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정 - 쿡쿡 (누들로드PD의 세계 최고 요리학교 르코르동 블뢰 생존기)」
[230121-152857]
한겨레 기사를 보고 읽게 된 책.
“지구 상 6000개였던 언어가 지금 500여 개도 안 남았다고 하잖아요.
요리도 마찬가지 운명 같아요.
식문화는 인류가 자연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살아남은 지혜의 총체죠.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라지고 있는데 안타깝죠.
그 안에 우리가 처한 먹을거리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도 있죠.”
☞ 원문보기 : www.hani.co.kr/arti/culture/entertainment/568153.html
레스토랑에서야
셰프가 차려준 식사를 먹는 손님 노릇만 하면 되지만 삶에서는 나 자신이 셰프가 된다.
주어진 삶의 시간 동안 내가 어떤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의 질과 품격이 판가름 난다.
물론 요리를 하다가 망치면 또다시 할 수 있듯이 직업을 바꿀 수도 있고,
결혼했다가 이혼을 할 수도 있고 사업을 벌였다가 말아먹고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 시계는 그 사이에도 사정없이 똑딱똑딱 흘러간다.
두렵고 초조하기 때문에,
내 식으로 하다가 망치면 나만 혼자 뒤처질 거라는 공포 때문에
나만의 창의적인 레시피를 시도해 볼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이유도 따지지 않고,
내가 마지막에 완성할 요리가 무엇이 될 것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옆의 사람이 당근을 썰면 나도 당근을 썰고, 고기를 다지면 나도 열심히 고기를 다진다.
대학도,
직업도,
결혼도,
노후도 남들 하는 레시피대로 그냥 똑같은 접시에 똑같은 음식을 만들다 끝이 난다.
나는 그게 싫었다.
내 밥상은,
내 인생만은 나만의 레시피에 따라 요리하고 싶었다. - p9 -
이욱정 / 쿡쿡 (누들로드PD의 세계 최고 요리학교 르코르동 블뢰 생존기)
문학동네 / 201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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