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문 인문 에세이 - 박이문 / 미다스북스 2017. 05. 01.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귀중하고 아름답고 거룩한 가치가 있으며,
한 인간의 삶의 의미는 단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색깔을 갖는다.
**
내세에 천당이 없기에 현재의 삶은 더 절실하고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기에 현재의 이 삶은 한결 더 귀중하다.
보람 있는 삶을 사느냐 아니냐의 판가름은
오로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찰나 같기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한 해, 하루, 한 시간, 한 찰나는 그 하나하나가 더 절실할 수 있다.
단 한 번만의 인생이 찰나같이 짧은 것이기에 우리가 무심히 지내는 하루하루,
한 순간 한 순간은 무한히 귀중하고 낭비하기에는 잠시의 시간이라도 너무나 아깝다.
**
알고 보면 사소하지만 그래도 할 일이 무한하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은 시시하지만 나름대로의 의미로 충만해 있다.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더라도 수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그러한 것들을 더 배워야 한다.
더 보고 더 듣고 더 읽고,
더 생각할 일이 있고
그 뜻을 조금 더 파악하기 위해서 한 번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어야 할 일이 있다.
가봐야 할 미술 전람회,
들어야 할 음악회,
빠져서는 안 될 강연회가 있다.
자연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감상할 일이 있으며,
인간의 놀라운 지적 및 도덕적 능력에 감탄과 경의를 표현해야 할 일이 있다.
저녁때가 되면 고달파도 빠져서는 안 될 영어 학원,
컴퓨터 학원이 있으며,
걸러서는 안 될 서예, 그림, 음악 공부가 있다.
방을 깨끗이 치우고 창문을 열어 맑은 공기를 바꿔 넣고 책상을 말끔히 정리하고,
밀린 편지를 쓸 일이 있다.
화분에 물을 주고,
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메마른 논에 물을 대야 할 일이 있다.
남편이 잡아온 오징어의 배를 따서 통풍이 잘 드는 곳에......
********
존재하는 것이 잘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생각과 설명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배우고 알아야 하겠다.
세상이 너무 어둡고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그러므로 나는 더 배우고 더 알아야 하겠다
우리의 생각에 따라 모든 것이 갑자기 밝아지고,
의미를 가지게 되고 아름다워지기도 한다.
사계절은 조용히 있어도 영원한데
인간들은 아무리 버둥대도 머지않아 흔적도 없이 지구에서 사라진다.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 > 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리하는 뇌 - 제1부 01 정보는 넘쳐나고 결정할 것은 너무 많다 (0) | 2023.04.04 |
---|---|
김경일-적정한 삶/5. 분노의 시제 (0) | 2021.11.13 |
6월의 말 - 쌀과 머루와 누룩의 공간 (0) | 2008.06.08 |
여자들의 마음이 열리는 101가지 이야기 (0) | 2008.01.21 |
메아리와 아지랑이 (0) | 2007.10.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