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윅 스튜디오: 세상을 변화시키는 발상` 展…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토마스 헤더윅’
거대한 수레바퀴가 해체되며 물 위에 다리를 놓고(<롤링 브릿지>),
25만 개의 씨앗이 담긴 투명 막대(<영국관>)가 미술관을 찌를 듯 튀어나와 있다.
50년 만에 빨간색 런던 버스를 모던하게 바꿔놓고,
현재는 실리콘밸리의 구글 신사옥, 런던 가든 브릿지를 만들고 있는
‘우리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토마스 헤더윅과 그의 친구들 솜씨다.
가구와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도시 설계에 이르기까지 21년 동안의 활동이
<헤더윅 스튜디오: 세상을 변화시키는 발상
(New British Inventors: Inside Heatherwick Studio)> 전을 통해 펼쳐진다.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
1970년 영국 출생. 2004년 왕립 산업 디자이너 최연소 수여, 2010년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루베트킨상,
런던 디자인 메달, 2013년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 수여.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작품들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영국의 대표 디자이너로 미적 기준 혹은 기능성만을 중시하는 기존의 학문적인 디자인 양식들을
답습하는 대신, 독특한 예술적 접근 방식과 디자인적 사고로 전 세계에서 많은 이색 프로젝트를 진행해
‘현시대 최고의 디자이너’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구글 새 사옥 건설 중인 헤더윅 스튜디오
25만 개의 씨앗을 담은 6만6000개의 투명 막대는 관람객들에게 ‘이세계((異世界)’로 가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2010 상하이 엑스포’에서 ‘씨앗 대성당’으로도 불린 작품 <영국관>은 런던시의 의뢰로 50년 만에 새롭게
디자인한 빨간색 런던 버스와 함께 이제 영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됐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과 그의 스튜디오의 <헤더윅 스튜디오: 세상을
변화시키는 발상>(New British Inventors: Inside Heatherwick Studio) 展(이하 헤더윅 스튜디오 전)이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최초로 열린다. 그중 엄선한 26개의 주요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드로잉,
프로토타입(prototype),테스트 모형(test-piece), 1:1 사이즈 구조물, 사진과 영상. 장르는 불규칙하고 작가의
상상력도 자유롭다.
영국 정부의 국가 홍보 사업인 ‘더 그레이트 브리튼 캠페인(the GREAT Britain campaign)’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헤더윅 스튜디오’ 전은 디뮤지엄과 영국문화원이 함께 주관했다. 전시는 ‘Thinking(사고)’, ‘Making(제작)’,
‘Storytelling(소통)’, ‘스펀-훌라!(Spun-Hula!)’ 4개로 구성되지만 정작 헤더윅은 각 카테고리에 맞추어 감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것 같다.
지난해 개관한 디뮤지엄의 최대 8m 높은 층고와 기둥이 없는 공간이 헤더윅 스튜디오의 각종 작품들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보고 싶다면 10월23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를 찾으면 된다.
유일무이한 프로젝트 폴리오, 헤더윅 스튜디오
영국 디자인계의 거장인 테런스 콘란 경(Sir Terence Conran)이 ‘우리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극찬한 토마스 헤더윅. 그가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는 가구와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도시 설계에 이르기까지
지난 21년 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역동적인 국제도시 런던의 심장부인 킹스크로스에 위치한 스튜디오에는 건축설계사, 디자이너, 제작자 등
180여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토마스 헤더윅이 1994년도에 설립한 헤더윅 스튜디오는 건축, 도시계획, 조형물, 디자인 등을 융합하는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스튜디오는 심층적인 분석을 기본으로, 소재의 실험을 통해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한다.
일단 뻔하지 않다.
설립 이래 20여 년 동안 헤더윅 스튜디오는 다양한 분야, 국가, 그리고 환경속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여러 규제와 제약 조건들을 헤쳐나갔다. 성화대, 버스 리뉴얼, 상하이 엑스포 영국관 외에 최근에는
런던의 가든 브리지와 LA 실리콘밸리의 구글 신사옥,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 타운의 새로운 박물관인
자이츠 아프리카 현대미술관을 설계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3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동시 진행 중이다.
