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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명상의글(종교.묵상.좋은글.

만남

by 탄천사랑 2007. 5. 4.

· 「석용산-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만남!
어렸을 적엔 설레임의 단어였다.
점점 커 갈수록 두려움의 단어로 변해 갔다.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였다면, 
영원히 두려움의 단어로 기억될 뻔 했던 만남!
싫던 좋던 우리는 하루에도 많은 사람과 만나고 많은 얼굴들과 만나,
많은 인연들을 맺고 또 풀어 간다.

원수진 인연의 만남이라도 내 마음 열고 닫기에 따라 
악연을 선연으로 아픈 인연을 축복의 인연으로 바꿀 수 있는 묘한 작용이,
마음에는 서려 있다.

만남이 두려웠던 젊은 날,
갈등의 시절 조그마한 책자를 만나게 되었다.
<반야심경>이란 책자와의 만남이 바늘구멍보다 작은 마음을 
우주라도 감쌀 수 있는 신묘한 마음으로 바꾸는 인연이 되고 만 것이다.

전생에 빚진 인연이라면 다 갚고 싶다.
미운 인연이라면 사랑으로 갚고 싶다.
중상모략의 인연이라면,
화합과 이해로 갚고 싶다.
내 전생의 빚진 인연 갚을 수 있도록 사람몸  받았으니,
정성 다하여 주고 갚으리라.

이런 밤이면 잠 못 이뤄 뒤척일 영혼들,
꼬옥 감싸 주고픈 마음이 인다.
그리고 감사한다.
부처님께!

인연의 도리 인과의 도리를 알게 하여 어제를 믿듯 전생을 믿고,
오늘 있음을 느끼듯 금생 삶을 사랑하며,
내일 아침을 기다리듯 내생을 설계해 볼 수 있는 그 마음 알게 하신 
부처님께 표현할 수 없는 믿음과 외경을 올린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은 참으로 지중한 인연이지만 전생에 빚진 인연이니 
서로 갚아 주어야 할 것이며,
그리고 형제간의 인연은 전생 경쟁의 인연이니 양보해야 할 것이다.


한 젊은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오손도손 살다가 예쁜 딸을 낳았다
돌이 지나서 말을 배우게 될 때,
엄마는 아기를 어르며 물었다.

"예쁜 것아!
 너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어서 나의 딸이 되었니?"

엄마의 물음에 아기는 놀랍게도 또렷또렷 대답을 했다.

"저는 전생에 엄마의 계집종이었는데,
 심부름 시킬 때마다 심부름 값 주신다고 하시고 주시지 않아 그것이 업이 되어
 돈 받으려 나왔지요"

깜짝 놀란 엄마는 장난 반 의혹 반으로,
돈 두 푼을 아기 이마에 올려 놓으니 아기는 그 길로 죽고 말았다.

우화같이 들릴지 모를 이야기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 모르는 우리들,
마음의 문을 열고 가슴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합장 기원해 본다.  (p18)
※ 이 글은 <여보게 저승갈때 뭘 가지고 가지>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석용산 - 여보게 저승갈때 뭘 가지고 가지
고려원 - 1992. 10. 01.

{t-07.05.04.  210522-18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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