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용설명서 - 김홍신 / 해냄출판사 2009, 06. 20.
깨어 있는 영혼
내 인생은 누구의 것입니까?
당연히 내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얽매여 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전거를 처음 탈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뿐이어서 저 홀로 설 수 없고 페달을 돌려야만 넘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잡아주면 넘어지지 않고 달릴 수 있고
뒤를 잡아주던 사람이 손을 놓아도 놓은 줄 모르면 한참을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혼자 달린다는 걸 아는 순간 놀라 넘어지게 됩니다.
다치는 게 두려워 계속 의지한다면 그 사람은 결코 자전거를 탈 수 없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혼과 육신의 두 바퀴를 굴리며 저 너른 세상을 달려가려면 자기 인생은 자신이 조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으려면 쓰러지는 쪽으로 핸들을 적절히 돌려야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많이 돌려서도 적게 돌려서도 안 됩니다.
자신의 몸과 자전거가 균형을 유지할 만큼만 돌려야 합니다.
인생 또한 그렇습니다.
힘들 때는 힘든 쪽으로 집중하고,
고통스러울 땐 고통스러운 쪽을 살피고,
사랑할 때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고,
시험 볼 때는 공부에 치중하고,
병들었을 때는 치료에 정성을 다하고,
갈등에 싸였을 때는 얽힌 타래를 풀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자존심은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며 나 아닌 다른 모든 것도 귀하게 여기고 행하는 것입니다.
나만 귀하다고 여기는 생각과 행실인 자만심과는 완연히 다릅니다.
사랑, 용서, 베풂, 희망이 모이면 곧 자존심이 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사람다운 정신이 자존심입니다.
[t-24.06.05. 20240603-164225-3]
'내가만난글 > 갈피글(시.좋은글.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몸과 병 (0) | 2024.06.21 |
---|---|
힘 빼기의 기술 - 실연의 손익분기점 (0) | 2024.06.19 |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 (0) | 2024.05.05 |
날개를 주웠다. 내 날개였다. (0) | 2024.04.29 |
늙어 가는 길 (0) | 2024.04.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