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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부부로 산다는 것

1 - 005 다툴 일이 있을 때마다 산책을 하는 것

by 탄천사랑 2007. 5. 29.

·「최정미 외  - 부부로 산다는 것」

 

 

005

다툴 일이 있을 때마다 산책을 하는 것
고령의 노인이 의사에게 건강 진단을 받았는데 아주 건강했다.
의사가 노인에게 건강하게 산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노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50년 동안 결혼생활을 했는데, 결혼 초에 아내와 이런 약속을 했지요.
  '내가 화나면 당신이 부엌으로 비켜주고, 당신이 화가 나면 내가 산책을 나가겠소'라는 거였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정말 산책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건강해진 거지요.  하하."

그녀는 결혼 전에 이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준 적이 있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맞이한 결혼기념일.
그가 책상 앞에 앉아 부스럭거리면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뭘 찾아요?"
"응. 내가 여기 빈 화장품 케이스에 뭘 좀 넣어났는데 그게 없어졌네."
"어머,  내가 저번에 정리하다가 필요 없어서 버렸는데. 왜?" 
"아이고.  내가 결혼 전부터 신권이 생길 때마다 한 장, 두 장 모아놓은 건데."
"어머, 미안해. 그런데 돈을 왜 그런 데 넣어놔. 그냥 통장에 넣지."

남편이 두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
한참 후에 돌아온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간식을 가져다주면서 말을 걸었지만, 그의 대답은 들을 수가 없었다.
저녁때쯤 그녀가 물었다.

"아까 어디 갔다 왔어요?"
"응, 당신이 결혼 전에 화가 나면 산책하고 오라고 했잖아.. 그래서 밖에 나갔다 왔지. 왜?"

그녀는 남편의 말에 배를 잡고 웃었다.
그는 처음 맞이한 결혼 기념일에 그녀의 옷을 사줄 생각이었다고 했다.

"됐어요. 옷 한 벌 입은 것으로 생각할게요. 호호호."

결혼한 지 2년이 조금 넘었지만, 그들 부부는 다툰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아슬아슬한 수위까지 도달한 적은 있었지만 둘 중 하나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집 앞에 공원이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것이 부부 싸움입니다. 화가 날 때는 한 템포만 늦춰 보세요.
조금 뒤에 화를 낸다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화를 내는 대신, 밖으로 나가 보세요.
근처 공원을 거닐며 세상을 감상해  보세요. 기분이 한결 나아질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p033)
※ 이 글은 <부부로 산다는 것>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07.05.29.  20220501-13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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