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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아무튼, 메모/어느 날 무심코 한 내 행동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by 탄천사랑 2021. 1. 7.

정혜윤 - 「아무튼, 메모

 

 

 

그때의 노트들은 이제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메모들은 지금의 내 삶과 관련이 깊다.
나였던 그 사람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노트에 쓴 것들이 무의식에라도 남아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어느 날 무심코 한 내 행동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이게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은 것이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그런 방식으로 살면서 세상에 찌들지 않고,
심하게 훼손되지 않고,
내 삶을 살기 위해서.- p36 -

 

 

나는 과거보다 미래를 생각하고 싶었다.
내 메모장의 여백이 현실보다 더 중요한 현실 같았다.
먼 훗날 나는 보르헤스가 이것을 아주 멋진 문장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단어를 읽지만 그 단어를 살아낸다."    - p39 -

 


정혜윤  - 아무튼, 메모

위고 - 2020. 0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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