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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보/공간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 흔들리는 영혼

by 탄천사랑 2007. 5. 26.

 「 전혜린 -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1월 1일 (오후 11시)
오늘 아침 헤르만 헤세의 편지에 즐겁게 놀랐다.
그 속에는 석 장의 그림엽서와 헤세의 축하인사가 들어 있었다.
그가 이런 식으로 나의 크리스마스 카아드에 답해 주다니,
정말, 정말 그의 친절에 감사를 드린다.

설날 아침 헤세한테서 편지를 받았다는 것,
기분 좋은 일이었다.
몹시 나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난 그것을 무조건 1959년 새해의 길조(吉兆)로 여기고 싶다.
그것은 틀림없이 커다란 기쁨을 내 일에 가져올 것이다.
난 그걸 믿는다. (p64)

 


11월 10일  (토)
구토가 나는 생.
진부하고,  좁고,  수다스럽고,  귀찮고,  권태롭다.  모든 것이,  

그리고 내 직업이 혐오스럽다.

정화랑 같이 희원 언니 집에 갔었다.  2시 반부터 8시 10분까지.
지독히도 오래 있었다.

비가 온다.
Schule ber diktatoren....
겨우 삼경(三景)을 끝냈다.  아직 육경이 남아 있다.
숙제 투성이다.  언제나....
첫째,  Schule ber Diktatoren
둘째,  Boll - Horspiele (뵐의 방송국)
셋째,  객관식 문제로 1백 개
넷째,  잡문 두 개
T는 7일에 3년 학생과 같이 해인사로 수학여행 떠났다.  

오늘 올 예정인데 안 온 것을 보니 칠곡에 간 모양이다.

<밤안개>
밤안개가 가득히 흐르는 밤거리
밤이 새도록 가득히 무심한 밤안개
님 생각에 그림자 찾아 헤매는 마음
밤이 새도록 가득히
하염없이 간다.
님 생각에 그림자 찾아
헤매는 마음
밤이 새도록 하염 없이
나는 간다.

<검은 상처의 부루스>
그 옛날을
어느 님의
가슴의 상처
잊을 길 없네
사라진
아름다운 사랑의 그림자
정열의 장미빛
사랑도
검은 상처의 아픔도
내 맘 속 깊이
슬픈
그대여
이 밤도 나는 목메어 우네.
사라진
아름다운
사랑의 그림자.
정열의 장미빛 사랑도
검은 상처의 아픔도
내 맘 속 깊이
슬픔 남겨 논
그대여,
이 밤도 나는
목메어 우네.
그대여
이 밤도 나는
목 매여 우네.  (p273)

 

 

전혜린  -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민서 출판사  -  1981. 09. 15.

[t-07.05.26.  20220501-144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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