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시집) 류시화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술통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 줘.
운이 좋으면
밑둥이 샐지도 몰라. (p99)
- 모리야 센얀 (일본 선승 78세).
잠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위대한 영혼의 순간적인 대오각성이라기보다는
평범한 삶들 속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축척이다.
그러니까 잠언의 시대와 역사의 검증을 받고 살아남은 금강석과 같은 지혜이다.
잠언이 없는 시대, 잠언이 없는 문화는 불행하다.
더구나 잠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잠언을 거들떠 보지 않는 사회는 더 불행하다.
이 시집에 실린 이름 없는 사람들은 시인으로서는 무명씨일 뿐,
자신의 삶에서는 개인사를 당당하게 완성한 위대한 개인들이다.
이들이 남긴 잠언시의 핵심은 우선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라는 권유다.
그리고 현실의 삶을 경험하되 상상력의 힘을 홀대하지 말라고 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의 제목처럼 가정법의 삶은
자신이 살아온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으로 우선 읽히는 듯하지만
이 후회와 반성은 곧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로 거듭난다.
가정법의 문장을 구사하지 않는 삶처럼 메마르고 황폐한 삶이 또 어디 있으랴. (책 뒷날개에서)
- 이문재(시인).
류시화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열림원 - 1998. 0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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