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 - 「나만 위로할 것」
하루 종일 지지않던 여름의 태양 그리고 떠오르지 않던 겨울의 태양,
그 하늘에 슬그머니 뜬 하얀 달,
북극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그리고 그 바람을 묵묵히 맞으며 견디고 서 있던 말들,
작은 언덕들,
그 언덕들 틈에 자라나던 꽃들,
주인 없는 수 만 마리의 양들,
눈 덮힌 산과 거친 바다와 검은 모래사장,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
천 개의 폭포와 호수,
아직도 끊고 있는 대지,
어디론가 날아가는 기러기들,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는 빙하.
과묵하고 소박한 사람들.
그리고 게으르고 피곤하며,
마음이 작은 나. (p336)
달 - 2010. 10.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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