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에이미 - 「120% COOOL」
그 방에서 남자와 육체를 이으려고 하면 장소는 네 군데에 한정된다.
우선 가장 타당한 곳은 침대.
그러나 폭이 겨우 3피트가 될까 말꺼한 침대 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몸집이 큰 남자라면 더더욱 그렇고, 떨어지는 땀이 흘려갈 수 있는 강도 만들 수 없는 침대,
정말은 이불의 주름이 지류를 만들고 두 사람의 열정이 그것을 따라가야 되는데,
이래 가지고는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된다.
그러나 이 침대에도 조금은 장점이 있다. 즉 비좁다는 점이다.
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되는 침대는
마치 구속의를 입고 하는 섹스처럼 두 사람을 흥분시키기도 한다.
두번째는 폭포처럼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것만이 특기인 욕실,
활짝 틀어 놓고 남자와 껴안고 있으면 헐리케인 안에서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방안에 있는 유일한 야성이다. 나는 젖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젖은 남자가 좋다.
머리카락도 몸도 그리고 하는 말도, 게다가 그 사람의 속눈썹이 젖어 있으면 더 할 나위없고.
세번째는, 화장실.
덮개를 씌우고 그 위에 남자가 앉는다.
하얀 도기로 된 변기와 발목에 걸려 있는 남자 청바지의 대비를 나는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닥터 마틴의 워커를 신고 있으면 더 좋고, 그야말로 다운타운 뉴욕의 그림이다.
고상한 섹스의 구도,
내가 아티스트라면 섹스하고 있는 남자의 발목을 그리겠다.
세심한 곳까지 자세하게,
마지막은 하는 수 없으니 방으로 돌아와서 책상 위, 이번에는 내가 그 위에 앉는다.
남자는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를 위해 친절하게도 의자까지 있다.
거기에 남자가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란 하나밖에 없다. 기브 미 섬 훼이스. 잇 미 굿.
내 엉덩이 아래에서는 재팬에서 남자가 보내 온 편지,
쓰다 만 소설 등이 신음소리를 내고 있지만 나는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물론 팬이 허벅지께에서 굴러다느는 일은 피하고 싶지만.
대체로 이런 식으로 섹스할 수 있는 곳은 네 군데밖에 없는 것이 호텔의 내 방이다.
이럭저럭 한 달째 나는 여기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2월말의 뉴욕.
창틀 바깥에는 눈이 쌓이고, 방 안의 스팀은 물방울을 만들고 나는 흐릿한 창 밖 경치를 즐기고 있다.
한 달 동안이나 뉴욕에 머무르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어학 연수하십니까? 뮤지컬을 많이 보시겠군요. 아니면 화랑을 들러보십니까?
아 아니요. 나에게는 그런 고상한 취미는 없다. 나는 학생도 아니고 뮤지션도 아니고 아티스트도 아니다.
벽에 압핀으로 꽂은 엽서가 다섯 장,
돼지가 섹스하고 있는 것과, 린치당하는 흑인이 매달려 있는 인종차별반대(헤이트레이시즈)를 나타낸 것,
분홍색 콘돔이 약 백 개가 즐비한 사진 밑에 섹스 없음, 또는 완전한 섹스라고 프린트되어 있는 것,
파란 눈을 한 스파이크 리와 흑인 머리를 한 조지 부시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실크스크린,
그리고 뜻을 알 수 없는 바스키아 작품의 카피,
이들 엽서만이 진갈색으로 칠해져 있는 벽을 장식하는 나의 아트이다.
흐르는 음악은 늘 FM라디오국, 98 포인트 7, 키스. 최신의 흑인 히트 차트만이 내 귀에 들어온다.
즉 내방에는 뉴욕을 찾아오는 사람 특유의 결심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산책, 술꾼, 섹스 그리고 아직 돈이 안 되는 소설을 조금 쓰고 그리고 그 종이를 구겨서 버린다.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은 이겻뿐이다.
이렇게 막연하게 날을 보내는 것을 사람들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까.
나는 모른다. 나의 이제까지의 인생의 격언은 아직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받아들이는 일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 이상으로 가치 있는 것을 나는 아직 모른다.
나는 가난한 여행자를 위한 싸구려 호텔에서 시간을 씹고 있을 뿐인 이국에서 온 여자애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뜻이 있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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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시가 되면, 메이드인 바네사가 문을 노크하고는 청소해야 한다고 소리친다.
내 대답은 항상 마찬가지다.
30분만 기다려.
그 30분 동안에 나는 이를 닦고 샤워를 하고 옷을 넉넉하게 껴입고 밖으로 나온다.
모퉁이에 있는 버거킹에서 뜨거운 커피를 두 잔 사서 그 중 하나를 마시면서 크리스토퍼 거리를 산책한다.
