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쟁 - 2022. 03. 29. A 1면」
매경·렉시스넥시스 공동분석
LG전자 4위·현대차 47위 톱100에 한국기업 7곳 올라
삼성전자가 '세계 100대 지식기업' 1위에 등극했다. LG전자는 4위에 자리했다. 100대 지식기업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은 두 회사를 포함해 총 7개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와 세계적 특허분석기업 렉시스넥시스는 올해부터 공동으로 세계 지식재산 혁신기업 순위를 분석하고 이를 매일경제 지면을 통해 독점 공개한다. 전 세계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의 자산가치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산출한 순위를 공개하는 것은 매경과 렉시스넥시스가 처음이다.
분석에는 렉시스넥시스의 특허분석 솔루션의 '특허자산지수(PAI)'가 활용됐다. PAI는 기업이 보유한 특허 개수뿐만 아니라 특허 인용 건수와 특허가 보호되는 시장 규모 등 특허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를 포함해 산출한 특허 경쟁력지수다. 기업의 기술 성과를 대변하는 특허는 기업 혁신력의 척도이자 기업이 향후 창출해낼 미래 경제가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잣대다. PAI 점수 산출 결과, 삼성·LG전자 외에 LG화학(26위), LG디스플레이(32위), 현대자동차(47위), 삼성SDI(91위), 기아(96위)가 100위권에 진입했다. PAI 점수가 가장 높은 3개 기업은 삼성전자(1위), 화웨이(2위), 퀄컴(3위) 순으로 모두 전자·반도체 기업이다. 이들을 포함해 전자·반도체 관련 기업은 전체 100개 기업 중 42개에 달했다. 화학(11개), 자동화(10개), 통신(10개)이 뒤를 이었고 제약 등 헬스케어 기업도 5곳이 포함됐다. 10위권 기업을 배출한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특허 수가 절대적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특허가 창출해내는 가치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즉,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의 양과 질이 모두 타 기업에 비해 뛰어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10년 전인 2012년 기준으로 특허 자산가치를 분석해봤을 때도 1위에 이름을 올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혁신기업임이 입증됐다.
마르코 리히터 렉시스넥시스 지식재산 솔루션 글로벌 제품·고객 성공 총괄은 "한국의 주요 기업을 포함해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특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그들의 산업 영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최고 중의 최고 기업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A 1면) 이새봄.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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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허지수 애플의 3배…LG전자 자율주행기술 완성차 압도
매경·렉시스넥시스 선정 `세계 100대 지식기업` 韓 7곳 올려
2012년 이어 부동의 1위 삼성 반도체 특허 퀄컴보다 많아
LG전자 14계단 뛰어 4위 껑충 자율주행특허 가전에도 활용
2차전지 강자 LG화학은 26위. 47위 현대차 전기차 성장 뚜렷. 기아도 100위권내 첫 진입
매일경제와 글로벌 특허분석기업 렉시스넥시스가 공동 분석한 '100대 지식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무선통신, 데이터, 가전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혁신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특허는 전 세계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반도체 특허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보유 특허 상당수가 업계에서 인용되는 등 실제 영향력도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특허가 인용된다는 것은 해당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후속 기술에 대한 특허가 창출되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술이 업계 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미국의 퀄컴(3위)보다 4배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의 양과 질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특허자산지수(PAI)는 24만2943으로 퀄컴(11만1821)의 2배이며 휴대폰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애플(7만1032)과 비교해도 약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에 이어 4위로 랭크된 LG전자도 양적·질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루며 기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혔다. LG전자의 경우 무선통신 부문 특허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LG전자는 '본업'인 전자뿐 아니라 자율주행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매우 강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국내 주요 기업을 통틀어 자율주행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자율주행 측면에서는 현대차뿐 아니라 폭스바겐·닛산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보다도 PAI가 앞섰다. LG전자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 중에서도 주차보조·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김동현 렉시스넥시스 수석 컨설턴트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특허의 경우 자동차뿐만 아니라 가전 쪽 기술에서도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렉시스넥시스의 과거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2차전지를 포함해 화학·재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도 각각 26위와 91위로 100위권 내에 안착했다. LG화학은 5년 전인 2017년에는 52위였지만, 올해 기준 26위로 무려 26계단이나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LG화학의 특허 규모와 질은 꾸준하게 상승했다. 기업들이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기업의 중점 육성 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데, LG화학의 경우 최근 5년간 배터리에 활용되는 전극재와 폴리머 조성물 분야 특허 자산가치의 급격한 증가가 돋보였다. 이를 포함한 유기화학 소재에서의 특허 집중도가 높다.
