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영화관을 찾지만 사실은 영화관에서도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영화 속에도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탈출하고자 하는 세계를 영화에서 다시 보게 되는 셈이랄까요."
우리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종종 도피를 시도한다.
누군가처럼 하루 아침에 평생 동안 공들여 쌓아온 삶을 버리고,
갑자기 파리 행 비행기 표를 사기도 하는 것이다.
한 시간 동안 카페에 앉아 홍차를 마셨다.
창밖을 내다보니 여전히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고, 체크인 시간까지는 아직 다섯 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나는 다시<파리스코프>지를 펼쳤다.
매일 아침 9시에 영화를 시작하는 복합상영관이 레잘 부근에 있었다는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카페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달려갔다.
거기서 레잘까지는 두 정거장이었다. - p9 -
마지트에게는 지을 수 없는 상처와 슬픔이 있다.
그렇다.
사람에게는 절대로 치유될 수 없는 비극이 있다.
다만 슬픔을 떠 안는 채 적당히 적응하면서 살아갈 뿐이리라.
그러면서 차츰 상실감을 품고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리라. - p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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