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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작가책방(소설/ㄷ - ㄹ

네가 어떤 기분인지 내가 잘 알아-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

by 탄천사랑 2025. 2. 8.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 류시화 / 수오서재 2023. 12. 21.

 

봄의 주머니에서 꺼낸 이름들로 꽃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같은 종족의 사람이라도 저마다 이름이 있듯이 …… 

날개는 바람과 대화하는 법을 알지만 우리는 아픔을 겪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법을 잘 모른다. 
누군가의 아픔이 어떤 범주에 들어간다고 해서 그 아픔을 일반화시켜 말해서는 안 된다. 
심리학 서적에 명확히 설명되어 있다 해도 저마다의 아픔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경험이다. 

상처도 마찬가지다. 
상처마다 그 상처의 기억이 다르기 때문에 그저 상처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상처는 영혼의 일이므로 각각의 상처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러주어야 한다. 
그것이 그 상처에 대한 존중이다. 
모두가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식의 암시는 조언이 아니라 무시이다. 
위로도 아니고 격려도 아니며 호러일 뿐이다. 
그때 관계는 멀어진다. 
영혼이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t-25.02.08.  20250206_17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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