헤더윅 스튜디오가 보여주는 ‘세상을 바꾸는 발상’들을 살펴보며 사무실에만 머무르면서 굳어진 사고의 틀을
확장 시켜 보자.
Part1-Thinking 사고
헤더윅은 스튜디오의 구성원들뿐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디자인 과정을 공유하고 비평적 의견들을
모았다. 그리고 디자인 전반에 걸쳐 철저한 질문과 분석, 그리고 재분석의 반복을 통해 ‘아티스트 혼자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독창적 방식을 탄생시켰다.
Zeitz MOCAA; interior atrium view; image credit: Heatherwick Studio
<자이츠 아프리카 현대미술관> 케이프타운, 아프리카공화국, 2016
여왕개미를 위해 차곡차곡 먹이를 저장해두는 일개미들. 곡물 저장고의 길고 높은 원통형 사일로(Silo) 구조를
새롭게 디자인한 ‘자이츠 아프리카 현대미술관(Zeitz MOCAA)’은, 바로 그 개미굴을 떠올리게 한다.
애물단지로 오래된 장소에 미술관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고, 곡식의 낱알 형태로 파낸 내부 디자인을 통해,
작품 자체로 거대한 또 하나의 공간을 탄생시켰다.
Rolling Bridge; three stages of the Rolling Bridge; image credit: Steve Speller
<롤링 브릿지(Rolling Bridge)> 패딩턴 유역, 런던, 영국, 2004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봇의 다리 같다. 다리의 양 끝이 꺾여 올라가며 열리는 전형적인 방식이 아닌,
한쪽으로 둥글게 말리며 하나의 조형물처럼 보이게 하는 다리 설치물이다. 런던의 패딩턴 유역의 도시 재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New Bus for London; NBfL in front of Tower Bridge; image credit: Iwan Baan
<런던 버스(New Bus for London)> 런던, 영국, 2012
일단 빨간색의 디자인이 통통 튀고 귀엽다. 토마스 헤더윅과 자동차 업체 라이트버스(Wrightbus)와 협력 하에 50년 만에
새롭게 디자인된 ‘런던 버스’는 심미적인 요소, 사용자의 즐거움까지 모두 반영한 유쾌한 디자인이다. 연료의 효율성,
위생과 안전성, 승객과 운전자의 편의성, 대량생산 등도 고려했다.
Part2- Making 제작
금속과 물의 결합, 금속 소재를 가열해 치약 짜듯 쭉 뽑아낸 의자. 헤더윅 스튜디오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소재에 대한
다채로운 실험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아이디어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를 창조적인 형태로 구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Bleigiessen; image credit: Steve Speller
<블라이기센(Bleigissen)>, 2004
물과 금속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결합한 설치작품이다. ‘웰컴 트러스트(Welcome Trust)’ 본사 건물 내 30m 높이의
아트리움(atrium)에 설치된 작품으로, 물이 떨어지면서 변화하는 형태를 형상화하여 디자인 되었다. 이 과정에서 스튜디
오는 차가운 물에 액체 상태의 금속을 떨어뜨리는 실험을 통해 수백 개에 달하는 무작위 형태들을 만들어냈고,
건물 내부에서 조립하기 위해 전혀 새로운 제작 방식을 도입했다.
Extrusions; front view of Extrusions bench; image credit: Peter Mallet
<익스트루전(Extrusions)> 2009, photo©Peter Mallet, 2009
조립 단계 없이 치약을 짜듯 단 한 번의 압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이 의자는, 매끈한 좌석 부분과 비정형적인 좌석 부분
이 공존하는 독특한 형태를 보여준다. 고온으로 가열해 물러진 금속을 금형 틀에 통과시켜 연속된 형태를 만들어내는 압
출성형(extrusion) 기법을 썼다.
Part3- Storytelling 소통
무수한 투명막대와 불타는 꽃잎들, 그리고 건물에 연결된 비닐하우스 같은 공간. 겉만 봐서는 이것이 무엇이고, 어떤 곳에
쓰는지 전혀 기능을 알 수 없다. 헤더윅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표면적 기능만이 아니라 고유의 이야기를 담는 차별화된 소
통 방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감정을 선사한다. 겉모습에 현혹돼선 안 된다.
