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 2024.02.05.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누가 승진하는가?
경영지원본부에는 금번 임원 후보인 두 팀장이 있었다. 25년차 재무팀장이 가장 유력했고, 23년차인 인사팀장도 유력한 후보였다. 두 팀장 전부 올해 임원 후보자로 1월에 선정되어, 예비 경영자 과정, 도전과제, 어학 등급 등을 통과했다. 11월 CEO와 본부장이 참석하는 인사위원회에서 인사팀장이 임원으로 선임되고 재무팀장은 탈락되었다. 사실 둘의 업적이나 직무 역량에 있어서는 재무팀장이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사내 평판에서 결과가 바뀌었다. 인사팀장에 대해서는 본부장 전원이 임원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고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인정과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반면, 재무팀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겠는가?
S그룹과 H그룹 신임임원 교육에 강사로 참석했다. 임원 선임을 축하한 후, “임원이 되게 한 근본 요인은 무엇인가?” 질문하였다. 뛰어난 업적, 높은 직무 역량을 말할 것이라 기대했는데 대부분 ‘운’이라고 한다. ‘운’은 다소 모호하기에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물으니 ‘좋은 인간 관계’가 압도적이었다. 상사와 동료로부터 인정을 받고, 직원들이 믿고 따르며 존경하는 관계를 가져간 것이 임원이 되게 된 근본 요인이라고 한다.
어떻게 상사와 동료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고, 직원들이 믿고 따르며 존경하게 하는 비결이 무엇이냐 물었다. 다양한 방안들이 있지만, 정리하면 크게 2가지 였다.
사내 관계(평판)을 높이는 2가지 방법
먼저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를 좋게 하는 방법에 가장 많은 대답을 한 것은 잦은 만남이었다. A상무의 경우는 팀장 시절에 매일 본부장이 출근을 하면 본부장실에 들어가 5~10분 짧은 미팅을 했다고 한다. 간단하게 당일 해야할 일을 이야기하고, 본부장에게 매일 한가지 질문 또는 하나의 이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A상무가 뛰어난 점은 직속 상사의 개인적 꿈과 애로사항을 명확하게 알고 있고, 가족과 친구 관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안다는 것이다. 직접 물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다. B상무는 팀장으로 있을 때, 상사가 사무실에만 앉아있기 때문에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는 것을 권했고, 1주일에 3회 정도는 함께 점심을 하고 운동을 했다고 한다.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고, 운동하고 함께 씻으면서 자연스럽게 신뢰 관계가 쌓였다고 한다. C상무는 3시 티타임을 가졌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하루 중 가장 피곤한 시간인 3시에 본부장이 특별한 미팅이나 외출을 하지 않으면 본부장실에 간단한 음료나 다과를 가지고 가서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세 명의 신임 임원의 공통점은 관심과 잦은 만남이다. 비공식적이지만, 어느 정도 정해진 시간에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신뢰를 쌓은 것이다. 사실 상사 입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직원은 자신을 좋아하고 자주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이다.
많은 팀장이나 팀원들은 임원을 만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조직적 안정감이 떨어지는 회사의 경우, 임원을 만나면 일이 늘거나 불필요한 잔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이면 지명하여 부르지 않는 이상,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생기며, 임원도 굳이 이런 직원과의 개인적 이야기를 하려하지 않는다.
그 다음, 타 부서와 직원, 직속 조직의 구성원에게 신뢰를 얻고 인정받는 방법이다. A상무는 일을 하며 하나의 원칙을 구성원에게 강조하고 몸소 실천했다. 바로 ‘타 부서의 요청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해줘라’이다. A상무는 우리 일을 조금 나중에 하더라도, 타 회사, 부서의 일을 최대한 빨리 해 주라고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자신도 가장 먼저 처리를 했다고 한다. 물론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도 있었지만, 상대가 감동할 정도로 빨리 처리해 주니까 좋은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B상무는 직원들의 강약점을 파악하고, 직원들을 한 명씩 만나 가장 핵심적 약점 한 가지를 이야기하고, 일정 기간을 부여한 후 반드시 고치거나 개선하라고 했다. 업무 전문성은 매우 뛰어난데, 말을 더듬는 직원의 경우에는 매일 5분 스피치를 통해 일정 주제를 주고 발표하도록 시켰다. 1달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더듬는 버릇이 사라졌다고 한다. 네트워크 활동을 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외부 연구모임에 참석하고 총무가 되도록 하여 약점을 보완하게 하였다. C상무는 5만원을 통한 관계 강화 방법을 설명한다. 일을 잘한 직원을 따로 불러 “김과장, 멋지다 하며 바로 5만원을 꺼내 오늘 저녁 맛있게 먹어라” 준다. 뭔가 힘들어 하는 직원이 보이면 불러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가 공부를 안해 속상하다는 사연이면 5만원을 주며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 나눠라 하는 식이다. D상무는 미화 직원, 아르바이트 학생, 보안요원,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항상 밝게 인사하고 1년에 2번 조그마한 선물을 했다고 한다. E상무는 팀장으로 있을 때 팀 회의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팀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팀원 한 명 한 명의 할 일을 살펴 개별 대화를 통해 일의 목표와 진척 사항을 파악하고 피드백을 주었다고 한다. 남들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일에 대해 바람직한 모습, 추진 전략을 제시하고 팀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만년 꼴찌 지점에 가서 패배의식이 아닌 우리가 누구냐는 의식을 심어주어 당해년도 최우수 지점을 만든 것은 신화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긍정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열정과 실천이다.
좋은 관계와 평판을 유지하는 것은 조직장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신뢰는 쌓기는 힘들어도 한 순간의 언행으로 쌓은 신뢰도 그냥 무너져 버린다. 항상 겸손하고 배려하라고 하지만, 조직장 입장에서 시간적 여유도 없고, 당장 결과를 내야하는 수 많은 일들이 있다.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 자리에 앉아 있는 조직장에게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바로 ‘철저한 자기 관리’이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아도 그 성과는 그리 높지 않다. 대형 과제를 수행하여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함께 해야 한다. 혼자 할 수 없다면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아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조직장에게 관계 역량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글 -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 http://jung.oungbum@mkinternet.com
인터뷰 -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 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출처 - 매일경제 http://매일경제 &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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