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일경제 - 2022. 02. 07. 3면」
3200만명의 파괴력 --- 금융 통합앱 `모니모` 내달 출시
삼성 금융계열사가 이르면 다음달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를 내놓으면 핀테크업계와 마이데이터 시장 판도도 급변할 전망이다. 모니모 출시와 함께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업계를 뒤흔들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개 삼성 금융계열사 가입자는 320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에 달한다.
지난달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마이데이터 전체 금융권 가입자 수가 100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을 웃도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모니모의 파괴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가입자 3200만명은 많은 회원 수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강점으로 내세워 온 국내 핀테크업체들 입장에서도 위협적인 숫자다. 현재 카카오페이가 2044만명, 네이버페이가 1600만명, 카카오뱅크가 1470만명, 토스가 12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에게도 모니모는 위협적이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삼성의 보험 부문에 카드와 증권까지 결합되고 오픈뱅킹까지 더해지면 은행·보험·카드·증권까지 모든 업무가 가능해진다. 그만큼 은행, 카드, 보험 등 계열사별로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펼쳐왔던 전통 금융권의 금융 플랫폼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간 은행권 금융사들은 은행 앱을 중심으로 카드, 보험 계열사들과 서비스하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취해왔다. 비은행 금융사 최초로 삼성이 통합 앱을 출시하는 만큼, 앞으로 앱 하나로 승부하려는 '슈퍼 원앱' 전략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더딘 보험업계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장을 삼성이 선점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현재 보험업권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한 곳은 교보생명뿐이고, 본허가를 받은 회사도 한화손해보험밖에 없다. 이에 반해 모니모에는 각각 생명보험·손해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모두 참여한다. 여기에 증권과 카드 빅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도 출시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4社 데이터 다 합쳐 시너지 노려
보상포인트 `젤리`는 현금처럼 1등앱 삼성페이 연계땐 폭발력
他금융사 정보 못보는건 한계
핀테크업계에서는 모니모가 향후 삼성페이와 결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두려워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융 앱 1위(작년 7월 기준·가입자 1485만명)다. 당장 모니모와의 통합 계획은 없지만, 향후 몇 년 안에 파괴력은 기존 빅테크업체를 넘어서는 수준이 될 수도 있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삼성 금융 앱의 한계도 있다. 타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다른 금융사 정보를 한데 모아서 볼 수 있지만, 모니모에서는 고객 동의를 받아 삼성 금융계열사 정보만 볼 수 있다.
이 같은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타사 앱과의 차별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리워드 포인트 '젤리'도 통합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 포인트나 삼성화재 포인트를 젤리로 바꿔 삼성증권의 소액 주식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식이다. 또 건강 목표 달성이나 이벤트 참여, 앱 활동으로 젤리를 적립하고 이를 다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모니모와 별도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을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지난 4일 금융감독원에서 암 입원 보험금 미지급 등과 관련해 최종 기관경고 통보를 받았다. 삼성생명이 이를 수용하면 결과서 수령일로부터 1년간 금융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삼성카드 등 자회사도 같은 제한을 받는다.
석 달 안에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신사업 진출은 재판기간 내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늦어지는 기간만큼 핀테크 관련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 금융사들이 통합 앱을 내놓는다 해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없이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등 관련사들이 마이데이터를 서비스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 4월부터 통합 앱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계열사 중 삼성화재가 174억원,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각각 143억원, 74억원을 분담하고 삼성카드는 통합 플랫폼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기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금융당국 제재를 받아들이든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든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 연기가 불가피한 만큼 모니모 앱으로 격차를 최대한 줄인다는 복안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4일부터 행정소송을 제기할지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종합검사 결과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A3면)
용어
마이데이터 : 각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신용(금융)정보를
소비자가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맞춤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도.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2022. 02. 07.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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