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향기 - 2007년 7월 6일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220301-164603]
우리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미켈란젤로에 대한 이야기 하나를 전해 드립니다.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대리석 상점 앞을 지나다가 그 집에 있는 커다란 대리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대리석 값을 물었지요.
그러자 상점주인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돈을 내지 말고 그냥 가져가십시오.
지난 10년간 그것을 팔려고 했지만 아무도 사가지 않았습니다.
가게는 비좁은데 그것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원하신다면 그냥 가져가십시오.”
그래서 미켈란젤로가 그 대리석을 공짜로 얻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미켈란젤로는 그 대리석 주인을 자기 작업실로 초대했지요.
상점 주인은 자신이 공짜로 준 대리석으로 만든 작품을 보고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그는 피에타, 즉 성모님께서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님을 안고 있는 상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가게 주인이 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훌륭한 조각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까?”
이 말에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네요.
“제가 이 대리석 앞을 지나치려 하는데, 예수님께서 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지금 이 대리석 속에 누워 있다.
불필요한 부분들을 떼어내 내 모습이 드러나게 하라.'
대리석 안을 들여다본 저는,
어머니 무릎에 누운 예수의 형상을 보았고,
저는 단지 예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앴을 뿐이었습니다.”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커다란 대리석 안에 담긴 피에타 상을 찾아내었던 미켈란젤로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모습을 문득 반성하게 됩니다.
겉으로만 드러나는 부분만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우리들의 편협된 모습들,
그러나 주님의 손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아니라 안에 숨겨진 진리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태오를 당신의 제자로 선택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의외였지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 ‘세리’라는 직업은 매국노이며,
돈밖에 모르는 욕심쟁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마태오의 겉으로만 드러나는 모습을 보셨던 것이 아니라 그의 속마음을 보셨던 것이지요.
그래서 앞으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 큰일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당신의 제자로 뽑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 마태오는 이러한 예수님의 뜻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다시금 내 자신을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사람들과의 만남 안에서 나는 어떤 부분만을 보고 있었는지요?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들만을 보고 판단하고 단죄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제 미켈란젤로가 큰 대리석 안에 담긴 피에타 상을 보았듯이,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내면을 바라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속마음임을 잊지 마십시오.
- 그리스도향기 http:// http://kwyhg.tistory.com/12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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