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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투르니에-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기호와 이미지

by 탄천사랑 2007. 4. 13.

(단행본) 미셸 투르니에 -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 

 

 

상대방에게 '말(馬)' 이야기 했자만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하였다.
영어인 '호스(horse)' 독일어 '페르트(Pferd)' 이탈리아어 '카발로(caball0)'로 다시 발음하였다.
그런데도 상대방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였다.


나는 종이 위에 이 단어들을 썼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나는 이제 기호로 의사를 전달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떄 나는 종이 위에 말 한 마리를 그리고 설명을 돕기 위하여 입으로 말의 울음 소리와 말 달리는 소리를 냈다.
기호들은 효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시각적인(그림) 동시에 청각적인(소리) 이미지의 힘을 빌렸다.


기호와 이미지는 인간들 사이에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의사소통의 중요한 두 가지 수단이다.


언뜻 보기에 이미지는 기호보다 훨씬 더 결정적인 우월성, 즉 보편성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내가 말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현재 통용되는 어떤 언어로 '말'이라고 쓰거나 발음하는 것보다 훨씬 더 확실하게 많은 상대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미지의 만연은 기호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50연대 캐나다 사회학자 맥루언 학파는 '구텐베르 은하계'의 종말을 고하였다.


서양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세 종교 중에서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형상을 거부하고 형상 자체를 비난한다.
구약성경의 십계명 제2조는

그 시대에 늘 위협적인 우상숭배를 협오하여 형상을 그리거나 조각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 올랐을 때, 여호와는 그에게 율법의 판(기호)을 건네주기 위하여 그의 목전에 몸을 숨겼다.
그러나 모세는 그의 백성들에게 다시 내려오면서, 황금 송아지(형상)를 숭배하는 중에 여호와를 발견한다.
그때 그는 율법의 판을 깨뜨린다.


예수가 타보르 산에 오른 것은 제자들에게 신의 광체(형상)속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기 위한 것이었다.
계곡으로 다시 내려오면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보았던 것을 한 마디도 말하지(기호) 말라고 명령한다.
기독교적인 기교는 이런 혁신의 결과이다.


우리 사회는 기호와 이미지를 긴밀하게 결합시키고 있다,
사진, 영화, 잡지, 텔레비전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이미지이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들은 곁들인 설명과 말이 없이는 이해될 수 없고, 재미도 없다.
설명이나 말은 기호이다.
반면에 기호들은 책이나 라디오가 입증하듯이 그것만으로도 충족된다.


현명한 회교도에게 기호는 탐구하고 생각하는 정신이요, 지능이요, 자극이다.
기호는 미래를 향해 있지만 이미지는 과거의 고착화된 잔유물인 물질을 향한다.
그리고 기호는 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서예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으로 비유될 수 있다.
아라베스크를 통해 무한은 유한에서 펼쳐진다. (p127)


인용 : 순교자의 피보다 학자의 잉크에 더 많은 진실이 숨어 있다.
- 마호메트에게 부여된 말 -
※ 이 글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의 일부를 필사한 것임.

 

 

미셸 투르니에 -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
역자 - 이용주
한뜻 - 1995. 10.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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