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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내가만난글/한줄톡(단문.명언.단락.

가을 소풍.

by 탄천사랑 2024. 5. 17.

 

 

 

“이놈들, 너희들이 내년 절에서 쓸 제사용 곶감을 다 먹어 치웠으니 
 너희들은 여기서 편히 잘 자격이 없다. 
 즉시 집으로 가라!” 

아이고, 죽었구나. 
우리는 그만 털썩 주저앉았다. 
우리가 한 짓이 있다 보니 뭐라고 변명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젊은 스님이 말문을 열었다.

“선생님, 이건 소승들의 잘못입니다. 
 오늘 어린 학생들이 소풍 오는 줄 알면서 미리 조치를 취하지 못했으니 저희 잘못이죠. 
 맛있는 곶감을 보고 그냥 지나갈 리가 없지요. 
 그러니 학생들은 편히 자고 정해진 일과대로 하고 가십시오.”

우와 살았다! 
너무 감격한 나머지 나는 앞으로 나와 스님 얼굴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그냥 절에서 만날 만한 스님의 얼굴이었다. 
그러나 이분이 참된 스님이라는 생각이 나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p77)


※ 이 글은 <이시형의 인생 수업>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이시형 - 이시형의 인생 수업
특별한서재 - 2024. 05. 08.

[t-24.05.17.  20240508-1759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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