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바로 이런 이유로, 그녀에게는
자기 자신이 (누구나 그렇듯, 행복해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
되는 데 써야 할 힘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타인들, 그들을 이해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지!
그들은 예측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고,
그들 자신이 만든 방어막 속에 갇혀 그녀처럼 모든 것에 무관심했다.
좀 더 삶에 개방적인 누군가를 만나면, 그들은 그 사람을 즉각 거부하거나,
열등하고 '순진한' 사람으로 매도하여 상처를 입혔다.
좋다. 그녀가 고집과 결단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치자.
그런 그녀가 지금 도달한 곳은?
공허. 완전한 고독. 빌레트. 죽음의 앙티샹브르 (불어로 '대기실'이라는 뜻)
자살 기도에 대한 후회가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베로니카는 이번에도 그것을 단호히 뿌리쳤다.
그녀는 지금, 이제껏 스스로에게 용납하지 않았던 감정,
즉 증오를 몸서리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p87)
--
"...
상태가 호전되어 환자가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어.
중요한 것은 환경이야."
"자기만의 현실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현실이란 게 도대체 뭐죠?" 베로니카가 물었다.
"그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거라고 여기는 거야.
반드시 최선의 것이나 가장 논리적인 것이어야 하는 건 아냐.
집단적인 욕망에 딱 들어맞으면 되는 거지.
내가 지금 목에 매고 있는 게 뭐지?"
"넥타이요"
"그래. 넥타이야!
네 대답은 논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상적인 사람의 대답이지.
하지만 미친 사람은, 복잡한 방식으로 매달려 있는,
우스꽝스럽고 아무 쓰잘 데 없는 알록달록한 천조각이라고 말할 거야.
숨쉬기 어렵게 만들고 머리의 움직임을 방해할 테니,
정신을 딴 데 팔며 환풍기 곁을 지나가다가
이 조그만 천조각 때문에 질식해 죽을 수도 있다고 말야.
...
중요한 건 옳은 답이 아니라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답이니까."
"내가 그 알록달록한 천조각에 알맞는 이름을 댔기 때문에
내가 미치지 않았다고 결론지으셨군요."
"그래, 넌 미치지 않았어." (p112)
--
마리아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것 같았다.
"비판은 나중을 위해 남겨둬."
"노력해보죠. 하지만 나에게 남은 건 현재뿐이에요. 그것도 아주 짧을 것 같은."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야. 현재는 언제나 아주 짧지.
무언가를 잔뜩 쌓아놓은 과거와 앞으로도 계속 쌓아갈 미래를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야.
현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마스터베이션은 자주 해?"
진정제가 의식을 흩뜨리고는 있었지만,
베로니카는 자신이 빌레트에 와서 처음으로 들은 말을 기억해냈다.
"빌레트에 실려와 인공호홉기로 생명을 겨우 부지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한테 '마스터베이션 해줄까?'라고 묻는 걸 분명히 들었어요.
그게 뭘 뜻하는 거죠?
왜 여기서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런 것들을 생각하죠?"
"여기나 바깥이나 다 마찬가지지.
여기서는 그걸 감출 필요가 없다는 것만 빼놓고는."
"나에게 그 질문을 한 게 바로 당신이었나요?"
"아니, 하지만
난 네가 너의 쾌락이 어떤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는지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해.
그래야 다음 기회에 네가 너의 파트너를 거기까지 이끌 수 있을 거야.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지만 말고 말이야.
너에게 살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하더라도,
네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내 파트너가 피아노 치기만을 기다리는 그 정신분열증 환자라면요."
"그래. 잘생긴 청년이지."
전장을 입은 사내가 조용히 해달라고 해서 둘의 대화는 중단되었다. (p127)
...
"여러분들도 이처럼 되어야 합니다.
미친 사람이 되세요. 하지만 정상인들처럼 행동하세요.
남들과 다르다는 위험을 감수하세요.
하지만 주의를 끌지 않고 그렇게 하는 법을 배우세요
....
진정한 자아라는 게 도대체 뭐죠?" 베로니카가 그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
모두가 그 말을 알고 있었겠지만 그녀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사람들이 당신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죠."
베로니카는 시키는 대로 해보기로,
그녀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최대한 집중해보기로 작정했다.
빌레트에 머무는 동안, 그녀는 그토록 강렬하게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들
(증오, 사랑, 살고자 하는 욕망, 두려움, 호기심)을 경험했다.
아마 마리아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진짜 오르가즘을 느껴보았던 것일까.
아니면 남자들이 그녀를 이끌어가려 했던 바로 그곳까지만 갔던 것일까? (p129)
--
베로니카는 자러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에뒤아르가 여전히 피아노 곁에 서 있었다.
"나 피곤해. 에뒤아르, 좀 자고 싶어."
그녀는 할 수만 있다면,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그를 위해 연주를 계속하고 싶었다.
마취 상태에 빠진 그의 기억에서 그가 알고 있던 모든 소나타,
모든 레퀴엠, 모든 아다지오를 끄집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피로를 더 이상 견뎌내지 못했다.
.....
