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여름 한정 특별판)」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 p157 -
유언 시 - 아들에게 딸에게
아들아 딸아, 지구라는 별에서 너희들
애비로 만난 행운을 감사한다.
애비의 삶 깊고 가느른 강물이었다.
약관의 나이, 문학에의 꿈을 품고 교직에 들어와
43년 넘게 밥을 벌어 먹고 살았으며
시인교장이란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은 시절이었지 싶다.
그 무엇보다도 한 사람 시인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한다.
우렁차고 커다란 소리를 내는 악기보다는 조그맣고 고운
소리를 내는 악기이고 싶었다
아들아, 이후에도 애비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함부로 대하지 않기를 부탁한다
딸아, 네가 나서서 애비의 글이나 인생을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의 작품은 내가 숨이 있을 때도 나의 소유가 아니고
내가 지상에서 사라진 뒤에도 나의 것이 아니다
저희들끼리 어울려 잘 살아가도록 내버려두거라
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아가든 느티나무가 되든 종소리가 되어
사라지고 말든 내버려두거라
인생은 귀한 것이고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란 걸
너히들도 이미 알고 있을 터,
하루하루를 이 세상 첫날처럼 맞이하고
이 세상 마지막 날처럼 정리하면서 살 일이다.
부디 너희들도 아름다운 지구에서의 날들
잘 지내다 돌아가기를 바란다
이담에 다시 만날지는 나도 잘 모르겠구나 - p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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