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배구선수와 BJ를 죽음으로 몰았나.

사회 「매일경제 - 기자24시 / 2022. 02. 07. 3면」

 

특정인에 대한 악성 댓글이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2007년 가수 겸 배우 유니(본명-허윤)의 자살을 계기로 우리사회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도 '악풀 살인'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지난주 말 악플에 시달렸던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단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남자 프로배구 선수 김인혁 씨와 유튜브·트위치 등에서 활동한 BJ 잼미(본명-조장미)가 사연의 당사자다.

 

2017년 프로팀에 입단한 김씨는 생전에 수려한 외모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수년 동안 화장설, 성형설, 성소수자설 등의 악플에 시달렸다.
지난해 8월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절 괴롭혀 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주세요.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김씨의 죽음은 그가 2020년 구단과의 갈등과 자신을 향한 악플에 극단적인 선택을 단행한
여자 프로배구 선수 고유민 씨와도 절친한 사이였다는 점이 재조명되면서 큰 반향을 남겼다.

 

조씨의 사망 소식은 지난 5일 새벽 그의 트위치 커뮤니티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장미의 삼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작성자는
"장미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며
"장미는 그동안 수많은 악플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고 썼다.

 

악플로 인한 조씨 가족의 비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씨는 2019년 남성 혐오의 의미를 담은 손짓을 했다는 이유로 '에펨코리아' 등 남초 커뮤니티에서 지탄을 받았다.
여성 혐오 성향의 일부 유튜버도 그에 대한 '저격'을 이어가면서 논란은 계속됐다.
조씨는 이듬해 악플 때문에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며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또 방송 댓글 등을 관리하던 그의 어머니가 논란이 일었을 당시 악플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현행법은 악플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과 형법(명예훼손·모욕)을 통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장 높은 처벌 수위는 7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형법은 사람을 살해한 자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3면)

 

 

오피니언부 - 이진한 기자 mystic2j@mk.co.kr]
매일경제 2022. 02. 07. A -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