에뒤아르는 이상적인 사내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교양이 풍부한 그는 흥미롭지 못한 세계를 파괴하고
그것을 새로운 색깔, 이야기, 인물 들로 채워 자신의 머릿속에서 재창조했다.
그 새로운 세계에는 여자 하나, 피아노 한 대,
그리고 점점 배가 불려 오는 달 하나가 포함되어 있었다.
"난 이제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너에게 줄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몇 곡의 음악뿐이야.
하지만 난 네가 나 자신이라고 믿었던 것 그 이상의 존재야.
이제 겨우 깨닫기 시작한 다른 '나'들을 너와 함께 나누고 싶어."
그가 자신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에뒤아르가 미소를 지었다. 알아들은 걸까?
베로니카는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다.
연애 지침서에 따르면, 사랑은 그렇게 대놓고 고백하는 게 아니었다.
특히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남자에게는 , 하지만 그녀는 계속했다
잃을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에뒤아르. 넌 이 땅에서 내가 사랑해도 좋은 유일한 남자야.
내가 죽어도 넌 날 그리워하지 않을 테니까.
정신분열증 환자가 뭘 느끼는지 난 몰라. 하지만 분명한 건,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없어진다고 해서 상심하지는 않을 거란 거지
아마 처음에는,
밤마다 들려오던 피아노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조금은 이상하다고 여기겠지.
하지만 달이 뜨면 다른 누군가가 또 소나타를 치고 싶어할 거야.
특히 모두가 '뤼나티크' 인 정신병원에서는 말이야." (뤼나티크(lunatique) :
달의 영향으로 정신이상이 된 사람. 달이 뜨면 몽환에 빠지는 사람)
....
바깥 정원을 서성이는 마리아가 눈에 띄자. 베로니카는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자기 앞에 서 있는 청년을 다시 쳐다보았다.
베로니카는 스웨터를 벗어단지고 에뒤아르에게로 다가갔다.
그녀가 뭔가를 해야만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마리아는 추위를 오래 견디지 못하고 곧 들어올 것이었다.
그가 흠칫 물러섰다. 그의 눈은 전혀 다른 것을 묻고 있었다.
그녀는 언제쯤 피아노로 돌아가 앉을까?
그녀는 언제쯤 또 한 곡을 연주해, 수많은 세대에게 감동을 주는 명곡을 남긴
그 미치광이 작곡가들의 색깔, 고통, 괴로움, 기쁨 들로 자신의 영혼을 채워줄까?
"바깥에 있는 저 여자가 나에게 말했어.
'마스터베이션을 해봐, 가고 싶은 데까지 가보라구.'
내가 항상 가보았던 그곳보다 더 먼 곳까지 갈 수 있을까?"
그녀는 에뒤아르의 손을 잡아 소파로 데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고집스레 피아노 옆에 서 있으려 했다.
그녀가 다시 연주하기를 끈질기게 기다리며.
베로니카는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에게는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어느새 떠올랐다.
그녀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그녀로 하여금 항상 제한된 삶을 살게 만들었던
두려움과 편견은 키워 무엇에 쓰겠는가?
그녀는 윗옷과 바지, 브래지어, 팬티를 차례로 벗어던지고
벌거벗은 채 에뒤아르 앞에 섰다.
그가 웃었다. 무엇 때문에 웃는지는 몰랐지만 그녀는 그가 웃는 것을 확실히 보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음부에 갔다 댔다.
그의 손은 꼼짝도 않고 그대로 있었다.
베로니카는 생각했던 것을 포기하고 그의 손을 치웠다.
에뒤아르에게는 육체적 접촉 이상으로 그녀를 흥분시키는 뭔가가 있었다.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는 아무런 한계가 없다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언제 건 들어올 수 있는 마리아를 빼놓고는, 모두들 자고 있었다.
베로니카의 피가 빨리 흐르기 시작했다.
옷을 벗으면서 느꼈던 한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들은 마주 보고 서 있었다.
그녀는 벌거벗은 체로, 그는 옷을 다 입은 체로.
베로니카는 자신의 성기에 손을 갖다 대고는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미 혼자서 혹은 파트너와 함께 자위를 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남자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아무런 관심도 나타내지 않는 그 같은 상황에서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흥분하고 있었다. 아주 자극적인 흥분이었다.
서서, 다리를 벌린 채,
베로니카는 자신의 성기, 자신의 젖가슴, 자신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몸에 빠져들고 있었다.
에뒤아르를 자기 세계 밖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부모나 친구, 조상 들이 들었으면 외설스럽다고 했을,
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던 말들을 지껄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오르가즘이 왔다.
참을 수 없는 쾌감이었지만, 울부짖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에뒤아르는 시선을 돌리지 않고 계속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 새로운 광채가 피어올랐다. 그도 조금은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것이 그녀의 몸에서 발산되는 에너지, 열기, 땀, 냄새에 보이는 반응이라 할지라도
베로니카는 아직 만족할 수 없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또다시 자위를 했다.
