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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책방(소설/오그 만디노 - 위대한 상인의 비밀

위대한 상인의 비밀 - 제 18 장 마침내 우리의 위대한 상인을 찾은 듯싶으이

by 탄천사랑 2021. 11. 22.

오그 만디노 - 「위대한 상인의 비밀

 

하피드는 쓸쓸한 궁전에서 두루마리를 받게 될 사람을 기다리며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믿음직한 집사인 에라스무스를 벗 삼아 계절의 오고 가는 것을 지켜볼 뿐,
이제는 노쇠하여 그의 정원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 외에 별달리 할 일이 없었다.

 

그는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상업왕국을 해체한 이후로 3년을 더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사막의 동쪽에서 마르고 초라한 낯선 사람이 나타나더니 다마스커스로 들어서서는 길을 따라

곧장 하피드의 궁전으로 향했다.   평소 예의범절의 전형이라고 할 에라스무스는 방문자가
'주인님과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라고 몇 번이나 말하는데도 단호하게 대문을 막고 서 있었다.

 

그 낯선 사내의 행색은 문을 열어줄 만큼 신뢰를 주는 모습이 아니었다,
신발은 낡아 끈으로 묶여 있었고 그의 다리는 찢기고 긁히고 멍든 상처투성이였으며,
몸에는 헐렁하고 다 떨어진 낙타털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그의 긴 머리칼은 뒤엉켜 있었고,  충혈된 두 눈은 마치 속에서부터 타오르고 있는 듯 보였다.

 

에라스무스는 문고리를 단단히 잡고 말하였다.
"무엇 때문에 주인님을 만나려고 하시오?"

그 낯선 사내는 자기 가방을 땅 위에 내려놓고 두 손을 기도하듯 모으고는 에라스무스에게 애원했다.
"제발,  주인님과 말씀 좀 나누게 해 주십시요.
  저는 그를 해치거나 도움을 청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주인께 꼭 여쭐 말이 있어 왔습니다.
  만일 주인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그 즉시 떠나겠습니다."

 

에라스무스는 아직 확신이 안 생긴 듯 천천히 문을 열고는 돌아보지도 않은 채 정원으로 걸어 들어갔고,
방문객은 다소 절룩거리면서 뒤를 쫓았다.
정원에는 하피드가 긴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졸고 있었다.
에라스무스는 그 앞에 잠시 머뭇거렸다.
에라스무스가 헛기침을 하자 히피드는 몸을 뒤적였다.
그가 다시 한번 기침을 하자 하피드는 눈을 떴다.

 

"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  주인님.
  저어, 손님이 왔습니다."   하피드는 잠을 깨고 일어나 앉아 방문자에게 눈을 돌렸다.

낯선 사내는 인사를 하고 말했다.
'어르신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상인이라 불리는 분이십니까?"  하피드는 얼굴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는 그렇게들 불렀소.
  하지만 그 왕관은 이제 더 이상 이 늙은이의 머리 위에는 없다오.
  그런데 나를 찾아온 용건은 무엇이오?" 그 낯선 방문자는 하피드 앞에서 확신에 찬 모습으로 양손을 자신의 거적 옷에 문질렀다.

그는 정원의 부드러운 빛에 눈을 깜박이며 대답했다.

 

"저는 사울이라 하고,  예루살렘에서 제 고향인 타르서스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주인님께 청하옵건대 저의 외모로 저를 평가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광야의 도둑도 아니고 거리의 거지도 아닙니다.
  저는 타르서스의 시민이며 또한 로마의 시민이기도 합니다.
  저는 유대 베냐민 지파의 바리새인입니다.
  비록 천막을 만들어 먹고살지만,  저는 훌륭하신 가마리엘 선생님의 문화생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저를 바울이라 부르지요."  그는 말을 하면서 조금씩 움직거렸다.

