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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어린이/생텍쥐페리

5-6.생텍쥐페리 - 어린왕자

by 탄천사랑 2007. 5. 7.

「생텍쥐페리 - 어린왕자」

이미지 다음에서

 


5.
매일 나는 그 별과 그의 출발과 여행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무얼 생각하다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처럼 그것은 천천히 이루어졌다. 
그렇게 해서 셋째 날 나는 바오밥나무를 둘러싼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이번에도 그것은 양 때문이었다.
갑자기 어린 왕자가 무슨 중대한 의문이라도 생긴듯이 나에게 물어왔던 것이다.

"양이 작은 나무를 먹는다는 게 사실이야?"
"그래, 사실이야."
"그럼 됐어!"

양이 작은 나무를 먹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럼 당연히 바오밥나무도 먹겠지?" 라고 그가 덧붙였다.

나는 바오밥나무란 작은 나무가 아니라, 
교회만큼이나 큰 나무라는 것과 그가 코끼리 떼를 몰고간다 해도 
바오밥나무 하나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어린 왕자에게 말해 주었다.
코끼리 떼라는 말이 어린 왕자를 웃게 만들었다.

"그놈들을 포개 놔야 하겠네---," 그러나 그는 영리하게,
"바오밥나무도 크기 전에는 조그말 것 아니야?" 라고 말했다.
"물론이지! 
 하지만 양이 조그만 바오밥나무를 먹는 게 어떻다는 거야?"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을 물어본다는 듯이 나에게 '아이, 참!' 하고 대답했다. 
나는 혼자서 그 문제를 푸느라고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니었다.

과연 어린 왕자의 별에도 다른 별들처럼 좋은 풀과 나쁜 풀이 있었다. 
그러므로 당연히 좋은 씨와 나쁜 씨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씨는 보이지 않는다. 
그 씨는 땅 속에서 몰래 자고 있다가 깨어날 때가 되면 기지개를 켜고 
아무 힘 없는 조그만 싹을 조심스럽게 태양을 향해 내민다. 
그게 무우나 장미나무의 싹이라면 마음껏 자라게 내버려 두어도 된다. 

그러나 그게 나쁜 풀이라면 그걸 알아 내자마자 그풀을 바로 뽑아 버려야 한다. 
그런데 어린 왕자의 별에는 무서운 씨가 있었다---
그것은 바오밥나무의 씨였다.
그 별에는 바오밥나무의 씨 투성이였다.
그런데 바오밥나무는 자칫 늦게 손을 대면 별 전체를 휩싸버리고,
자기 뿌리로 구멍을 판다. 
별이 너무 작고 바오밥나무가 너무 많으면 별이 터지고 만다.

어린 왕자는 훨씬 후에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건 규율 문제야. 
 아침에 화장을 마치면 조심스럽게 별 화장을 해야 해.
 장미나무와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바오밥나무를 규칙적으로 제거해 주어야만 해. 
 작을 때에는 바오밥나무와 장미나무가 너무 비슷하니까. 
 그건 아주 귀찮은 일이지만 아주 쉬운 일이야."

그리고 어느 날 우리 땅에 사는 아이들 머리에 이걸 꼭 집어넣어 주도록 
예쁜 그림을 하나 그리라고 나에게 말했다.

"언젠가 여행할 때 도움이 될 거야. 
 가끔 일을 뒤로 미루어도 좋지만, 바오밥나무를 그렇게 하면 큰 일이야.
 내가 아는 별에 게으름뱅이가 사는데, 
 그 게으름뱅이는 바오밥나무를 셋이나 허술히 넘겨 버렸어----"라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어린 왕자의 도움을 받아 나는 그 별을 그렸다. 
나는 도덕선생인 것처럼 행동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오밥나무의 위험이 너무도 알려져 있지 않고,
소혹성에서 길을 잃고 헤맬 자가 겪을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처음으로 한 번 체면을 차리지 않기로 했다.

"어린이들이여! 바오밥나무를 조심하라!"

내가 이 그림을 그토록 애를 써서 그린 것은 나와 마찬가지로 
오래 전부터 모르고 당하는 위험을 내 친구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서이다. 
내가 주려는 교훈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여러분은 물을 것이다.

"왜 이 책에는 바오밥나무 그림처럼 커다란 다른 그림들이 없는가?"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해 보았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바오밥나무를 그릴때는 매우 위급하다는 생각에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6
오! 어린 왕자여.
나는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너의 외로운 생활을 알 게 되었다. 
너는 해질 때의 고요함 외에는 별로 재미있는 오락이라는 것이 없었다.
나는 그 새로운 사실을 넷째 날 아침에 알아차렸다.
그때 그는 말했다.

"해지는 게  정말 좋아. 해 지는 걸 보러 가-----,"
"기다려야지"
"뭘 기다려?"
"해가 지는 걸 기다려야지----."

그는 처음에는 아주 놀란 듯한 표정을 했다.
잠시 후 그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면서 웃음 지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말했다.

"난 아직도 우리집에 있는 줄 알았어."

사실 그렇다.
누구나 다 아다시피, 미국이 정오일 때 프랑스에서는 해가 진다.
해 지는 것을 보려면 일 분 동안에 프랑스로 갈 수 있으면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프랑스는 정말 너무 멀다. 
그러나 그의 작은 별에서 그는 의자를 몇 걸음만 옮기면 된다.
그러니 어린 왕자여, 
너는 네가 보고 싶을 때면 언제나 황혼을 바라볼 수 있었겠지----,

"언젠가는 마흔네 번이나 해지는 걸 봤어."

그리고 조금 후에 그는 덧붙여 말했다.

"아저씨, 난--- 몹시 외로워지면 해지는 황혼이 보고 싶어져----"
"마흔 네 번을 본 날 그럼 너는 그토록 외로웠던 거니?"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 이 글은 <어린왕자>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저자 - 생텍쥐페리 
역자 - 박용철
덕우 - 1989. 0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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