그녀는 여태껏 그녀에게 금지되었던 모든 것을 상상하고 실현함으로써
그 쾌락으로 죽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그녀는 남자에게 자신을 만져달라고,
굴복시켜달라고, 그가 하고 싶은 것이면 뭐든지 해달라고 애원했다.
제드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하고 그녀는 갈망했다.
여자의 몸을 속속들이 아는 여자가 어떤 남자보다도 더 능숙하게
다른 여자를 애무할 줄 알 테니까.
여전히 서 있는 그 남자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그녀는 자신이 뭔가에 씌었다고 느꼈고,
그가 자신에게 해주길 원하는 것들을 상스런 말들로 묘사했다.
첫 번째보다 더 격렬한,
마치 그녀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이 폭발해버릴 것 같은 오르가즘이 다시 찾아왔다.
아침에 있었던 심장 발작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건 이제 조금도 중요치 않았다.
쾌락의 폭발 속에서 죽어가리라.
그녀는 자신의 얼굴 바로 앞에 있는 에뒤아르의 성기를 만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을 망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
마리아가 말했던 것처럼, 그녀는 멀리, 아주 멀리까지 갔다.
그녀는 여왕이자 노예인, 지배자이자 피지배자인 자신을 상상했다.
환상 속에서 그녀는 백인, 흑인, 황인. 동성애자, 거지 들과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는 그들 모두의 것이었고, 그들은 그녀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한 번, 두 번, 세 번, 연속적으로 오르가즘을 느꼈다.
그녀는 결코 상상해본 적 없는 모든 것을 상상했다.
가장 천박한 것에, 가장 고결한 것에 자신을 내던졌다.
마침내,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그녀는 쾌감 때문에,
연이어 오는 오르가즘의 고통 때문에, 정신의 문들을 통해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온
모든 남자 여자 들 때문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져 가만히 있었다. 땀에 흠뻑 젖은 체,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그녀는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비밀스러운 욕망들을 자기 자신에게
감추고 있었다. 이제 그녀에게는 어떤 대답도 필요치 않았다.
자기 자신을 내던져버리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조금씩 세상이 자기 자리를 되찾기 시작했다. 베로니카는 일어났다.
에뤼아르는 그 사이 줄곧 꼼짝도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뭔가 변한 것 같았다.
그의 눈에는 애정이, 아주 인간적인 애정이 담겨 있었다.
'어디서나, 정신분열증 환자의 눈에서도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야.'
방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후에야 그녀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
마리아였다.
그녀가 언제 들어왔는지, 무얼 보고 들었는지 베로니카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부끄럽지도 두렵지도 않았다. 단지 아주 가까운 사람을 쳐다보듯,
그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마리아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말했던 걸 했어요, 아주 먼 곳까지 갔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마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168)
......
"왜 전애는 내가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요?"
"그는 네가 또 한 곡 연주해주기를 원하고 있어.
그에겐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에뒤아르를 바라보며 마리아가 말했다.
"치겠어요. 그전에 대답해주세요. 왜 전에는 내가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요?
내가 자유롭다면, 원하는모든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
나는 왜 항상 금지된 상황들은 상상하지 못했을까요?"
"금지되었다고? 잘 들어 난 변호사였기 때문에 법을 잘 알아.
난 또한 카톨릭 신자였기 때문에 성경의 모든 구절들을 다 외우고 있지.
도대체 넌 무슨 의미로 '금지되었다'는 말을 쓰는거야?"
마리아는 그녀에게 다가가 스웨터 입는 것을 거들었다.
"날 똑바로 쳐다봐. 그리고 지금 내가 말하는 걸 절대 잊지 마.
금지된 것은 단 두 가지밖에 없어.
하나는 인간의 법이, 다른 하나는 하늘의 법이 금지하는 거야.
절대 누군가에게 성관계를 강요하지 말 것, 강간으로 간주되니까.
그리고 절대 어린 아이와 관계를 갖지 말 것, 가장 큰 죄악이니까.
그 두 가지민 빼놓고는 ,
넌 자유로워, 항상 너와 똑같은 것을 욕망하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야."
마리아는 곧 죽을 사람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가르쳐줄 만한 인내심이 없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베로니카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에뒤아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베로니카는 그녀 앞에 가만히 서서
혐오감도 두려움도 없이 그녀가 벌이는 미친 짓을 바라봄으로써,
그녀에게 엄청난 쾌감을 선사한 그에게 보상을 해야 했다.
그녀는 피아노 앞에 앉아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그녀의 영혼은 가벼웠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조차도 더이상 그녀를 괴롭힐 수 없었다.
그녀는 방금 전, 자기 자신에게 이제껏 숨겨왔던 것을 경험했다.
그녀는 동정녀와 창녀의, 노에와 여왕의(여왕보다는 노예의) 쾌락을 맛보았다.
그날 밤, 마치 기적처럼,
그녀가 알고 있던 모든 노래들이 하나하나 그녀의 기억 속에 떠올랐다.
그녀가 누린 만큼의 쾌락을
에뤼아르도 맛볼 수 있도록 그녀는 밤새 피아노를 쳤다. (P170)
파울로 코엘료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역자 / 이상해
문학동네 / 2001. 0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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