 

그때까지 잠에서 덜 깨어난 하피드는 미안한 듯 손님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바울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서 있었다.
"전 오직 어르신만이 줄 수 있는 도움과 인도를 받으러 왔습니다.
  허락하신다면 저의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에라스무스가 낯선 이의 등 뒤에서 강하게 머리를 내저었으나 하피드는 짐짓 못 본 척하였다.
그는 자신의 잠을 깨운 낯선 사람을 천천히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너무 늙어서 댁을 계속 올려다볼 수가 없구려.
  거기 발아래 앉아 얘기하면 내 끝까지 들어드리리다."

 

바울은 자신의 보따리를 한쪽으로 치우고 조용히 말을 기다리는 노인 곁으로 구부리고 앉았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저는 지식을 위한 공부만 너무 오래 한 탓에 진실을 보는 눈이 멀었었습니다.
  저는 예루살렘에서 스테반이라는 선지자가 돌에 맞아 죽은 사건의 공식 증인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우리의 하나님을 모독한 죄로 유대 산헤드린 공회에서 처형당했습니다."

 

하피드는 당황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막았다.
"이 일이 나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되는구려."  바울은 마치 노인을 진정시키려는 듯이 손을 들었다.
"이제 빨리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스테반은 예수라고 불리는 사람의 추종자입니다.
  예수는 스테반의 사건이 있기 약 일 년 전 반역죄로 로마인들에게 붙들려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스테반은 예수가 유대의 선지자들이 예언한 바로 그 메시아이며,
  공회가 로마 군인들과 함께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려고 음모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반역죄는 오직 죽음으로 처벌받아야 했고 그 처형을 저도 지켜보았습니다.
  저 역시 그의 죽음을 마땅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 후에 저는 공회의 대제사장에게 공문을 받고는 광신적 믿음과 젊은 혈기에 차서,
  예수의 추 총자 들을 예수살렘으로 잡아가려고 여기 다마스커스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아까 말씀드렸듯이,  4년 전의 일입니다."

 

에라스무스는 하피드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주인님의 눈빛은 그가 수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원에서는 분수대의 물 떨어지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바울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살기가 등등하여 다마스커스에 거의 다다랐을 때 하늘에서 갑작스러운 섬광이 비췄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저는 물었습니다.
  '주여, 뉘시오니까?' 그러자 그 음성이 대답을 하였습니다.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니라.
   네가 일어나 성으로 들어가라.
  행할 것을 네게 이를 자가 있느리라.'  저는 일어나 동료의 손에 이끌려 다마스커스로 들어왔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분을 추종하는 사람의 집에서 사흘 머무르는 동안 저는 아무것도 먹거나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아나니아라는 사람이 저에게 왔으며 그는 환상 중에 불리어 저에게 오도록 불리어 왔다고 했습니다.
  그가 손을 저의 눈에 올려놓고 안수하자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먹고 마실 수 있게 되었으며 건강도 회복되었습니다." 하피드는 의자 앞으로 몸을 구부리고서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저는 즉시 회당에 나갔는데 예수의 추종자들을 핍박하던 제가 그곳에 나타나자 모두들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저는 설교를 했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분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제 설교에 그들은 혼돈되었습니다.
  저의 설교를 듣고 있던 사람들은  제가 그들을 잡아가려고 속임수를 쓰고 있지 않나 의심도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는 점차 힘을 얻게 되었고,
  예수가 바로 구세주임을 전파하자 다마스커스에 사는 유대인들은 불쾌한 나머지 저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 바람에 저는 담을 넘어 도망쳐 나와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 "이번에는 무슨 말을 하시던가요?"  에라스무스는 자기도 모르게 불쑥 물어보았다.
하피드는 미소를 머금고 에라스무스를 바라보고는 바울에게 계속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음성이 말하길,
  '네가 거의 4년 동안 말씀을 전파했으나 빛을 보여준 사람은 많지 않다.
  하나님의 말씀조차도 사람들애개 팔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도 듣지 않을 것이다.
  내가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통해 말하지 않더냐?
  식초를 가지고는 파리를 잡을 수 없느니라.
  다마스커스로 돌아가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상인이라 불리는 사람을 찾도록 하여라.
  네가 나의 말을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그가 네게 방법을 알러 주리라.'라고 하셨습니다."

