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엘라 야페 - 미술과 상징」
폰 프란츠 M. L, von Franz는 원 (또는 球)을 자아개념의 상징으로 풀이 했다.
원은 인간 대 자연의 교섭을 포함해 모든 각도에서 보는 영靈의 총체를 상징한다.
고금을 막론하고 태양 숭배로서의 원,
꿈이나 신화 속의 원,
티베트의 승려가 그리는 만다라曼茶羅,
도시 계획의 기본이 되는 원,
초기 천문학자가 품고 있던 우주 개념으로서의 원,
이러한 모든 원의 상징은 예의 없이 생명의 원동력이 되는 궁극적인 완전성을 표상한다.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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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극단적인 양대 주류가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그 차이점을 규명해 보고자 시도했었다.
최근에 헤르베르트 퀸은 그들의 특성을 구별해, 하나는 '상상적인' 화풍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감각적인' 화풍이라 불렀다.
'감각적인' 화풍은
대자연이든 다른 어떠한 소재이든 간에 있는 그대로 모방해서 표현하고자 했다.
그와는 달리 '상상적인' 화풍은 비사실적이고 심지어는 환상적으로,
때로는 추상적인 방식으로 작가의 경험이나 환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퀸의 이 두 가지 개념은 단순하고 명백해서 우리에게 상당한 도움이 된다.
현대 회화에 이르러 기하학적이며 추상적인 원이 다시 의미심장한 상징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대에 있어서 원의 표현방식은 거의 예외 없이 전통적인 원의 주제에 변형을 가하면서
현대 인간이 실존에 대해 느끼는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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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이 지적하기를,
진정한 상징은 이성으로써 생각할 수 없고 오직 계시를 받았거나
느껴진 것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에만 창조되는 것인바 ,
파울 클레의 <이해의 한계>에 나타난 원형이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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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에 못지 않게 직사각형과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과 마름모꼴이 자주 현대사회에 등장한다는 것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몬드리안은 정사각형을 실로 음악적이라 할 만큼 조화롭게 구성한 대가이다.
그의 그림에는 실제적인 중심적인 존재하지 않지만
엄격하면서도 심미적인 그의 화풍은 전체로서 질서 있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네모꼴을 주제로 하는 그림을 볼 때,
느슨하게 구성된 불규칙적인 사변형,
또는 정사변형에 가까운 다양한 네모꼴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다
원형은 정신세계의 상징이다.
플라톤은 일찍이 '정신'을 구형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은 세속적인 것, 즉 육체와 현실 세계의 상징이다.
현대회화에 있어서 기본형인 이 두 도형의 만남은 전혀 있을 수 없거나,
있다고 해도 분명치 않거나 우연적이다.
이 두 도형의 분리는 20세기 인간의 심리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즉 인간의 정신은 그 뿌리를 잃고 심리적인 분열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융은 이점을 철의 장막으로 두 동강이 난 오늘날의 세계상에 비추어 볼 때 분명해진다고 지적했다.
현대회화에서 네모꼴 속의 원이나 원 안에 들어간 네모꼴은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원과 사각형이 자주 그림의 소재로 등장하는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두 형이 상징하는 인생의 기본적인 요소를
서로 방해함이 없이 각기 의식세계로 끌어들이도록 촉구하는 심리적인 경향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시대의 추상화 중에는 형태는 분명치 않고 색채만 있는 그림,
또는 '원초적인 문제'와 같은 유의 도형이 전혀 새로운 상징의 싹으로 가끔 등장하고 있다.
현대 생활에서 원은 전혀 다른 면에서 흥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제이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UFO 또는
'비행접시'로 알려진 비행 물체가 떠다닌다는 '시각적인 소문'이 떠돌았다.
융은 끈질기게 원이 상징해 왔던 심리적인 내용(즉 완전성)의 구체화로 UFO를 설명한 적이 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 시대의 계시로서 정신분열을 집단무의식 심리요법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시각적인 소문'은 우리 시대의 꿈인
분열된 동서의 융합이 상징적인 원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p64)
※ 이 글은 <미술과 상징>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열화당 미술문고 106)
아니 엘라 야페 - 미술과 상징
역자 - 이희숙
열화당 - 1995. 04. 28.
[t-23.10.02. 231002-070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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