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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작가책방(소설

· 19-20. 생텍쥐페리 - 어린왕자

by 탄천사랑 2007. 5. 15.

「생텍쥐페리 - 어린왕자」  

 

 


19
어린 왕자는 높은 산에 올라갔다. 
그가 아는 산이라고는 그의 무릎밖에 안 차는 세 개의 화산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죽은 화산을 의자로 쓰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다.

'이만큼 높은 산에서라면 한눈에 지구 전체와 사람들도 볼 수 있겠지.'
그러나 그는 아주 날카로운 바위 산봉우리밖에 보지 못했다.

"안녕."  그는 말했다.
"안녕…… 안녕…… 안녕……."  메아리가 대답했다.
"넌 누구니?"  어린 왕자가 말했다.
"넌 누구냐……  넌 누구냐……  넌 누구냐……. "  메아리가 대답했다.
"나하고 친구해.
 난 외로워."  그가 말했다.
"난 외롭다…… 난 외롭다…… 난 외롭다…… ."

그래서 어린 왕자는 생각을 했다.
'이상한 별도 다 있네! 
 아주 메마르고 몹시 뾰족하고 아주 가혹한 별이야.
 사람들은 상상력이 없어
 내가 하는 말만 따라서 하고----,
 내 별엔 꽃이 하나 있었지만,
 항상 먼저 말을 걸었는데…… ."



20
어린 왕자는 오랫동안 모래와 바위와 눈을 걸어다닌 끝에 마침내 길을 하나 찾아 내게 되었다. 
그런데 길들은 어느 것이나 사람들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안녕."

그가 말했다.
그곳은 장미가 피어 있는 정원이었다.

"안녕."

장미꽃들이 말했다.
어린 왕자는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전부 자기 꽃과 비슷했다. 

"너희들은 뭐니?"

어린 왕자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장미꽃들이지."  장미꽃이 대답했다.
"그래?"

어린 왕자가 말했다.
어린 왕자는 자기가 아주 불행하게 생각되었다.
꽃은 이 세상에서 저 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었는데, 
이 정원 하나만 해도 똑같은 꽃이 오천 송이나 있잖은가!

'내 꽃이 이걸 보면 몹시 속이 상할 거야....'
 창피한 꼴을 겪지 않으려고 기침을 자주 하고 죽는 시늉을 하겠지.
 그러면 난 돌봐 주는 척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내게도 창피를 주려고 정말 죽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그는 또 생각했다.

'하나밖에 없는 꽃을 가져서 부자라고 생각했는데 보통 흔한 꽃이네.
 그것하고 내 무릎밖에 안 차는 화산 셋 가지고는,
 그 중에서도 하나는 아마 영원히 죽어 버렸는지도 모르는데,
 그것 가지고는 내가 위대한 왕자는 못되겠구나----'

그리고는 풀밭에 엎드려 울었다.  (p72)
※ 이 글은 <어린왕자>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저자 - 생텍쥐페리 
역자 - 박용철
덕우 - 1989. 0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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