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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제8/9장 서구의 도래. 화성에서 온 사람들

by 탄천사랑 2021. 8. 22.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오만한 말을 타고 왕처럼 날으며 온갖 것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자들
새들도 날아다닌다는 것을 그들은 깨닫지 못하는가?  -타시 랍기아스, 여행자들에 화가 나서, 1980년


라다크는 아시아의 주요 교역 통로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문화의 영향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변화의 속도가 느려서 내부로부터의 적응을 허용했다.
외부로부터의 영향은 라다크 문화 속에 서서히 통합되었다.

 

그러나 근년에 외부로부터의 힘은 라다크 사람들에게 눈사태처럼 쏟아져내려 거대하고 빠른 붕괴를 초래했다.
1962년부터 이 지역을 파키스탄과 중국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라다크에 와 있는 인도군대가
이미 이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변화의 과정은 인도정부가 그 지역을 관광객에게 개방한 1974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라다크를 지도상에서 확실하게 인도의 영토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었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이 지역을 개발하려는 일치된 노력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개발은 주로 레와 그 인접한 주변에만 집중되어왔다.

인구의 약 70퍼 센트는 아직도 대체로 전통적으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화가 초래한 심리적인 충격은 전 지역에서 느낄 수 있다.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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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에서 카메라, 사탕과자, 펜으로 무장한 여행자 무리가 실제로 마을을 공격하다시피 하는 것을 보았다.

초록, 빨강, 파랑으로 현란하게 차려 입은 그들이 순진한 사람들의 얼굴에 한마디 말도 없이

카메라를 들이대고는 또 다음 번 피해자를 향해 가는 것이었다.   -분노한 여행자, 1990년

 

내가 다와를 만났을 때 그는 열다섯살이었고 아직 고향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오기 시작했을 때 그는 안내원이 되었다.
그는 당나귀와 노새에 짐을 싣고 도보여행 안내를 했다.
나는 몇년간 그의 소식을 몰랐는데 그가 관광안내업을 시작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라다크에서 처음으로 그런 일을 시작한 사람 중에 든 것이다.
그리고는 어느날 시장에서 금속제 선글래스, 미국의 록 악단을 광고하는 티셔츠,
착 달라붙은 청바지, 농구화로 최신 유행 차림을 한 젊은이와 마주쳤다.   그것이 다와였다.

 

"못 알아볼 뻔했다"라고 나는 라다크 말로 말했다.
"좀 변했지요?"   그는 자랑스럽게 영어로 말했다.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우글거리는 식당으로 갔다.
다와는 고집스럽게 영어로 말을 했다.

"이제 제가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거 아시죠?
  사업 잘돼요.
 손님이 많고 돈도 많이 벌어요
 지금은 레에 방을 갖고 있어요."
"너를 통 볼 수 없어서 놀랐어."
"여기에 있는 일은 별로 없어요.
 스리나가르에서 제가 직접 손님을 모아서 트레킹을 하거나 승원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대부분 보내죠."
"이런 생활이 좋아?"
"좋아요.
 관광객들은 대개 진짜 VIP예요!
 하루종일 빈둥거리기나 하는 라다크 사람들과는 달라요."   그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뉴욕에서 온 외과의사가 이걸 줬어요"   그는 새 배낭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을에는 자주 돌아가?"
"두어달에 한번씩 가요.  쌀하고 설탕을 갖다주려 고요.
  그런데 늘 추수일 거들러 오라고 해요"
"돌아가면 어떤 기분이 드는데?"
"지루하지요.   거기는 너무나 뒤떨어졌어요!
 전기도 없고,  할머니는 전기 들어오는 걸 바라지도 않으셔요.”
"할머니는 예전대로가 좋으신가 보지."
"그러고 싶으시다면 옛날에 매달려 있으시라지요.
  그렇지만 라다크는 변할 거예요.   밭에서 일하는 거 그만하면 오래 했어요.
  이제 그렇게 힘들 게 일하고 싶지 않아요.”
"라다크 사람들은 하루종일 그저 빈둥거린다고 말한 것 같은데."
"내 말은 그들이 앞서 나갈 줄을 모른다는 말이 에요."

 

다와는 야단스럽게 주머니에서 말보로 담배갑을 꺼냈다.
내가 피우지 않겠다고 하자 그는 한대 피워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로 몸을 기울였다.

"오늘 아침에 여자친구와 싸웠어요.
  당신을 만났을 때 그 애를 찾고 있었어요.”
"그래!  여자친구가 누구지?"
"아직 여자친구라고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홀랜드에서 온 애예요.
  내 관광팀에 있었는데 나와 함께 지내려고 여기 눌러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여기가 싫대요.
  집에 가고 싶어해요.   나보고 같이 가서 홀랜드에 가서 살자는 거예요.”
"그렇게 할 거야?"   내가 물었다.
"가족들을 두고 갈 수는 없어요.   내가 버는 돈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 애는 그걸 이해 못해요.”  (p113)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역자 / 김종철 / 김태언
녹색평론사 / 1996. 0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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