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바라 디 앤젤리스 - 지금의 고난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마음 깊은 곳을 여행하라
무엇을 할지 더 이상 알지 못할 때 진정한 일을 하게 되리라.
어느 방향으로 갈지 더 이상 알지 못할 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리라. -웬델 베리.
자신이 영리하고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한 남자가 죽어서 신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이 무엇을 물어볼까?' 남자는 궁금했다.
'삶의 의미가 뭐냐고 물으면 어떡하지?' 대답할 말이 없는데,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있어야지, 사실대로 말할 수는 있겠지.
성공하려고 너무 바쁘게 일하느라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고 말이야.
어쨌거나 내가 생전에 이룬 일들은 정말 대단하잖아, 신이 모를 리 없지!'
"만나서 반갑네. 자, 이제 말해 보게나.
자신이 어떻게 살았다고 생각하나?" 신이 말을 꺼냈다.
남자는 신의 질문을 듣고 크게 안도했다.
쉽게 대답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런 질문을 하시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동안 한 일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저는 사업을 해서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결혼 생활을 잘하고 싶었고, 아내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결혼을 유지했습니다.
자그마치 52년 동안이나요!
자식 둘을 대학까지 보내고 싶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호화스러운 집을 갖고 싶었는데 그 일도 이루었습니다.
골프를 쳐서 핸디 90을 깨고 싶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참, 절대 빼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사회복지 단체에 정기적으로 돈을 기부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이룬 일들을 나열하면서 상당히 흡족해 했고
신도 분명히 감명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남자가 간추려 말했다.
"주제넘게 들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씀드리지만,
저는 시작했던 일의 대부분을 달성했으므로 삶을 잘 살았습니다.
물론 신께서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요."
신은 남자를 향해 온화하게 미소를 지었다.
"네가 잘못 알고 있구나."
"잘못 알고 있다고요?" 남자가 물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네가 잘못 알았다." 신이 다시 말했다.
"나는 네가 달성한 목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단다." 남자는 당황했다.
"관심이 없다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무슨 말인지 안다." 신이 남자의 말을 끊었다.
"누구나 삶이 순탄할수록 성공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
나는 네가 예상하고 희망했던 목표를 이루었을 때에는 언제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 일로는 네가 지상에 살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지.
나는 오히려 네가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에 부딪히고,
계획하지 않았거나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상황에 직면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동안
열심히 너를 지켜보았단다.
그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아야 네 영혼의 성장과 지혜가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이지."
남자는 정신이 멍해졌다.
여태껏 잘못 알고 있었단 말인가?
모든 일을 제대로 해내려 애쓰면서 평생을 보내 왔건만!
"삶의 힘든 시기에 어떤 교훈을 배웠는지 제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입니까?"
남자는 자제심을 잃고 허둥대며 물었다.
"제게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기조차 싫어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
한동안 남자는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절대로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던 생전의 습성이 되살아나면서 곧 기운을 차렸다.
그러고는 준엄하게 자신을 채찍질했다.
'그냥 넋 놓고 있지 마!
지상에 살 때도 협상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잖아. 다시 한 번 해봐!'
남자는 자신감을 추스르며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신이시여, 사실 조금 전까지는 그저 점잖게 말하려 했을 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제 삶은 지옥 자체였습니다.
지긋지긋하게 고생했고 번번이 실망했고 시련과 고통으로 얼룩진 삶이었어요.
몇 달 동안이나 장모님과 살아야 했고, 결석 두 개를 그것도 한꺼번에 제거해야 했어요.
게다가 막내 아들놈은 정말 골치 덩어리였습니다.
아내요? 말도 마세요.
아내와 다시 얽히느니 차라리 이곳에 영원히 있겠습니다."
"진정하고 차근차근 얘기해 보아라." 신이 대답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우화에 나오는 남자와 같다.
우리는 제대로 된 삶을 살려고 최선을 다한다.
행복과 성공의 모습을 상상하고 이를 이루겠다는 희망을 품고 할 일 목록을 만들고,
목표를 세우고, 공부하고, 훈련하고, 학습하고, 관계와 꿈에 매달리고,
체계를 세우고, 기도하고, 문제를 받아들여 해결한다.
하지만 상황이 생각대로 펼쳐지지 않는 순간을 맞이한다.
아무리 끊임없이 노력하고 철저하게 대비하고 끔찍이 사랑했더라도 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을 막을 수는 없다.
감당하기 힘든 예상 밖의 상황이 사소한 좌절로 나타나든,
끔찍한 충격으로 다가서든,
점진적이고 고통스러운 깨달음으로 닥치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달갑지 않은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아 넋이 나간다.
우화에 등장하는 남자와 달리 우리 대부분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
오히려 충격으로 얼이 빠지거나 방향을 잃어버리고 해결 방법을 몰라 몸살을 앓는다.
20여 년 동안 개인의 변화에 관해 연구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면서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혼란과 불행의 근원은
바로 안팎에서 맞닥뜨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결코 피할 수없다.
삶이 궤도를 벗어나거나 매우 불만스러운 사람은 자신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게 지낸다고 은근히 속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변화와 두려운 시작,
내키지 않는 끝맺음, 평가와 재평가, 감당하기 벅찬 실망의 순간과 평생 끊임없이 싸운다.
최근 나는 대학 시절 노트를 훑어보다가 20대 초반에 품었던 목표와 꿈을 적은 글을 찾았다.
소원 목록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한 가지는 30여 년 전에 세웠던 목표를 상당히 많이 달성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더욱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었는데,
그동안 살아 오면서
원래의 소원 목록에 없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을 정말 많이 겪었다는 점이다.
한 번도 목표로 세운 적이 없는 이 같은 일들을 나는 수없이 겪어야 했다.
나는 다른 많은 이들이나 우화에 나오는 영리한 사람처럼
목적 달성을 막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만 믿어 왔다.
그러나 내가 깊은 혼란과 불안을 겪어 온 이유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겪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가 아니라
원하지도 않았고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상황에 부딪쳤을 때
거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p28)
"프로도, 집 밖으로 나가면 정말 위험해"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거리에서는 발을 계속해서 딛지 않으면 어디로 휩쓸러 갈지 알 수 없거든"
- J. R. R. 톨킨 John Ronald Reuel Tolkien. (반지의 제왕 에서)
※ 이 글은 <지금의 고난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바바라 디 앤젤리스 - 지금의 고난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번역 - 안기순
고즈윈 - 2012. 07. 05.
[t-23.12.10. 20211231-1642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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