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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작가책방(소설

3.스펜서 존슨 - 선물The Present /이번에는 노인이 소년에게 물었다.

by 탄천사랑 2007. 4. 19.

스펜서 존슨 - 「선물 The Present」

[210426-162751]

 

 


이번에는 노인이 소년에게 물었다.

"네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말이다.  잔디를 깎을 때, 즐겁더냐 아니면 괴롭더냐?"
"즐거웠죠."   

이제는 조금 더 자란 소년이 대답했다.

"왜 좋았을까?"   

소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대답했다.

"그때는 그 일을 아주 좋아했으니까요.
  제가 그 일을 아주 잘해서 동네 어른들이 잔디 깎는 일을 죄다 제게 맡겼거든요.
  그래서 아이치고는 꽤 많은 돈을 벌었어요."
"그러면 그때 그 일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니?"
“열심히 잔디 깎는 일만 생각했죠.  어떻게 하면 장애물을 피해서 잔디를 예쁘게 깎을까 그런 생각만 했어요.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잔디를 깎고, 더 잘할 수 있는지만 몰두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맡은 일에만 열중했어요.”

소년은 당연하다는 듯 잔디 깎는 일을 설명했다.
그러자 노인은 몸을 앞으로 숙이며 소년에게 말했다.

"바로 그거야. 그랬기 때문에 너는 아주 행복했고 성공했던 것이지."

아쉽게도, 십대에 접어든 소년은 방금 들은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마음이 급해졌다.

"할아버지, 제가 정말로 행복하기를 바라신다면,  왜 그냥 그 선물이 무엇인지 알려주시지 않나요?"   

그러자 노인이 되물었다.

"그리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도?"
"예."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힘이 없단다.
 그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그 선물을 대신 찾아줄 수는 없단다.
 그건 네가 스스로 찾아야 해. 오직 너 자신만이 그걸 발견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그 말에 실망한 소년은 노인에게서 멀어져갔다. 

 

십대를 지나 청년으로 성장하는 동안 그는 어떻게든 자기 스스로 그 선물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신문, 잡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먼 곳을 여행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답을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젊은이는 너무 지치고 낙심해서 그 일을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그 지역의 어떤 회사에 입사했다.
주위 사람들은 그가 일을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하지만 그 자신은 늘 마음 한 켠에 무언가 빠진듯한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업무는 제대로 처리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솔직히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얼마 후, 젊은이는 자신이 불행해져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그저 열심히 일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승진하고 싶었다.
그러면 행복해질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게 돌아와야 할 승진을 다른 사람에게 빼았겼다는 사실에 무척 화가 났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에게는 승진 따위, 아무 상관없다는 듯 대수롭잖게 행동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책하고 있었다.

"나는 정말 성공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걸까?"

사생활도 그리 좋지 않았다.
여자 친구와 헤어진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겹기까지 했다.
왠지 모르게 모든 일이 어긋나는 것 같았고, 업무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꿈과 목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점점 더 피곤하고 절망간만 커졌다.
그때 어린 시절이 불현듯 떠올랐다.
삶이 더 단순했던 때였다.
노인과 나눈 이야기들과 '소중한 선물'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는 자신이 원했던 것만큼 행복하지도, 성공을 거두지도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노인이 들려준  그 '선물'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이제 노인과 이야기를 나눈 이후 엄청난 시간이 흘려버렸다.
그 동안 자신이 잘못 살아왔다는 당혹감이 들었다.
다시 노인을 찾아가서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직장과 일상 생활 모두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노릇이라 노인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p33) 
※ 이 글은 <선물 The Present>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스펜서 존슨 - 선물 The Present (Paperback)
역 자 - 형선,호
중앙M&B -  200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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