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life 제644호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 공감하다.

「Citylife 제644호-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 공감하다」

[200920-175531] 

 

 

낮은 곳에서 임하는 용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어와 언어 사이에는, 사업과 사업 사이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는 중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협의와 토론과 결론이 필요하다.  그렇게 합의가 될 경우 문제될 게 없지만 결론을 내

리지 못할 경우 ‘법대로 하자’라며 법률에 의존하게 된다. 여기부터 뜻밖에 돈 싸움이 시작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법은 극명한 넘사벽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은 변호사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운

동단체이다.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법 다툼에 직면했을 때 무료 변론의 기회를 모

색할 수 있는 단체다. 그래서 시민의 참여, 구체적으로 후원과 펀딩이 필요한 단체인 것이다.   

글 이영근(IT라이프스타이러)  사진 스토리펀딩   공감 홈페이지 스크린샷

 

 

‘공감’ 은 2003년 12월 ‘아름다운 재단’에서 사업연수원에 ‘공익변호사 모집공고’를 내면서 세상에 등장했

다. 당시 모집 공고에 첨부된 캐치프레이즈는 ‘낮은 곳에 임하는 용기로 소외된 희망을 되살린다’였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연수생들에게 이 공고문은 ‘고민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분명한 가치는 보이지만 ‘고

난의 길’ 또한 예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4인의 사법연수원 수료생이 참여했고 그때 만들어진 이

름이 ‘공감’이다. 공감 변호사 4인의 가치 있는 고생도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들의 첫 작업은 ‘공익 단체 파견’. 변호사 사무실에서 공익 단체를 들락거리며 그들의 문제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해당 공익 단체에 상근하며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 단체에서 필요로 하는 법률적 지원을

하는 것이었다.

출발선에 선 4인의 변호사 중 한 사람인 염형국 변호사는 ‘장애인단체’에 출근하며 일을 했다. 그가 스토

리펀딩에 올린 자신의 글, ‘내가 15년째 공익변호사로 사는 이유’를 보자.

‘장애인법에 대해서도, 장애인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장애인단체에 파견되어 활동을 시작하

였습니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기 때문에 집회에 쫓아다녔고, 만들어 드시는 점심도 같이 먹고, 뒤풀이에

도 꼬박꼬박 나가서 그분들과 친해지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매일매일이 새롭고 진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연수원을 막 수료한 탓에 법률지식이 짧았지만, 법률상담도

하고, 의견서도 작성하고, 소장과 고발장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급기야는 입법안도 만들었습니다.’

이 짧은 문장을 읽어보면  ‘공감’의 변호사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무엇을 배우며 어떻게 법률과 현장을 비

벼내며, 결국 제도화의 근간이 될 ‘입법안’까지 도달해 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들은 인권사각지대에

서 고통받던 적지 않은 장애인들의 사회 복귀를 도왔다.

김수영  변호사는 아파트 경비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의 현장을 개선하기 위한 법률적,  사회적

제도 장치에 힘을 쏟고 있다. 황필규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때인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일년 동안 ‘피해

가족 조직 운영’,  ‘피해가족 간 관계 유지’, ‘정부, 국회와의 협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배상

보상 및 성금 관련 원칙’, ‘국제교류와 협력’ 등 피해자 가족의 법률적 자문역을 했다.

 

또한 윤지영, 차혜령, 박영아, 장서연, 박영아, 김지림, 김수영, 염형국, 황필규 변호사 등 공감에서 활동

하는 모든 변호사들은 사회에서 소외 당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그들의 현장에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하는 한편 법률, 제도 구축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법률 소외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펀딩 참여는 스토리펀딩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고, 정기 후원은 공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9월25일까지 단기 프로젝트를 통해 일시적 후원도 할 수 있다.     - p14 -

 

 

블로그 : http://withgonggam.tistory.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44호 (18.09.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