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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일상에서 쉼의 여유와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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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나를 깨우는 우리말

by 탄천사랑 2022. 6. 19.

「좋은 생각 - 2022. JULY.  vol. 159.」



내가 좋아하는 우리말은 나를 깨우는 말이다.
좋아서 들여다보다가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하루하루 나를 지켜 주는 말이지, 나를 웃음 짓게 하는 말이다.

나는 '우연찮게'라는 말을 좋아한다.
우연찮게는 참 재미있는 말이다.
보통 '우연히'라는 의미로 쓰지만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연찮게 사람을 만나고, 우연찮게 어느 곳을 방문하고, 오늘처럼 우연찮게 글을 쓴다.
모두 우연처럼 보이지만 우연은 하나도 없다.
오늘 겪은 모든 일이 우연히 일어난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제일 많이 쓰는 인사말로 '반갑습니다'가 있다.
사실 반갑다는 말은 다른 언어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표현이다.
그래서 번역이 까다롭다.
반갑다는 의미를 설명하기도 좀 어렵다.
'반' 에서 반갑다는 말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데, 이는 빛이라는 말과 연결된다.
'반짝, 번쩍, 반디, 번개'는 모두 빛을 담은 어휘다.
따라서 반갑다는 말은 우리가 서로 만날 때 빛이 난다는 뜻이다.

'아름답다'는 말은 말 그대로 아름답다.
이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다만, 중세 국어에 따르면, '아름'은 '나'라는 뜻이다.
따라서 아름답다를 '나답다'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알맞을 테다.

이렇게 해석하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나다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내가 귀해야 모두가 귀하다.

단어 몇 개만 떠올려 보았는데도 기분이 좋다.
우리말에는 이처럼 깨달음을 주는 힘이 있다.
'사랑하다, 예쁘다, 고맙다'와 같은 말에는 어떤 깨달음이 담겼을까?
하루하루 기쁘게 깨닫길 소망한다.

조현용 님(경희 대학교 한국어 교육 전공 교수).

 

 

좋은 생각 - 2022. JULY.  vol.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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