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가트맨 -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감정코치의 핵심 5단계 / 공감 - 감정코치의 토대
아이가 공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집에서 자란다면?
아이에게 항상 즐겁고, 행복하며, 차분하기를 바라는 집을 상상해 보자.
이런 집에서 슬픔과 분노는 실패를 부르는 조짐이거나 재난을 가져오는 징표로 받아들여진다.
엄마 아빠는 어두운 분위기의 아이와 마주칠 때마다 걱정할 게 뻔하다.
이런 부모는 늘 만족하고 긍정적이며 밝은 면을 보이는 아이를 좋아한다.
반면 불평하거나 나쁜 말을 하는 아이는 싫어한다.
그러면 성장 단계에 있는 아이는 부모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나쁜 감정은 나쁜 아이를 나타내는 징표가 되니까
부모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아이는 최선을 다해 항상 기분이 좋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인생에 있어서 행복 전선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어린 동생이 방에 들어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만화책을 찢어 놓았다.
학교에서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곤경에 처한다.
가장 친한 친구 때문에 죄를 뒤집어쓰고, 과학경진대회에서는 참가할 때마다 떨어진다.
그렇게 집에 오니 엄마 아빠가 몇 달 동안 손꼽아 기다리던 가족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결국 지루하게 차 안에서 지내야 하는 여행에 불과했지만,
엄마의 숨 넘어가는 소리로 '멋있어!'를 연신 외쳐대는 것을 들으면서,
'매력적인 유적지'에 대해 쉼 없이 이야기하는 아버지의 역사 수업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 중 어떤 것 때문에도 신경질을 내서는 안 된다.
만약 어린 동생에게 '얄미운 계집애!'라고 하면 엄마는 야단을 친다.
학교에서 있었던 억울한 일을 얘기하면 아버지는
"네가 선생님을 화나게 할 만한 짓을 했으니까 그랬겠지"라고 대꾸한다.
과학경진대회에서 떨어진 것은 어떤가?
'됐어! 넌 소질이 없나 보다'로 끝난다.
그렇다면 가족 여행은?
"너희들을 거기로 데려가려고 엄마랑 아빠가 돈을 얼마나 썼는지 알아?"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어떻게 하면 엄마가 입을 다무는지의 방법을 터득한다.
학교에서 문제가 있어도 그저 자기 방에 들어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지낸다.
엄마 아빠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없으면 된다.
저녁 식사 시간, 아버지가 묻는다.
"오늘 학교에서 잘 지냈니?"
"네, 그냥 잘 지냈어요"
"좋아, 좋아! 거기 소금 좀 다오"
이렇게 가식적인 집에서 자란다면 아이는 무엇을 배울까?
우선, 아이는 부모가 싫어하는 부정적이고 위험한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부모와 전혀 닮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자신은 부모와 달리 부정적 감정이 들기 때문에 문제아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슬픔은 옥에 티와 같다.
화는 가족들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두려움은 가족의 발전에 장애물이다.
'만약 내가 없고 내 감정이 없다면 다른 가족들의 세계는 완벽할 거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가족과 진정한 내면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함을 깨닫는다.
그로 인해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나 아이는 기분이 좋은 것처럼 가장하는 한
모든 사람이 별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다는 것도 깨닫는다.
물론 이런 생각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특히 아이가 나이를 더 먹고 인생이 때로는 힘겹다는 증거가 눈앞에 쌓여 가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슬프고 힘든 일에 부정적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여기다 보니
아이는 감정을 숨기는 데 능숙해진다.
아니 그보다 더욱 능숙하게, 감정 자체를 느끼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한다.
갈등, 화, 고통이 수반되는 상황을 회피하는 법을 터득한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는 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
우리는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릴 만한 기분전환 거리를 찾을 수 있다.
때로는 먹는 것으로 불편한 감정을 떨쳐 버릴 수도 있다.
TV와 비디오 게임은 고민을 잊게 만드는 좋은 도구다.
게다가 몇 년만 참으면 아이가 진정한 오락거리에 손을 댈 수 있는 충분한 나이가 된다.
하지만 당분간은 최선을 다해서 행복 전선을 밀고 나가면서 가족들을 만족시키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상황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만약 유쾌함을 목표로 하기보다
공감대에 바탕을 둔 이해가 첫 번째 목표인 가정에서 성장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부모가 참으로 진실을 알고 싶어서 '오늘 기분이 어떻니?'라고 묻는다고 상상해 보라
매번 가식적으로 '괜찮아요'라고 대답할 필요가 없다.
"오늘은 정말 힘들었어요"
"아주 기분이 나빴어요"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부모가 나의 말을 듣고 나의 마음을 받아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는 조급하게 결론짓지도 않을 것이고,
모든 문제가 자신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큰 재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부모는 어떤 말이라도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만약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 말다툼을 했다고 얘기하면,
엄마는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그래서 아이의 기분은 어떤지,
그리고 해결책을 찾는 데 엄마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등을 묻는다.
만약 아이가 선생님을 오해하고 있다면,
부모는 무조건 교사 편을 들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나서
진실을 말한다는 믿음이 있을 때 아이를 신뢰할 것이다.
만약 과학경진대회에 나가서 떨어졌다면
아버지도 어렸을 때 그런 적이 있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애지중지하는 만화책을 어린 여동생이 찢었다면, 엄마는 아이에게
"네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엄마는 잘 알아.
네가 저 책을 아주 좋아하잖아. 몇 년 동안 아낀 책이니까"라고 말해 줄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외로움과 절망감을 느끼지 않는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부모가 자기 곁에 있을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에게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 이 글은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21.10.23. 20211022-1625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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