삼성SDI 역시 2차전지와 전극재 관련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차세대 동력원인 전기차의 수요가 늘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2위를 차지한 LG디스플레이 역시 5년간 특허가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는데,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의 기술 혁신이 두드러졌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 혁신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현대자동차(47위)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인 기계·엔진 분야에 대한 특허 가치가 가장 높지만 하이브리드 부문과 2차전지, 전기차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성장세 역시 뚜렷했다. 올해 처음으로 100위권에 진입한 기아(96위)는 전기차 분야에 특허 경쟁력이 집중됐다. 도요타 등 100위 권 내 자동차 기업들과 비교해봤을 때도 기아가 보유한 전기자동차 기술 비중은 타 기업 대비 가장 높다. 한수영 렉시스넥시스 수석 컨설턴트는 "2013년부터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자동차 분야 특허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급격히 높아졌는데, 이 중에서 기아가 특허 경쟁력 측면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PAI를 통해 기업의 지식재산 순위를 분석할 때는 '최종 특허권자'라는 개념을 활용한다. 최종 특허권자란 기업의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특허의 주인으로 보는 개념이다. 일례로 글로벌 순위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약 85%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역시 삼성전자의 특허로 분류된다. 반면 삼성SDI는 삼성그룹에 속한 계열사지만 삼성전자가 약 20%의 지분을 보유하기 때문에 특허가 삼성전자로 귀속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같은 LG그룹 내에 있지만 지분을 50% 이상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기업으로 분류된다. (A 4면)
이새봄 기자
매일경제 2022. 03. 29.
한 우물에 집착 안한 아마존. 존슨7존슨...'특허 블랙홀' 됐다.
주요국 지식재산 특징 비교
사업다변화가 경쟁력 원천. 아마존, AI·음성인식 진출. J&J, 의료장비까지 확장
美, 기술표준 등 `알짜` 선점. LG전자보다 특허 적은 퀄컴. 가치 따져보면 오히려 높아
中, 5년간 72% 늘어 71만개. 日은 경쟁력 되레 뒷걸음질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100대 지식기업 가운데 미국·일본 기업이 무려 76개였다. 전 세계 지식재산 분야를 두 국가가 양분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미국과 일본은 여전히 100대 지식기업에 가장 많은 기업을 올린 국가지만 그 비중은 줄었다. 빈자리는 한국과 중국 기업이 채웠다. 한국은 특허의 양과 질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중국은 특허 수 등 주로 양적 측면에서 급증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우 100대 기업 숫자는 줄었어도 '특허의 질'은 더욱 강화된 모습을 보였다. 28일 매일경제·렉시스넥시스가 세계 100대 지식기업을 분석한 결과, 국가별로 100대 기업 수는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많았다. 미국과 일본은 28곳, 중국은 22곳이 톱100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기업은 7곳이 100위 안에 포함됐다. 국가 순위로는 독일과 함께 4위다.
10년 전에도 1·2위는 동일했다. 2012년 기준 100대 기업 안에 미국 기업은 39곳, 일본 기업은 36곳이 있었다. 한국 기업은 3곳, 중국 기업은 2곳만 100위 안에 들었다. 불과 10년 새 미국과 일본에서는 지식재산 100대 기업이 각각 11곳, 8곳이 줄어든 반면 한국은 4곳, 중국은 20곳이 늘었다.
미국은 특허군 수가 크게 늘진 않았지만, 개별 특허의 가치가 높아졌다. 개별 기업을 기준으로 봐도 이러한 경향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10위 안에 포함된 미국 기업은 퀄컴, 존슨앤드존슨, 애플 등 3곳이다. 이들은 10대 기업 가운데 특허군 수가 가장 적은 기업 3곳이기도 하다. 퀄컴의 특허자산가치는 11만1821로 LG전자에 비해 약 1만4000가량 높지만, 특허군 수는 반대로 LG전자가 2만2000개 더 많았다.
헬스케어 기업 중 유일하게 10위권 내 이름을 올려 주목받은 존슨앤드존슨(5위) 역시 제약뿐만 아니라 진단·수술 등 의료장비 분야로 비즈니스를 다변화하기 위해 특허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현재 순위에 반영됐다. 특히 특허의 양적인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 2배 이상 성장하며 5년간 12계단 상승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처음 순위에 이름을 올린 아마존(64위)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전자상거래 기업이지만 최근에는 머신러닝, 네트워킹, 음성인식 등에 대한 기술이 전체 특허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식재산권 연구기관인 그레이비(GreyB)는 아마존의 특허를 분석하며 '전자상거래의 거인은 사실 가면을 쓰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몰과 고객 서비스에 집중하지만 기업의 내면은 기술과 혁신이 숨쉬는 '강력한 기술 회사'라는 것이다.
일본의 지식재산가치는 거꾸로 갔다. 지난 5년간 100대 기업에 진입한 기업의 지식재산가치를 분석했을 때 양적 성장이 미미할 뿐 아니라 특허자산가치는 5년 동안 오히려 감소했다.
중국은 양적으로는 압도적 성장세를 보였다. 특허군 수는 3월 기준 70만6155개로 2017년 대비 72.3% 늘었다. 그러나 개별 특허의 영향력 측면에서는 2017년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령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양적으로 두드러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허군 수는 2017년 1만7814개에서 2022년 3만3000여 개까지 늘었다. 이 기간 개별 특허의 영향력은 소폭 감소했지만, 전체 특허 영향력은 양적 성장에 힘입어 크게 올랐다.
한국 기업들은 100위권 기업 수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지식재산의 양적·질적 측면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신준호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은 "국내 기업들도 지식재산권이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판단하는 등 인식을 제고하고 실천에 나선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나타난 차이에 대해서는 "중국은 무역분쟁을 경험하며 국가 차원에서 지식재산권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원천 특허, 표준 등을 선점하며 부가가치에서 우위를 차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 5면)
이새봄.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2022. 0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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