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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명상의글(종교.묵상.좋은글./평생 힘이 되는 말

1 - 2. 당신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하라

by 탄천사랑 2023. 7. 5.

· 「황금날개 - 평생 힘이 되는 말」

 

 

 

1 - 사랑은 비 갠 후의 햇살처럼 따뜻하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하라.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혼신의 힘을 쏟아,

당신이 갈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들여 가능한 한 길게. 
- 존 웨슬리 (John Wesley1703-1791) 영국국교회 성직자

1 - 2. 당신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하라
영화 <러브레터>에는 주인공 이츠키에게 편지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맡은 젊은 우편집배원이 등장하는데,
그는 우편집배원치고는 좀 튀는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다.
그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우편집배원 제모制帽 아래서 등 뒤로 흘러내리던 
굽슬굽슬한 꽁지머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 꽁지머리가 내게 한 우편집배원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일본 요코하마에 체류하던 때였다.
막 더워지기 시작한 초여름 무렵, 급한 등기 우편물이 있어서 서둘러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우체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우체국에 도착해서야 나는 지갑만 챙기고 편지 봉투를 책상 위에 두고 온 사실을 알았다.
그렇게 먼 길은 아니었지만 되돌아가는 길은 몹시 길게 느껴졌고 목덜미에 닿는 초여름 햇볕은 무척 따가웠다. 

집으로 가서 우편물을 챙겨 다시 유모차를 밀고 가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빨간 오토바이가 내 앞에 스르르 멈춰 섰다.
그는 가끔 동네에서 마주치곤 하던 우리 구역 우편집배원이었다.
"혹시 지금 우체국 가는 길이십니까?"
"네. 그런데요...,"
"그러시다면 제가 금세 우체국으로 돌아갈 텐데 대신 부쳐드리겠습니다."

그는 내가 조금 전에 우체국에 들렀다가 다시 가고 있는 걸 보았던 걸까.
그는 내 손에 들려 있는, 우표가 붙어 있지 않은 흰 봉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친하게 지내던 이웃을 길에서 만난 것 같은 태도였다.
나 지금 우체국 가는 길인데 그거 대신 부쳐줄게. 하는 것 같은.
"아, 말씀은 정말 고맙습니다만, 이건 등기 우편이라서....," 
"제가 우체국에 들렀다가 곧 다시 배달을 나올 거니까 그 때 영수증을 가져다드리지요"

그의 목소리는 호수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듣기에 좋았다.
나는 솔직히 좀 어리둥절했고 그의 지나친 친절이 좀 거북살스럽기도 했지만,
덥기도 했고 계속 징징대는 아이 때문에 그만 그에게 부탁을 하고 돌아섰다.

그러고 나서 십 분이나 지났을까.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 속의 남자 목소리는 조금 전 그 우편집배원임에 틀림없었다.
"자, 여기 영수증이고요, 거스름돈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는 내가 시원한 음료수를 대접할 틈도 주지 않고 거스름돈을 넣은 봉투를 건네고는 금세 돌아섰다.
저기, 잠깐 물 한 잔이라도.... 나는 그의 뒤통수에 대고 입속으로만 우물거리고 있었다.
그가 건네고 간 거스름돈 몇백 몇십 몇 원의 동전이 
다 한 송이 한 송이 작은 꽃이기라도 하듯 나는 소중하게 감싸 쥐었다.

그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나는 복도를 향한 채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런데 발걸음도 경쾌한 청년 우편집배원의 뒤통수는 뜻밖에도 한 갈래로 질끈 묶은 꽁지머리였다.
나이는 스물 서넛쯤 되였을까.

주위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기쁨 한 송이를 툭 던져주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감동한 얼굴로 감사의 인사라도 할라치면 그들은 그게 무어 그리 대수로운 일이냐는 듯 오히려 어색해한다.

그 후에도 나는 동네에서 수시로 그 우편집배원을 만났다.
더러는 스쳐 지났고, 더러는 우리 집에 우편물을 전해주고, 더러는 길에서 정면으로 마주치기도 했는데,
그 때마다 그는 예의 그 공손한 태도로 보일락 말락한 미소를 지어 보인 뒤 꽁지머리만 나풀거리며 멀어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의 뒤통수에 대고,
잠깐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를 입 속으로 중얼거리며 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곤 했다.  


친절한 행동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결코 헛되지 않다.   - 이솝.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읽는다.
그들은 단 한 번 밖에 읽지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장 파울.

 

 


※ 이 글은 <평생 힘이 되는 말>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황금날개 - 평생 힘이 되는 말
북 뱅크 - 2006. 12. 15.

[t-23.07.05.  230705-1608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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