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영 - 자존심의 파워」
Type-E 여성을 위한 제언
영어로 Type-E 우먼이란 말이 있다.
E는 Everything to Everybody의 E를 상징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의 필요를 다 충족시키려는 여성을 말한다.
직장에서도 최고, 가정에서도 최고 아내, 최고 엄마,
교회에서도 최고 집사, 뭐든지 잘 한다는 소리를 듣기 원해 지칠 때까지 자신을 혹사하는 경우이다.
얼마 전 미국의 한 토크쇼에서 이런 타입 E 여성을 볼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제 지칠 때로 지쳐 신경쇠약에 걸리기 직전이며 주부 역할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살고 싶지 않을 때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중 한 간호사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을 준비하고 직장에 나가 일곱 시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치우고 하면 금방 11시가 되는데
어느 날은 너무 바빠서 하루 종일 화장실 가는 것도 잊었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렇게 사는데도 남편은 집이 지저분하다고 불평,
아이들은 학교에 입고 갈 옷이 없다고 투정할 때 자신은 죄의식에 사로잡히면서 자존심을 잃게 된다고 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의 주부들을 생각했다.
꼭 대기업에서 일하는 야심 있는 커리어 우먼이 아니더라도 시장에서 장사하거나
파출부로 일하면서 가정을 돌보는 주부들,
또 커리어 우먼들보다 더 바쁘다는 풀타임 주부들 중에도 이런 타입 E 여성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타입 E 여성들의 문제점은 정작 자신의 생활에는 기쁨이 없다는 것이다.
항상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느라 자기 자신의 욕구는 억누르고 살다 보니
자기 자신의 가치를 잊어버리고 삶의 기쁨과 의미마저 상실하게 된다.
타입 E 여성이었던 한 삼십 대 후반 여성의 고백이다.
그녀는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남편, 시동생들의 뒷바라지까지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시부모의 시중을 들고,
시동생들 공부시키고 두 자녀들을 돌보는 일은 한 몸 갖고는 정말로 힘든 일이었다.
그렇지만 의무감 때문에 시부모나 다 큰 시동생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게 하면서 훌륭한 며느리,
좋은 형수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시댁 식구들에 대한 반감이 싹텄고 그 결과 집안에는 웃음보다 긴장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산 지 10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지쳐서 쓰러졌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 하나 칭찬해 주는 사람도 없고 도와줄 생각도 하지 않는데
자기 스스로 부과한 책임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던 것이다.
퇴원 후 그녀는 시댁 식구들에게 집안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자기 자신을 위해 에어로빅 운동을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전에 한 번도 잘한다고 한 적이 없었던 시아버지가 이제는 잘한다는 말을 하고
가정에 긴장감도 훨씬 줄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만족한 웃음이 활짝 피어 있었다.
이 여성의 경우에는 입원을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병을 얻기 전에 이런 사이클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모든 일을 다 잘 할 필요도 없고 다 완벽하게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
몸이 피곤할 때는 지저분해 보이는 방에서도 쉴 수 있어야 하고
가족에게 일의 분담을 요청할 수도 있어야 한다.
스스로 타입 E라고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다음과 같이 변화를 시도해 보자.
- 일에 우선 순위를 세운다.
해야 할 많은 일들 중에서 꼭 해야 할 일과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나누고 오늘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내일로 미룬다.
- 거절하는 법을 배운다.
마지못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보다는 솔직히 거절하는 편이 낫다.
- 협상할 줄 안다.
시댁 식구, 남편, 아이들의 요구에 무조건 따르는 대신 자신의 요구를 밝히고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 도움을 구한다.
가족의 도움을 구하고 동료의 도움을 구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 전문가를 활용한다.
돈 절약한다고 모든 가사 일을 혼자서 다 하려고 하기보다는 때로는 파출부, 세탁소 등의 도움을 얻는다.
-직장 일이든, 가사 일이든 건강을 지키고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한다.
주부가 행복해야 온 가족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자존심의 파워>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김은영 - 자존심의 파워
디자인하우스 - 1994. 04. 01.
[t-07.06.16. 20210605-173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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