UK Pavilion; exterior view of the pavilion; image Credit: Iwan Baan
<영국관 UK Pavilion> 상하이 엑스포, 중국, 2010
‘씨앗 대성당(seed cathedral)’으로도 불리는 이 전시관의 안과 밖을 관통하는 7.5m 길이의 무수한 투명 막대 끝부분에는
25만 개의 씨앗이 담겨 있다. 헤더윅 스튜디오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대표작으로 2010년 상하이 엑스포의 야외 부지
에 설치돼 6개월 간 800만 명 이상에게 공개됐다. 전시장에는 중간에 영상을 넣은 ‘영국관’ 축소 모형이 털을 삐죽삐죽
세운 채 서 있다.
Olympic Cauldron; image credit: Edmund Sumner
<올림픽 성화대> 런던, 영국, 2012, photo©Jasper White, 2012
마치 골프 클럽처럽 생긴 채 불타는 꽃봉오리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당시, 각국의 선수단이 들고 들어온 204개의
성화대가 천천히 하나로 모여들어 타오르는 장면으로 유명한 작품.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선보인 이 성화대는 청동 소재의
꽃잎 모양으로 제작했다. 이는 참가국들의 화합을 상징한다.
NTU Learning Hub; evening view of the Learning Hub from Nanyang Drive; image credit: Hufton + Crow
<봄베이 사파이어 증류소> 햄프셔, 영국, 2014
마치 건물에서 투명한 유리관이 쏟아져 나오는 듯한 모습이다. 버려진 제지 공장터를 개조하여 설계된 ‘봄베이 사파이어
증류소’는, 진(gin) 업체인 ‘봄베이 사파이어(Bombay Sapphire)’의 증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방문자 센터이자 온실이
다. 양조 과정에 필요한 10가지 열대 식물 재배를 위한 온실로써 방문자들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프로젝트다.
Bombay Sapphire Distillery; glasshouses in the River Test; image credit: Iwan Baan
<러닝 허브> 난양기술대학교, 싱가포르, 2015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나선형의 건물은 마치 거대한 회오리 바람 같다. 새로운 학습 공간으로서의 건물의 역할을 표현
한 프로젝트로, 타원형 구조의 교실과 정원 등의 휴식공간으로 구성된 중앙 아트리움은 전통적인 위계질서 대신, 보다
활기찬 분위기와 수평적인 교육 공간을 제시했다. 전시장에는 모형과 함께 실제 싱가포르에 있는 러닝 허브 사진을 배경
으로 설치해놨다.
Part4- Spun-Hula! 스펀-훌라!
빛 센서를 통해 ‘스스로 회전하는 스펀 체어(Spun: Auto chairs)’ 설치 작품이다. 헤더윅 스튜디오에 디뮤지엄이 의뢰해
만들었다.
Garden Bridge; day time-view of the Garden Bridge; image Credit: Arup
<가든 브리지> 런던, 영국, 2018 완공 예정
폐전철을 공원화한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나 서울역 앞 고가 위에 지어질 공원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런던의 템즈 강을 가
로지르는 보행자 전용 다리로, 교량 위에 보행자를 위한 공원을 조성한다. 단순히 300m 떨어진 강의 양안을 연결하는 교
량 역할을 넘어 보행자들에게 울창한 정원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도시의 새로운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다. 두 개의 대형 교각은 이 다리의 주요 지지대로, 다리 상부에 심어지는 큰 나무들이 뿌리를 내릴 깊은 화분이 될 것이다.
<Spun-Hula! 스펀-훌라!><spun-hula!> Installation, 2016 </spun-hula!>
2008년 처음으로 금속과 회전 틀에 찍어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데, 당시 함께 고안된 스펀 체어는 아이디어 상태로
남아있다가 2016년 디뮤지엄과의 협업을 통해 비로소 현실화됐다. 두 가지 색의 회전 모듈 스펀 체어는 보이지 않는 매커
니즘과 빛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반응하고 회전한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형태의 이 설치 작품은 주변 환경의 미묘한 변
화에도 자동으로 반응한다. 팽이처럼 도는 의자들은 회전하는 순간, 각기 다른 개성이 부여된다.
글 - 박찬은 기자 자료제공 대림미술관
츨처 - 매일경제 Citylife 제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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