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 人사이트 - 직원 감성 아카이브 / 자전거 라이딩
이번에 새롭게 신설된 <직원 감성 아카이브> 코너에 첫 게재를 하게 되어 정말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코너를 통해
직원분들의 숨겨진 감성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러한 멋진 공간을 신설해 주신 황정근
국회도서관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흔한 취미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정말 ‘특별한’ 스토리텔링을
들려 드리려 한다.
운명의 페달을 밟다
누군가 취미를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자전거 타기라고 말한다. 자전거는 내 인생에서 정말 빼놓을 수 없는 ‘단짝’
같은 존재로, 운명 같은 만남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혼자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의 일이다.
리컴번트(누워서 타는 자전거)를 탄, 장발에 영화배우 같은 멋진 분께서 내게로 다가왔다.
“실례합니다. 길 좀 물어봐도 될까요?”
이 우연한 만남이 내 인생을 바꿀 줄은 정말 몰랐다.
30분 동안 그분과 함께 라이딩을 하며, 각자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나누었다. 방송국 PD 일을 그만두고 ‘작가’의
길을 걷게 된 이야기부터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연극’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만난 사람과 나눈 대화였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형님과 대화하는 것 같았다.
한 달 뒤 작가 형님께 연락이 왔다.
“홍재 씨 잘 지내죠? 친구가 연극을 연출하는데 티켓 서른 장을 줄 테니 지인들과 연극 보러 가세요.”
나는 친구, 직장동료 등 지인들에게 연극 표를 나누어 주었고, 자전거 카페에서 처음 뵙는 분에게도 표를 드렸는데
그 티켓을 계기로 소개팅을 받아 와이프를 만나게 되었다. 더 놀랍고 재미난 일은 내가 소개해 드린 와이프의 지인과
작가 형님도 결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인연이 되어 지금도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지내고 있다. 자전거라는 공통분모로
서로의 반쪽을 만나게 된 정말 특별하고 신기한 일이 나에게 벌어진 것이다.
자전거 카페 모임에 종종 참석해 낯선 사람들과 같이 라이딩을 즐기며, 그들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 취업 준비생, 사업가, 임상병리사, 기자, 아마추어 마술사, 사진작가 겸 프로골퍼
등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의 대화는 새롭고 흥미로웠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큰 변화로 카페 모임의 빈도도 많이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지금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도 자연히 줄어들고 있다. 지루한 일상 속에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꼈는데 조금은 아쉽다.
브롬톤의 매력에 빠지다.
나는 MTB, 사이클, 리컴번트, 미니벨로(바퀴가 20인치 이하의 자전거를 말함) 등 많은 종류의 자전거를 접해 왔다.
단 하나의 자전거를 추천한다면 ‘브롬톤’이라는 자전거를 추천하고 싶다. 2012년 ‘브롬톤’이 내게로 왔다. 처음엔
브롬톤이라는 자전거에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날 작가 형님께서 브롬톤을 타고 나오셨고 한눈에 반해 내 인생
자전거가 되었다. 정말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그런 자전거이다. 브롬톤의 매력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몇 가지만
꼽자면 작게 접을 수 있어서 보관하기 편하고, 대중교통과 연계성도 뛰어나다.
여행을 갈 때면 트렁크에 넣었다가 경치 좋은 곳에서 ‘쏙’ 꺼내서 즐길 수 있고, 집 안에 접어 놓으면 그 자체로
인테리어소품이 된다.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전 세계에 하나뿐인 나만의 개성 있는 자전거로 만들고 싶다면, 얼마든지 변신시킬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고,
매년 브롬톤 가족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브롬톤 월드 챔피언십 코리아/BWCK)도 열리는데 이곳에서 열리는
레이싱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런던행 무료 비행기 티켓과 전 세계에서 모인 브롬토너들과 레이싱 할 수 있는 영광도
누릴 수 있다. 운동 신경이 좋은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브롬톤의 가장 큰 장점은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런 자전거라는
거다. 종종 노부부가 브롬톤을 타고 즐겁게 달리는 모습을 볼 때면, 나도 언젠가 와이프와 함께 그렇게 되길 상상해
본다. 사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우리 세 가족이 브롬톤으로 제주도 해안을 일주하는 것이다.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브롬톤 전도사.
브롬톤 1호 전도는 와이프의 초등학교 남사친인데 지금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생이다. 나와 너무 잘 통해서 브롬톤
가족이 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혼자 동영상을 보고 피아노를 배웠지만 ‘절대음감’이라 웬만한 소리를
들으면 피아노로 따라 칠 수 있는 재미난 능력을 가졌고 드럼, 기타, 노래도 수준급 실력에 유머러스하고 또 요리도
너무 잘하는 정말 모든 면에서 부러울 정도로 다재다능한 동생이다.
우스운 일이지만 지금은 와이프보다 나와 더 자주 만나고, 종종 브롬톤을 싣고 경치 좋은 곳으로 힐링 라이딩을
떠나고 있다.
브롬톤 2호와 3호 전도는 우리 국회도서관에 근무하는 최상한 서기관과 진소연 주무관이다. 최상한 서기관과는
몇 년 전 라이딩을 같이 했었는데 그때 브롬톤에 반해 구입을 하였고, 진소연 주무관은 자전거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브롬톤과 몰튼 자전거를 시승해 보고 브롬톤을 구입하게 되었다. 두 분과는 종종 주말에 만나 함께 라이딩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코너를 통해 브롬톤 가족이 되고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끝나지 않은 여정.
나는 운동을 목적으로 자전거를 타지는 않는다. 나에게 자전거는 가족과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나누기 위한, 함께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한, 멋진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 위한, 그 모든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혹시 국회도서관 직원분들 중 자전거, 특히 브롬톤에 관심 있으신 분이 있으면 소소한 정보를 공유해 드릴 수 있으니
언제든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 함께 페달을 밟으며 인생의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의 행복
라이딩은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계속 진행 중이다.
글 - 이홍재 (국회도서관 기획담당관실 주무관)
춮처 - 월간 국회도서관 2025. 05. VOL.530
[t-25.05.03. 20230529_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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