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 2022. 06. 18. - 존엄사 신중해야」
[SPECIAL REPORT] 존엄사 검토해야
“존엄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쟁점은 환자 본인을 권리의 주체로 볼 것이냐, 아니면 사회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볼 것이냐 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자는 권리의 주체로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한다.”
존엄사 합법화에 대해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인 김재련(사진) 변호사는 “현재 합법화가 된 연명치료중단과 존엄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혼수상태에 빠져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 여부는 연명의료결정법에서 논의해야 하는 것으로,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존엄사 문제와 혼재해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인가.
“현대 의학으로는 환자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치료나 회복이 불가능한 죽음의 단계에 돌입했을 때 인정해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법으로 정해진 절차, 방법에 따라 허용함으로써 환자가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가령 영화 ‘미 비포 유’의 남자 주인공처럼 사지를 전혀 쓸 수 없고, 모든 일상생활을 주변 사람들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지 못할 만큼 정신적인 고통이 강해 치유가 불가능한 상태에 임박한 경우에도 존엄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나.
“환자를 사회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곤란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삶과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제약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 환자 자신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원치 않는 존엄사를 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존엄사의 시기, 대상, 핵심, 주체 등을 확실하게 규정하고, 실행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구성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가령 정신적인 고통의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이나 카운슬링을 통해서 완화할 수 있다면 이는 죽음의 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없게 규정해야 한다. 환자의 주변 환경이나 상황을 모두 고려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존엄사 여부를 판단할 때 진료 의사 한사람만이 아닌 감정 의사를 따로 두고,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때도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된 제삼자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단계별로 조금씩 걸러가면 우려하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합법화 가능성은.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주변에서도 존엄사가 합법화된다면 참여하겠다는 분들도 많이 봤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정 연령, 의사 결정 능력, 치료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존엄사를 인정하고 있다. 개인이 공동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면 그 뜻을 존중해 주는 방안을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원동욱 기자 won.do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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