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 - 모든 요일의 여행」
매일 그곳에서도 해는 뜨고 졌을 텐데
그곳의 해라고 다르진 않았을 텐데 해가 뜨면 아침이라는 사실에,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을 냈다.
해가 지면 집에 갈 생각에, 매일 반복되는 그 생각에 집착했다.
같은 해가 이곳에도 뜨고 진다.
나는 넋을 잃고 풍경 저 끝에서 이 끝까지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닌다.
마치 해 지는 걸 처음 본 사람처럼.
그곳과 이 곳은 다른 해가 아닌데 그곳과 이 곳에서의 내가 너무나도 달라 해도 달도 별도 다르게만 보인다.
그곳에서도 잠깐이라도 여행자로 살 수 있다면,
퇴근길 1분이라도 출근길 1분이라도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 잠깐이라도 행복한 내가 될 수 있다면. - p138 -
- 김민철의 '모든 요일의 여행 중'에서
[t-16.11.16. 20211107-1517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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