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영 - 자존심의 파워」
저자의 말
얼마 전 세계적 경제지 <월 스트리트 저널> 은
'성형수술과 함께 가는 새 한국의 모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톱기사로 실었다.
서구 문명에 대해 애증을 함께 갖는 한국인들이
복장은 물론 눈과 코와 가슴을 마구 서구식으로 바꿔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분명 우리 자신들이 보기에도 한국의 모습은 불과 10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엄청나게 늘어난 자가용의 행렬.
뉴욕, 파리를 무색게 하는 화려한 서울 거리들.
서구 여성들처럼 늘씬한 젊은 여성들.
헐렁한 옷차림의 개성 있는 신세대들.
영어 비디오를 즐겨 보는 귀티 나는 아이들.
그러나 이런 변화 속에 사는 것이 10년 전보다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옛날보다 잘 사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행복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 요즘 세상이다.
그토록 열망하던 문민정부를 이뤘건만 그 때문에 자유로워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거센 변화의 물결 속에서 목표도 방향도 없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늘어나며
사회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종교기관의 수는 늘어났지만 사회 범죄는 줄어들지 않았고 올림픽을 치렀지만 그때의 자부심은 지속되지 않았다.
우리의 좋은 점을 미처 알지 못하고 서구 문명을 마구 받아들이면서 우리 자신의 좋은 점을 잃어버리고
정체성마저 상실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소위 잘 사는 과정에서 우리의 가치를 깨우쳐준 지도자가 많지 않았고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특별함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왜 잘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를 생각지 않고
앞을 향해 달리면서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안정을 지속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인 자존심을 상실하고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영혼의 문제를 간과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던 것이다.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기쁜 순간들보다는 우울함, 허전함, 막연한 불안감으로 시달리며 괴로울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아예 행복을 기대하지도 않고 행복을 쑥스러워 한다.
의식주만 해결되면 됐지 뭐 행복하기까지 바라느냐며 그냥 체념하듯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개인의 행복 없이는 안정된 사회가 있을 수 없고 사회의 발전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MIT)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 로렌츠 Edward Norton Lorenz가 말했듯이
'나비 한 마리가 공중에 수천 마일을 날면서 일으키는 아주 작은 공기의 흐름이
다른 가벼운 바람들과 부딪히면서 궁극적으로 날씨의 변화를 가져온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가 속한 한국 사회에 얼마나 막대한 변화를 가져오는가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가 새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우리 각자가 자신의 가치를 알고 진정한 의미와 자존심을 키워야 한다.
밖의 것에 치중하기에 앞서
우리 내면의 힘을 먼저 알고 안에서 밖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내면의 향상이 수반되지 않은 이미지 메이킹은 자신의 행복이나 가정의 변화,
사회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우리 모두가 자존심을 회복하는 작업에 먼저 착수해야 한다.
이 작업은 생각만큼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행복에 관심을 갖고(Ⅰ Care)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Ⅰ Can)
삶의 균형과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의지 (Ⅰ Will) 를 가지면 된다.
사람은 자기가 작정한 만큼
행복해진다고 했으므로 최대한 행복해지겠다고 결심하면 되는 것이다.
삶에 들이는 정성, 이것은 결국 우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로
매 순간 자존심을 선택하고 계발하는 삶에 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나 하나가 이렇게 한다고 세상이 달라질까가 아니라
나 하나 때문에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나의 말과 생각과 행동이 세상의 분위기에 상관없는 것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국제화 시대 새 한국인의 모습.
그것은 무엇보다 자존심의 파워가 느껴지는 모습이어야 한다.
자존심을 가진 사람만이 펼칠 수 있는 사랑과 예를 우리 자신과 이웃에 베풀면서
새 한국인의 패기와 정신을 전 세계에 새롭게 널리 알려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책에 제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직업, 경제, 감정, 건강, 외모, 사람, 부부관계,
대인관계 등을 포함한 생활의 모든 면에서 자신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영적인 면에서 자기완성을 추구할 때
세계 속에 알려질 새 한국의 모습은 단지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갖춘 얼굴이 아니라
자신감과 진취적인 기상이 넘치는 얼굴이 될 것임을 믿고 바란다.
책이 나오기까지 우리 사회에 자존심의 중요성을 아시고 이 프로젝트를 밀어주신
디자인하우스의 이영혜 사장님과 스태프 여러분,
그리고 한국인의 자존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좋은 의견들을 주신 많은 분들에 감사드린다.
※ 이 글은 <자존심의 파워>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김은영 - 자존심의 파워
디자인하우스 - 1994. 04. 01.
[t-07.06.13. 20210605-17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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