여기는 밤에 활기를 되찾는 거리, 아무도 없다.
허드슨 강가에 닿으면 나는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서 남은 한 잔의 커피를 홀짝거리며 마신다.
이런 시간에 수고스럽게도 게이 매춘부가 신호에 기대어 서 있었다.
추위에 견딜 수 없게 되면 나는 일어나서 크리스토퍼 거리로 다시 되돌아간다.
모로코풍 달걀요리에 기울이 들어간 머핀.
그리고 또다시 커피, 다 먹고 종이와 펜을 꺼내서 그때의 심경을 메모한다. 오늘은 이렇게 썼다.
'게이 매춘부가 빨간신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하고 섹스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직업이라면 어떨까.
예를 들면 내 소설이 돈이 되고 그것이 직업이 되면 어떤 기분일까. 예측불가능하다.
말할 수 있는 것은 허드슨 강가의 매춘부의 기분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애널 섹스보다 싫다는 것이다.'
등뒤에서 킬킬하는 웃음소리가 났다.
놀라서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동양인 남자가 서 있었고, 물론 내가 쓴 것을 읽고 웃는 것이 명백했다.
그가 일본인인 것은 확실했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계속 킬킬 웃고 있었다.
나는 화가 난 표정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그렇게 우스워?"
"응. 그렇다고 비웃는 거는 아냐.
그냥 웃었을 뿐이야. 앉아도 돼?" 내가 답하기 전에 그는 앉았다.
"이름이 뭐야? 작가님."
"네가 먼저 이름을 밝혀."
"내 이름은 카미카제."
"----- 그거 어떤 종류의 이름이야?"
"몰라? 카미카제라는 칵테일."
"몰라."
"술집에서 그것만 마셨더니 모두가 그렇게 부르더라. 멋있지?"
나는 웃어 버렸다.
카미카제는 이렇게 해서 내 친구가 되었다. 남자친구는 아무리 많아도 좋다.
카미카제는 웨스트발리지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상당한 고급 동네다.
스스로 말하기를 돈 많은 건방진 도련님으로 시간을 떼우기 위해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돈 많은 친구는 대환영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그와 친구가 된 것을 반겼다.
그는 내 호텔 방을 보고 진심으로 놀란 것 같았다.
이런 작은 아파트에 사람이 살 수 있다니 믿을 수 없어, 라는 듯이 서 있기만 헸다.
"뭐 마실래? 찬 백포도주가 있는데."
"응. 그렇지만 냉장고가 어딨어?"
"여기."
나는 창문을 열고 밖에 있는 포도주병을 집어들었다.
그곳에는 하겐다츠 아이스크림, 허쉬 초콜릿, 랩에 싼 칠면조 고기 등이 있다.
"이야 굉장한데. 천연 냉장고로군."
"그럼. 이 냉장고를 열면 맞은편에 사는 금발 육체미가 섹스하는 것도 보여."
나는 그렇게 자랑을 하면서 포도주병을 열었다.
포도주는 병째 얼었으나 플라스틱 컵에 못 따를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 먹어 보는 백포도주로 만든 샤벳." 이렇게 말하며 침대에 걸터 앉자 무릎 위로 턱을 괴었다
"이 방 참 좋다."
"정말?" 정신이 들어 보니 사방이 어두웠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카미카제가 다리를 잡는다.
"침대가 좁아. 스푼포지션으로 밖에는 잘 수가 없네."
"그게 뭔데?"
"이런 거. 옆으로 하는 것. 백 스타일. 한 번 더 할까."
그리고 했다. 나는 멍하니 책상을 보고 있었다. 책상위에는 펜이랑 종이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이런 때에 이다지도 쓸모없는 것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두 사람이 내뿜는 숨결, 이 한숨만큼 쓰여질 가치가 있는 말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은 곳 같다.
그리고 이럴 때 내 손가락은 언제나 이불 시트를 꽉 부여잡는 것에 쓰인다. 이걸 어떻게 한담.
좁은 침대에서 마음껏 몸을 움직이고 나서,
우리는 웨스트하우스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우리는 실컷 마시고 그리고 신나게 떠들었다.
"우리 오늘 육체노동자였다. 그치." 내 말에 카미카제는 웃었다.
"아무런 보수도 없는 육체노동이지.
나는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 좋아. 난 언제나 그런 존재이고 싶다."
나는 그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
그렇게도 여러 번 내 몸을 썼으면서 소용이 없다니.
"흥, 네가 그렇게 쓸모없단 말이야."
"그런 뜻이 아냐, 애니."
카미카제는 어느새 나를 애니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이런 이름이 있나.
이 이름이 처음 대화의 계기가 된 애널섹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나는 혀를 깨물고 죽어 버릴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얼토당토 없는 이야기를 하며 보냈다.
