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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아프니까 청춘이다/너라는 꽃이 피는 계절

by 탄천사랑 2021. 9. 4.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매화, 벚꽃, 해바라기, 국화, 동백...,
"자, 위에 등장한 꽃 중에서 그대는 어떤 꽃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가장 좋아하는가'가 아니라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가'다.
"참 어리석은 질문이네.  계절 따라 피는 꽃은 저마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는데,

 무엇이 가장 훌륭하냐고?  이건 말이 안 되는 질문이야!" 이렇게 생각했다면,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가장 훌륭한 꽃은 없다.
저마다 훌륭하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 제가 피어날 철에 만개하는 것이다.

문제는,

꽃에 대해서는 그렇게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으면서 자기 인생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청춘들은 대부분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늦가을 아름다운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 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띄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
하지만 '일찍' 꽃을 피웠다는 이유만으로 매화가 세상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가?
가장 훌륭한가?  그렇지 않다.

 

매화 꽃잎이 다 지고 난 5월에 만개하는 장미는 어느 꽃보다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하지만 장미가 마음이 급해 3월에 피고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
춘삼월 찬이슬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

 

개나리는 개나리대로,  동백은 동백대로,  자기가 피어야 하는 계절이 따로 있다.
꽃들도 저렇게 만개의 시기를 잘 알고 있는데,
왜 그대들은 하나같이 초봄에 피어나지 못해 안달인가?

 

그대,  좌절했는가?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 마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소년등과(少年登科)라는 말이 있다.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일찍 출세했으니 다들 부러워했을 것이고,  예로부터 최고의 경지로 높이 받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옛사람들은 인간의 세 가지 불행 중 첫 번째로 소년등과를 꼽았다.
(註 : 나머지 두 가지는 아버지 덕으로 좋은 벼슬에 이르는 것과, 재주가 좋은데 글까지 잘 쓰는 것이다.
        <정민의 세설신어>, 조선일보 2010. 08. 26. A 30면)

 

'소년등과 일불행(少年登科一不幸)이라 하여 '소년등과 하면 불행이 크다'거나
'소년등과 부득호사(少年登科 不得好死)라 하여 '소년등과 한 사람 치고 좋게 죽은 사람이 없다'는 말도 있다.

 

이상하지 않는가?
일찍 출세하는 것이 인간의 3대 불행 중의 하나라니 말이다.
'좋게 죽지 못할 것이다'라는 단언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왜 그럴까?
왜 일찍 출세하면 불행해지는 것일까?

 

너무 일찍 출세하면 나태해지고 오만해지기 쉽다.
나태하므로 더 이상의 발전이 없고,  오만하므로 적이 많아진다.
그러니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고,  종국에는 이른 출세가 불행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선인(先人)들은 수많은 사례를 경험한 끝에 이런 격언을 만들게 됐을 것이다.

 

선생으로서 내가 제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일찍' 출세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성공하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크고 작은 굴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생을 마감하면서 '내 가장 큰 성취는 이것이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지,
'그래도 내가 20대 후반에는 남보다 훨씬 잘 나갔다'라고 자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청춘들이 소년등과를 부러워하고,
잠정적인 실패에 좌절하며,  잠깐의 뒤처짐에 열등감을 느낀다.
그러지 말라.
그대의 전성기는 아직 멀리 있다. (p35)

 

....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다.
마지막에 어떤 꿈을 이룰 수 있느냐다.

 

.... 그대,  좌절했는가?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 마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p40)

 


김난도  / 아프니까 청춘이다
쌤앤파커스  / 201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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