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인호 /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최인호,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남에게 보이는 자기 모습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보니
본래의 '나'가 상실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네가 남이고 싶지 않다는 것은 온전히 자기, '나'가 된다는 뜻이니까 누구에게나 중요한 애기 입니다.
저도 비교적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지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요.
중국의 선사 중 한 명인 바보 스님은 아침에 일어나면 자기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말한답니다.
'주인공아, 주인공아, 속지 마라, 속지 마라.'
이것이 화두인 셈이지요.
우리는 모두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인데 대부분은 조연을 하고 있어요.
권력이나 출세, 만약 알코올중독자라면 술,
이렇듯 무언가를 자기 앞에 두고 끌려가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 p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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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깨어 있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눈 비비고 일어날거 없이, 자기를 관찰하는 것이지요.
내 화두이기도 한 '나는 누구인가' 같은 문제가 그 깨어 있음에서 나옵니다.
순간순간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어다보면 정신이 잠들 수가 없지요.
다시 말하면 자기 중심이 잡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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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스님께서는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법정, "그 어떤 틀에도 매이거나 갇히지 않는 자유인이 되고 싶습니다.
오래 익혀 온 업이라 이다음 생에도 다시 수도승 쪽에 서게 되겠지요.
최 선생은 어떠신가요?"
최인호, "도를 이루거나 성인이 되면 윤회가 끝나니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러니 가장 좋은 일은 다시 태어 나지 않는 것이겠죠.
전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만약 다시 태어 난다면 지금처럼 글을 쓰며 살고 싶고,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고 싶어요.
저로서는 글을 쓰는 일이 정말 행복하고,
한 사람을 진정으로 아는 데 한 평생만으로는 부족하거든요."
법정, 최인호 /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여백 / 2015. 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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