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베네트 - 아침의 차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
1.
아침, 창밖의 빛깔이 하루를 가른다
"마치 아름답기 그지없는 저꽃이 빛깔은 고우나 향기가 없듯
아무리 좋고 아름다운 말도 행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
또, 마치 아름답기 그지없는 저 꽃이 빛깔도 곱고 향기로운 것처럼 그는 반드시 그 복을 얻는다."
<법구경>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우리는 이른 아침 눈을 떠 제일 먼저 창문을 본다.
햇살이 눈부신 늦은 아침이든
아직 여명에 찬 새벽녘이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창밖을 내다본다.
그러나 현실의 아침은 영화나 소설처럼
창밖의 팬치꽃 향기를 느끼기보다는
후닥닥 이불을 제치고 튀어나와 세면장에서 향기나는 비누와 삼푸로 세안을 하고,
자기 취향에 맞는 여러 향기가 복합된 화장품으로 치장하느라 아마도 정신이 없을 것이다.
세안을 하며,
그는 진정 그 어떤 감미로운 향수보다도 더 강하게
우리의 정신을 아찔하게 할 만큼 진한 향기를 갖춘 사람일 것이다.
그는 그 어떤 복을 무한히 받는다 해도 시샘이나 눈총은 결코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를 시샘한다면 시샘하는 이 자체가 너무도 자신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나는 아침 일찍(새벽 5시 30분이나 6시 쯤) 일어나
창가의 난초에 물을 주는 일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맑은 정신을 위해서,
조금은 정리되지 않은 부시시한 눈망울을 위해서도 나는 난초에게 의지한다.
'나를 깨워다오.
너의 향기로부터 부디 맑은 정신을 되찾도록....,'
주문을 외우고는 나는
난의 향기가 조금은 밴 듯한 얼굴로 찬물 세안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난초의 어린 싹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
그 기쁨이란 이루다 형용할 수가 없다.
인생의 아침이 그렇다.
어린 싹처럼 시작의 신비로움이 간직되어 있고,
고통이나 긴 잠 속에서도 새로 움트는 새싹의 경이로움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어제는 몹시 피곤했지만
오늘은 난초의 향기처럼 향기 가득한 하루가 되기를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운다.
마치 아름답기 그지없는 저 꽃이
빛깔은 고우나 향기가 없듯
아무리 좋고 아름다운 말도
.
.
눈을 뜨고 창밖을 보자.
생동하는 아침 빛깔의 모습이 창을 가득 메운다.
※ 이 글은 <아침의 차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아놀드 베네트 - 아침의 차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개정판)
역자 - 윤선원
매일경제신문사 - 1996. 0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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