"예를 들면, 아주 쿨한 놈이 있다고 치자. 그 녀석은 남들이봐도 완벽하게 쿨해.
그런 걸 원 헌드러드 퍼센트 쿨이라고 하지."
"100% 쿨 ?"
"응, 그 녀석은 그대로 쿨하지. 그러나 그 쿨한 정도는 그 녀석 크기만큼만 있는 거야.
그 크기를 넘어섰을 때 쿨은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원 헌드러드 트웬티 퍼센트의쿨에 지배받고 싶어."
120%라고, 나는 프랑스풍 베트남 스프링 롤을 씹는 카미카제를 흘금흘금 보았다.
그래 그는 누가 보더라도 쿨하다. 그러나 120%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애니는? 넌 무엇의 지배를 받니?"
"나? 생각하기를 그만둬,라는 소린가. 내 마음에는 꼬리지느러미가 없어. 고찰이 없는 거지."
"그러니까 그렇게 솔직하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거야.
너의 인생은 항상 묘사만으로 성립돼. 얼마나 멋있니.
예를 들자면 욕실에서 섹스한다.
그때 아래를 쳐다보면 바닥에 있는 타이드(세제)의 오랜지색 상자가 눈에 띈다.
아름답겠지.
그 상자에서 흘러나온 세제.
그것마저도 오르가슴이라는 사실에 취합할 수 있는 거야."
"하지만 그러면 망상이 없으니까 결코 쾌락주의와는 결부되지 못해.
타이드와 오르가슴이 동등한 위치에 있으니까."
"그건 그래. 그보다 애니, 살짝 옆에 옆에 테이블 좀 봐."
흑인과 백인 남자 둘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애니, 네가 마음에 들었나 봐."
"게이 아냐?"
"아냐. 여자를 좋아할걸. 아까부터 너만 쳐다보더라. 기분 좋지?"
물론, 이라고 중얼대고 나는 두 사람을 관찰했다.
둘 다 몹시 멋진 차림을 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부류다.
거드럼 피우지도 않고 야비하지도 않은 모습이 배어 나왔다.
"어느 쪽이랑 자고 싶니?" 카미카제는 흥미로운 듯이 나에게 물었다.
"글쎄. 어느 쪽이냐 하면 흑인 쪽?"
"왜?"
"검정색 폴라 스웨터가 멋져서. 백인 쪽도 멋있고. 그렇지만 키가 너무 커."
카미카제는 자기 수첩을 찢어 그 종이에 무엇인가를 적어서, 팁과 함께 웨이터에게 주었다.
잠시 후에 그가 이번에는 작은 종이쪽지를 우리에게 가져왔다. 카미카제는 그것을 보고 끄덕였다.
"이것 봐." 그 종이에는 '알았다(유 갓 잇)'라는 한마디가 적혀 있었다. 나는 눈으로 그에게 물었다.
"식후에 쟤들하고 약속했어. 재즈키친에서."
"왜?"
"재즈 들을 거지?" 카미카제는 자기 소개를 하고 나를 친구인 애니라고 말했다.
"내 이름은 루크. 이 프랑스 멋쟁이는 파스칼이고." 흑인이 말했다.
"프랑스 사람이야?"
"응, 하지만 집은 벨기에에 있어."
파스칼이 프랑스 사투리가 섞인 영어로 대답했다.
옅은 색 금발머리가 잿빛 눈으로 흘러내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랑 파스칼만 여행자인 셈이구나."
"그렇지.
이 녀석은 색소폰을 들고 거지 여행을 하고 있어. 로맨틱하지?" 루크가 바보 취급하는 투로 말한다.
"그래?
그렇지만 여행한다는 게 그런 거 아냐?
누구든지 파스칼의 색소폰 같은 거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행자라면 말야."
"그런가." 카미카제가 흥미로운 듯 나를 보았다.
"애니는 무얼 가지고 있는데?" 나는 쑥스러웠으나 대답했다.
"종이하고 펜."
"애니는 작가 지망생이야." 루크가 휘파람을 불었다.
"즉, 이 세상에는 여행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두 종류가 존재한다는 말이야.
이 경우의 여행이라고 하는 것은 색스폰이나 종이나 펜을 가지고 다닌다는 뜻의 여행이지만."
우리 네 사람은 어설픈 우정의 시작을 위해 잔을 부딪쳤다.
"운 좋은 만남. 보다 더 운이 좋은 것은 애니 혼자만이 여자라는 거지.
우정의 우스꽝스러운 오점은 언제든지 여자가 만들 거든."
카미카제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만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내가 그들과 다른 것은 성기의 형태뿐이잖아.
그 후로 우리는 자주 넷이서 행동했다. 남자 세 명이 내 방에 오는 일도 있었다.
"이 방의 결점은 너무 좁아서 문란한 집단성교를 할 수 없다는 점이야."
