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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작가책방(소설

4.스펜서 존슨-선물The Present /노인은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by 탄천사랑 2007. 4. 23.

스펜서 존슨 - 「선물 The Present」

[210405-150306]



노인은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의 표정에서 세파에 지치고 무너진 마음의 상처를 읽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안스러운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솔직히 털어놓으라고 말했다.

그는 '선물'을 찾으려고 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는 것과 왜 그 꿈을 포기했는지 있는 그대로 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노인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상황이 그렇게까지 나쁜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노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즐겁다는것을 세삼 깨달았다.
노인과 함께 있으면, 훨씬 더 행복하고 힘이 넘치는 것 같았다.
그는 왜 유독 노인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힘차고 생기가 넘치는지 궁금했다.
무엇이 이분을 이렇게 특별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일까?

"할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그것도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그 '소중한 선물'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물론이지. '소중한 선물' 덕분이라네."
"저도 그 선물을 찾을 수 있으면 정말 좋겠네요."

노인은 다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그 선물을 찾고 싶다면, 자네가 가장 행복했고 가장 성공적이었던 때를 생각해보게.
 자넨 이미 어디서 그걸 찾아야 할지 알고 있네.
 다만 그걸 깨닫지 못할 뿐이지."

노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대신 그걸 찾으려고 너무 애쓰지 말게. 그러면 좀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야 
 그 선물은 분명히 자네 곁으로 다가올 거네."

말을 마친 노인은 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잠시 시간을 내서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보고, 조용히 해답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나?"

노인의 조언대로 그는 호젓한 산 속에 있는 친구의 별장에서 지내는 동안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을 느꼈다.
그 때문에 삶이 전혀 다름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도 경험했다.
오랫동안 숲속을 산책하면서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다.

'왜 내 삶은 할아버지와 다를까?'

처음에는 그 점이 궁금했지만,  어느덧 검소한 노인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큰 성공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평온함이었다.
젊은이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게다가 그분은 어느 젊은이 못지않은 활력까지 갖고 있지'

노인은 분명히 자신이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이었다.

호수 주위를 한참 동안 거닐면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선물'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
그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 선물은 네 스스로 받는 것이다. 
너는 어렸을 때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지금 그것을 잊었을 뿐이다.


어느덧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그는 급히 오두막집으로 돌아가 추위를 물리치기 위해 불을 지폈다.
그 순간 전애 못 보던 게 눈에 띄었다.
모닥불을 들어다보면서 처음으로 이 오두막의 멋진 벽난로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크고 작은 돌들로 만든 것이었는데,  꼭 필요한 분량의 회반죽이 그 돌들을 연결하고 있었다.
아주 세심하게 돌을 고르고 깎아서 서로 완벽하게 맞추어 놓은 벽난로였다.

그런 사실들을 알고나니, 이제는 그것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었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그걸 쌓은 사람은 단순한 벽돌공이 아니라 예술가였다.
그는 벽돌공이 일을 하면서 어떤 기분이었을지를 생각했다.

그 사람은 벽난로 쌓는 일에 완전히 집중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한 것이다.
또 일을 마친 뒤에 뭘 할까 하는 마음에 조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지금 해야 할 일에만 전심전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랬으니 일을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쳤을 것이다.

예전에 노인에게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정말 그 선물을 찾고 싶다면, 
 자네가 가장 행복했고 가장 성공적이었던 때를 생각해보게'

그는 어려서 잔디를 깎던 일을 노인과 함께 이야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잔디 깎는 일에만 정신을 집중해서 다른 일에는 전혀 관심도 주지 않았었다.


'지금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할 때 넌 산만하지 않고 행복하다'

노인은 그렇게 말했었다.

'너는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일에만 정신을 집중한다'


그제서야 오랫동안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직장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쓸데없이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히곤 했었다.

그는 오두막집 안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잊고 있었다.
그냥 지금 자신이 있눈 곳을, 그리고 지금 자신이 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이윽고 미소가 떠올랐다.
기분이 아주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오직 자신의 현재The present 를 그냥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고 있는 자신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무언가가 머리를 스쳤다.

'그래, 바로 그거야!'

비로소 그는 '소중한 선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늘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p41)
** 이 책의 원제는 <The present>이다. 이 말은 '선물'도 되고 '현재'도 된다(옮긴이).
※ 이 글은 <선물 The Present>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스펜서 존슨 - 선물 The Present (Paperback)
역 자 - 형선호
중앙M&B -  200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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