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춘 - 의식 있는 여성이 행복을 만든다」
결혼의 환상과 생활
7 사랑과 결혼의 환상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여자들의 환상
"당신은 흠뻑 사랑에 빠져 본 적이 있습니까?"
"아뇨, 난 아직 그런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나 해보고 싶어요.
언젠가 멋진 남자가 나타나 사랑을 고백하면 헤어나지 못할 사랑을 소원 없이 해보고 싶어요."
"그럼, 어떤 남자라야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가 있을까요?"
"글쎄요..., 키는 180cm를 넘어 훤칠하고, 호탕한 웃음이 있고, 우직스러우며,
건강하고 일에 대한 승부욕이 있고,
가정을 소중히 생각해서 아내와 자녀를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 참, 하나 더 있어요. 날 처음 보는 순간
'당신은 내가 찾아 헤매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당신을 사랑해요.
내 사랑을 받아주시지 않겠습니까?' 하는 말을 빼놓지 않는 사람이면 되겠죠."
당신은 이 대화를 읽고 김빠진 웃음을 지었으리라.
그러나 요즈음의 여성들은 이런 슈퍼 프린스가 나타나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런 남자는 아무 데도 없다.
여성 자신이 아무 데도 그런 남자가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머리 속으로 알고 있는 것이고,
가슴 속 어디에선가 나에게만 그런 멋진 남자가 백마를 타고 달려와
사랑한다고 고백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처녀로 영글어가던 소녀들의 가슴속에
이런 환상의 남자를 한 번쯤 그려보지 않았던 사람이 있겠는가?
꿈속에 그리던 남자를 만나 뜨거운 사랑
한 친구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군인과 위문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나중에 직접 만나게 된 편지의 주인공은 그녀가 꿈속에서 그리던 왕자님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키는 180cm를 넘고, 딱 벌어진 어깨, 서글서글한 눈매, 운동으로 단련된 균형이 잡힌 몸,
그리고 처음 만나자마자 그 남자는 프러포즈를 해 왔다.
"내가 상상하던 당신보다 훨씬 더 멋진 분이시군요.
얼마나 꿈속에서 그리며 당신을 사랑하는지 아십니까?"
그 친구는 심장이 멎을 것 같은 황홀감에 젖어
자신의 이성을 잃어버리고 불타는 가슴으로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모든 친구들은 그녀의 행복, 그녀의 사랑을 마음속으로 부러워했다.
그러나 멋진 남자와 사랑을 만끽하던 그녀에게 서서히 불행의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
그녀는 그들의 사랑의 결실인 새 생명에 대한 기쁨과 환희도 느낄 사이가 없이,
현실의 도덕이라는 사슬에 얽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게다가 그 남자는 완강히 결혼을 거부했고,
임신한 것은 그녀가 조심하지 않은 탓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다.
그녀의 사랑, 그녀의 행복은 환상이었던가?
혼자서 고민하던 그녀는 음독자살을 기도했다.
다행스럽게도 가족들에게 일찍 발견되어 생명을 건졌다.
가족들이 들고 일어나는 바람에 그 남자는 할 수 없이 아이라는 사슬에 씌워진 채 결혼을 승낙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서로 원해서 사랑했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으나, 결혼은 주위의 이목 때문에 이루게 된 것이다.
억지로 한 결혼생활은 행복할 수 없어
그러나 그들의 결혼생활은 결코 행복할 수 없었다.
두 아이를 둔 그녀에게 남편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폭언과 폭행, 술과 여자 그리고 놀음,
어느 것 하나 손 안 대는 것이 없는 잡놈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백마를 타고 그녀 앞에 나타나 사랑을 고백하던 그 멋진 남자가 그녀의 인생을 보장해 주었던가?
그 남자는 수많은 미혼 여성들이 막연하게 가삼으로 그려온 외형적인 슈퍼 프린스였을 뿐,
내면적인 인품과 인격을 갖춘 사람은 아니었던 것이다.
신체적 조건이 정신적 조건과 비례되리라고 생각한,
그 화려하고 허영에 들뜬 처녀들의 마음에 경고라도 하듯이,
현실은 거의 예외가 없이 신체와 정신은 다르다.
사랑은 결코 남에게 보이기 의한 전시품이 아니다.
자신이 느끼고 음미하는 마음이다.
사랑은 사랑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
둘만의 사랑은 둘만 이 간직하는 보물이어야 한다.
두 사람이 사랑의 감정에 젖어 있을 때 나눈 대화는 그 순간에만 효력이 있을 뿐,
그것이 평생의 비료가 되어주길 바래서는 안 된다.
참된 사랑은 상대에게 어떤 대가도 구하지 않아야 한다.
결혼하기 전에 이미 식어버린 두 사람의 가슴을 결혼생활로 달구어가기는 더욱 힘겨운 노릇이다.
사랑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늘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때 그를 사랑했다고 영원한 행복을 꿈꾸지는 말자.
※ 이 글은 <의식있는 여성이 행복을 만든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4.01.07. 20230101-1514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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