지당한 말씀.
여기서 네 사람이 문란한 행위를 하려면 발레리나 같은 동작을 해야 한다.
따라서 내가 루크와 자고 싶을 때는 남은 남자 둘은 책상과 의자에 앉아 우리의 행위를 견학해야 한다.
나도 루크도 다른 사람이 본다고 해서 흥분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해서 쑥스러워하지도 않고 좁은 침대 위에서 즐겼다.
처음 몇 번인가는 카미카제도 파스칼도 흥미로운 듯 우리를 쳐다보았으나,
익숙해지자 둘이서 아트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우리가 마치는 것을 기다렸다.
쾌락의 나사는 내가 돌린다. 단지 그뿐이다.
이 좁은 공간에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세 명 있다. 그리고 각각 자기 생각에 골똘하다.
카미카제는 언제나 의자에 거꾸로 걸터앉아 등받이에 팔을 괴고 있다.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매우 좋다.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우리는 센트럴파크를 즐겨 찿았다.
우리는 연못을 바라보기도 하고 잔디에 드러누워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하루는 파스칼이 말했다.
"나. 어쩌면 곧 귀국할지도 몰라."
"왜?" 그다지 놀란 빛도 없이 카미카제가 물었다.
"학교로 돌아가려고,
나올 때 아버지하고 그렇게 약속을 했었고,
하여튼 나는 여행자니까 언젠가는 돌아가야지."
나는 파스칼의 어깨에 기대며 물었다.
"여행자는 돌아가야 되는 거야?" 그는 내 어깨를 끌어당겨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런 건 아냐.
애니는 그런 것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같다.
색소폰은 꽤 무겁거든. 네 종이나 펜과는 달라."
"벌써 봄기운이 느껴지는 걸." 루크가 한가롭게 말했다.
"우리의 속된 우정도 끝나겠군."
파스칼은 밑을 쳐다보며 아직 파란 싹이 나지 않은 갈색잔디를 뽑으면서 말했다.
"나는 그 방이 좋아.
그 진한 갈색 벽에 둘러싸인 작은 방이, 마치 보물 상자 같거든,
그것도 어릴 적 숨겨 갖고 있던 보물상자 같은."
"있잖아,
섹스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내가 갑자기 묻자 새 사람이 일제히 나를 보았다.
루크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다른 두 사람도 동의했다. 나는 계속했다.
"그럼 그 방에 섹스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엄청 중요하지."
"왜 그렇까?"
"카미카제, 이야기해 줘. 너는 알지."
카미카제는 누워서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120% 쿨의 지배를 받고 있는 너는 알고 있지? 나는 속으로 말했다.
완벽한 쾌락을 100%라고 하자. 그러나 거기에는 사랑이라는 진부한 말이 들어 있다.
그것을 지우려면은 20%가 더 필요하다.
우리가 좋아했던 공기는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졌던 말인가.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캐묻는 것은 포기했다.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나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일상에는 처음부터 대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나고 파스칼이 돌아가는 날이 되었다.
우리는 그가 공항에 가기 전에 점심을 같이 했다.
"애니 몸에서 가장 좋아하는 데를 말하라." 포크에 스파게티를 감으면서 카미카제가 물었다.
"네가 먼저 말해" 루크가 말했다.
"엉덩이."
"루크는?"
"타액. 스페셜 소스거든."
"그게 무슨 몸의 일부야. 파스칼은! ?"
파스칼은 잠시 허공에 시선을 꽂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말했다.
"펜과 종이." 나는 그만 웃고 말았다.
"그것도 몸의 일부야?" 파스칼은 끄덕이고 겸연적게 웃었다.
"감상적인 건 끝내 준다."
"프랑스인이니까."
우리는 모두 유쾌한 기분으로 레스토랑을 나왔다.
2번가에서 이별을 나누고 서로를 껴안았다.
파스칼은 커다란 짐가방을 들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는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루크는 나와 카미카제의 뺨에 키스하고 직장을 향해 브로드웨이 쪽으로 걸어갔다.
"흥, 다시 둘만 남았군."
카미카제가 맥이 빠진 듯이 말했다. 봄을 부르는 바람이 불었다.
"내 방에 갈래?"
"무엇 때문에."
"달랑 다섯 장만 있는 아트를 보기 위하여."
"그 다음은?"
나는 어깨를 들썩했다. 카미카제는 웃고 나를 쿡 찔렸다.
침대도 있고, 샤워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또 책상도 있잖아.
다운타운. 싸구려 호텔. 겨울날의 오후.
원 헌드러드 트웬티 퍼센트, 쿨.
이런 남자가 잘 어울린다. (p214)
※ 이 글은 <120% COOOL>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입니다.
야마다 에이미 - 120% COOOL
역자 - 박정윤
웅진출판 - 199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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