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텔 프티콜랭 -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생존편)」
인간관계의 질을 판단하고 싶다면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
친구나 인간관계 전문가와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특히 이 조언자가 정신적 과잉 활동인을 알아볼 수 있고
정서적 착취 혹은 심리 조종의 분위기를 빠르게 간파하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모두가 조언자를 둘 수는 없을 테니 여러분 자신이 적당히 거리를 두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도움말을 소개한다.
여러분과 가장 친한 친구가 지금 여러분의 상황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 주겠는가?
안은 이렇게 말했다.
"남자 친구가 전 여친과는 완전히 끝났다고, 만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엊저녁에 갑자기 그 말이 의심스러워지더군요.
뭐랄까, 본능이 경고하는 것 같았어요.
새벽 3시에 그 여자 집 앞에 가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이 차가 떡하니 서 있더라고요.
앞 차창에다가 쪽지를 한 장 남기고 왔어요.
아직도 그 여자랑 만나는 거 다 안다고, 딱 그 말만 남기고 왔죠.
그랬더니 아침 8시에 당장 전화가 오더라고요.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다, 전 여친이 자살하겠다고 난리를 피워서 자기가 그 집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뭐 그런 얘기를 늘어놓더라고요.”
나는 물었다.
"그래서 그 말을 믿어 줬어요?” 안은 오히려 내가 놀랍다는 듯이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꾸했다.
"그럼요!” 나는 도발적 요법을 선호하는 심리 상담사답게 밀고 나갔다.
"미쳤군요!
내가 그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해 봐요!
남자 친구가 옛날 여친이랑 다 끝났다고 했는데 도무지 그 인간 말에 믿음이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새벽 2시에 전 여친 집 근처에서 얼쩡거렸어요.
남친 차가 밤새 그 집 앞에 주차되어 있었고요.
절교 선언을 했더니 남친이 그 여자가 자살 기도를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했다면요!”
안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이렇게 내뱉었다.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이네요.”
내가 정말 아끼는 사람.
정말 소중한 친구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 같은 연애를 한다면 어떨까 상상해 보라.
더 나은 자존감, 적절한 거리(심리 조종자들에게는 더욱더 민감하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면서)
의식적으로 내 삶을 영위하겠다는 의지를 발판 삼아 여러분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나는 굉장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 커플을 여러 차례 만났다.
그들이 얼마나 예쁘게 만나고 사귀는지 모른다.
마치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이좋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두 개의 헬륨 풍선을 구경하는 기분이다.
여러분도 그렇게 유쾌한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
여러분의 애정생활은 균형 잡힌 생활의 중요한 한 축이다. (p245)
※ 이 글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내가만난글 > 갈피글(시.좋은글.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석-마음의 소리/041(호감) (0) | 2021.11.25 |
---|---|
김동영-나만 위로할 것/그렇고 - 그런 - 거죠 (0) | 2021.11.24 |
김동영-나만 위로할 것/뭐 하세요? (0) | 2021.11.21 |
김지하-김지하의 예감/최후의 국내파 (0) | 2021.11.20 |
칼 바르트-칼 바르트가 쓴 모차르트 이야기/친애하는 악장 겸 궁정 작곡가에게 (0) | 2021.10.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