 

하피드는 얼른 에라스무스를 쳐다보았다.
말로 묻지는 않았지만 그 늙은 집사도 하피드의 물음이 무엇인지 감지하였다.
이 사람이야말로 히피드가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람이 아닌가?
위대한 상인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바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내게 예수에 대해 말해주구려."
바울은 이제 생기 있고 좀 더 큰 목소리로 예수와 그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고,
둘은 귀 기울여 들었다.

 

.... 마지막으로 그는 그의 이야기에 생동감을 주려는 듯,
옆에 있던 보따리를 풀어 붉은 옷을 한 벌 꺼내고는 하피드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어르신!
  어르신은 지금 예수님께서 세상에 유일하게 남겨 놓으신 물건을 보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분이 갖고 계시던 모든 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자신의 생명까지도 말입니다.
  그의 십자가 밑에서는 로마 군병들이 이 옷을 서로 차지하려고 제비를 뽑았습니다.
  제가 지난번 예루살렘에 갔을 때 이 옷을 손에 넣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썼습니다."

 

.... 하피드는 바울과 에라스무스가 보고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옷을 들어 조심스럽게 빰에 비벼댔다.
하피드는 고개를 저였다.
불가능해.
파트로스의 전성시대에 수천 벌의 옷이 톨라에 의해 만들어졌고,  거대한 파트로스의 판매망을 통해 팔려나갔다.

 

그는 옷을 껴안은 채 목이 멘 소리로 속삭이듯 말하였다.
"에수님의 탄생에 대해 말해주구려."   바울이 말했다.

"예수는 이 세상에 거의 남긴 것 없이 떠나셨지만,
  오실 때는 그보다 더 초라하게 오셨습니다.
  그는 베들레헴의 작은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두 사람의 눈에는 미소 짓는 하피드가 마치 어린아이 같아 보였고,
그의 주름진 빰을 타고 흐르는 하염없는 눈물에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히피드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
"이 아이가 태어나던 곳에
  전에는 누구도 볼 수 없던 밝은 별이 빛나고 있었다고 하지 않던가요?"

 

입을 열었으나 바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하피드는 두 팔을 들어 바울을 끌어안았다.
이번에는 두 사람의 눈물이 함께 범벅이 되었다.

마침내 노인은 일어나 에라스무스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믿음직한 친구여,
  어서 탑으로 올라가서 궤짝을 가지고 오게나.
  마침내 우리의 위대한 상인을 찾은 듯싶으이."   (p126)
이 글은 <위대한 상인의 비밀>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오그 만디노  -  위대한 상인의 비밀

역자 - 홍성태  
문진출판사  - 2002. 10. 25.

 

옮긴이의 글.

이 책의 저자인 오그 만디노(Og Mandino)는 뛰어난 성인동화 집필가이다
영적인 신비로움과 진솔한 표현, 그러면서도 치밀한 구성력을 갖춘
그의 작품들은 젊은 세대가 실제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상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성공>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비밀> 등,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책들을 남기고 1996년 9월에 작고하였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이 책(원제-The Greatest Salesman in the World)은
판매의 비밀을 알려주면서도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교회에서 청년부를 지도해 온 역자로서는 꼭 변역하고 싶었던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의 독자를 기독교인이나 판매업 종사자에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읽고 생활의 지혜로 삼을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역자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꽤 오래전이다.
그동안 내 생활의 지침으로 삼고 있었던 책인데,
어느덧 자라나 청년이 되어가는 우리 아들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어 번역을 시작하였다.

 

비단 우리 아이들 뿐만 아니라 또래의 젊은이들이 성인이 되기전에 마지막으로 읽는 옛날 이야기로서,
가슴에 새겨두는 교훈으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129)

 

- 2000년대에 처음 맞는
  성탄절을 앞두고
  역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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