 뜨고 다 알았다는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따금 할아버지가 내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대고 이렇게 소곤거렸다.
"조금만 더 큰 소리로 말해 주지 않겠소?
할망구는 귀가 좀 어둡다우."
그리고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이렇게 속삭였다.
"소리를 좀 높여주구려....,
우리 영감은 귀가 잘 안 들리니까?"
그 말대로 내가 소리를 높이자, 두 분은 흡족한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 눈 속에서 모리스의 모습을 찾아보려는 듯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오는 두 노인의 주름투성이 미소 띄운 얼굴에서 나는
베일에 싸인 채 엷은 안개 속에서 웃고 있는 듯한,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친구의 모습을 발견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안락 의자에서 일어났다.
"이런, 마메트...,
아마 점심 식사를 안했을 텐데 !"
그 말에 할머니도 소스라치게 놀라 두 팔을 높이 쳐들었다.
"세상에,
아직 점심을 안 들었다니 !"
나는 그것도 모리스에 관한 예기라고 생각했으므로,
그 착한 손자는 점심 식사를 늘 열두 시 전에 한다고 대답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예기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나였다.
내가 사실은 아직 점심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난 후의 소동은 그야말로 굉장한 것이었다.
"애들아, 빨리 식사 준비를 해라 !
방 한가운데로 식탁을 내놓고 주일날 쓰는 식탁보와 꽃무늬 접시를 챙겨.
그렇게 웃고 있지만 말고 어서 서둘러 !"
접시를 두 세 장 깨뜨리는 것보다 더 빨리 식탁을 차렸을 정도로 소녀들은 잽싸게 움직였다.
"변변치 않은 음식이지만 많이 드시우 !"
할머니가 나를 식탁으로 이끌면서 말했다.
"그런데 혼자 드셔야겠구려.
우린 벌써 식사를 했거든.....,"
가엾은 두 노인 !
내가 어느 시간에 방문했든지 그들은 식사를 했다고 대답했으리라.
마메트 할머니가 차려준 점심은 썩 훌륭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맛이 있었다.
우유 조금과 대추야자 열매,
그 밖에 살짝 구워낸 바르케트라는 과자....,
그 정도면 할머니와 카나리아의 일주일분 식량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것을 나 혼자 다 먹어치웠던 것이다.....,
식탁 주위가 술렁거린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
푸른 제복의 소녀들은 서로 옆구리를 찌르면서 소곤거렸고,
새장 안의 카나리아는
'아니, 저 아저씨, 바르케트를 다 먹었잖아 !' 하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나는 접시마다 핥아놓은 듯이 먹어치웠다.
그것도 고풍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밝고 조용한 방 안에서 내 주위를 둘러보는 데 신경을 썼다.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말이다.
내 시선은 특히 두 개의 작은 침대에 매달려 있었다.
마치 요람을 나란히 놓은 듯한 그 침대를 보고,
나는 술 달린 커다란 방,
장그늘에서 아직 잠자리에 들어 있는 새벽 어스름 속의 두 노인을 떠올렸다.
괘종시계가 세 시를 알린다.
노인들이 눈을 뜨는 때다.
"아직 자, 마메트 ?"
"아니에요, 영감."
"모리스는 착한 애야."
"그럼요. 정말 착한 애죠."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침상을 본 것만으로 나는 이런 일련의 대화를 상상했다.
그 사이에 방 한구석 옷장 앞에서는 가슴 죄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맨 윗단에 있는 브랜디에 담근 버찌주를 꺼내려 하고 있었다.
모리스가 오기를 10년 동안이나 기다리고 있던 그 병이 나를 위해 개봉될 순간이었다.
할머니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자신이 손수 버찌주 병을 꺼내겠다고 고집을 세웠다.
그리고 조마조마하게 서 있는 할머니 앞에서 의자 위에 올라가 옷장 위로 손을 뻗쳤다.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발꿈치를 쳐든 채 두 다리를 바들바들 떨고 있는 할아버지,
푸른 제복의 소녀들은 그 의자를 부서져라 꽉 잡고,
할머니는 그 뒤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앞으로 두 손을 뻗고 있었다.
그 위에는 열린 옷장과 그 앞에 높다랗게 쌓인 갈색 린넬에서 풍기는 희미한 오랜지 향이 맴돌고 있었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정경이었다.
그런 수고 끝에 마침내 그 유서 깊은 술병은 모리스가 어렸을 때 사용했다는
다 찌그러진 은제 술잔과 함께 간신히 옷장 위에서 내려졌다.
버찌주가 그 술잔에 흘려넘치게 따라졌다.
아마 모리스는 버찌를 몹시 좋아했던 것 같다.
그 잔을 내게 건네주면서 할아버지가 속삭였다.
"이 술을 마시게 되다니,
자넨 정말 행운아야....,
이건 마메트가 직접 만든 술인데.....,
맛이 좋을 거야."
그런데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할머니가 직접 만드신것까지는 좋았는데, 깜박 잊고 설탕을 안 넣었던 모양이다.
어쩔수 없는 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애써 담그신 그 버찌주는 너무 끔찍한 맛이었어요.
마메트 할머니 !
하지만 나는 끝까지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고 그것을 마셨다.
점심 식사 후,
나는 두 노인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노인은 계속 나를 붙들고 당신네 손자에 관한 예기를 더 듣고 싶은 눈치였다.
그러나 해는 서산 너머로 기울고 풍차 방앗간까지는 꽤 먼 거리였으므로,
나는 그 정도로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내 뒤를 따라 일어섰다.
"마메트,
내 옷 좀 줘요 !
이 손님을 광장까지 배웅하고 싶으니까.....,"
마메트 할머니는 속으로야 할아버지가 나를 광장까지 배웅하기에는 저녁 공기가 차다고 생각했을 테지만,
겉으로는 전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할아버지에게 진주 단추가 달린,
스페인 담배 빛깔의 깨끗한 옷을 입혀드리면서 상냥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너무 늦지 마세요."
거기에 대해 할아버지는 약간의 심술기가 느껴지게 대꾸했다.
"글쎄,
그야 모르는 일이지.
어떻게 될지는....,"
그리고 두 노인은 서로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ㅡ 푸른 옷의 소녀들도 새장 안의 카나리아도 덩달아 미소를 지었다.
이건 여러분에게만 하는 얘긴데,
모두들 버찌주 향내에 조금씩 취했던 모양이다.
할아버지와 함께 밖으로 나왔을 때 날은 벌써 어두워져 있었다.
할아버지를 모시고 돌아가기 위해 푸른 옷의 소녀가 멀리서 따라왔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 소녀를 보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내 팔을 잡고 젊은 사람처럼 걸으며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그 모습을 마메트 할머니는 현관 계단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우리 쪽을 향한 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그 얼굴은 마치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영감은 역시 다르구려.
아직도 다리가 그렇게 튼튼하시니 말이예요." (p31 ~ 41)
※ 이 글은 <기막히게 아름다운 이야기 23가지>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유리 나기빈 - 기막히게 아름다운 이야기 23가지(짧고 쉽게 읽히는 세계 명단편^콩트 모음)
역자 - 이인환
성심도서 - 1991. 11. 01.
'내가만난글 > 단편글(수필.단편.공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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