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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탈무드의 저자, 마빈 토케이어에게 듣는다.

by 탄천사랑 2011. 8. 2.

·「고재학 -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질문과 토론, 그것이 유대 교육의 핵심이다.

랍비( Rabbīs)는 높은 학식과 지혜로 유대교 사회의 존경을 받는 존재이다.

신과 인간의 가교 역활을 하는 다른 종교의 성직자와는 달리,

전통과 문화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교육자 역활이 크다.

마빈 토케이어(Marvin Tokayer. 74세)

미국 뉴욕의 유대신학교에서 탈무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은 정통파 유대인 랍비이다.

일본 와세다 대학 히브리어 교수로 재직하는 등 주로 일본과 미국 뉴욕의 유대인 회당에서 랍비로 활동했고,

1962년부터 2년간 경기도 오산과 대구 등지의 미 공군부대에서 군종장교로도 근무해서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일본에 있을 당시 마빈 토케이어는

방대한 분량의 <탈무드>를 일반인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탈무드의 지혜>, <탈무드의 차세술>,

<탈무드의 웃음> 등 20여 권으로 정리하였는데,

현재 우리나라에 출판된 대부분의 <탈무드> 관련 서적은 그 일본어 책을 참고하여 번역한 것이다.

마빈 토케이어는 서면 인터뷰에서 강대국에 둘려 싸인 지정학적 위치,

빈약한 자원을 극복하기 위한 높은 교육열 등 한국은 유대민족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한국의 부모들이 탈무드식 교육법을 주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5퍼센트에 불과한데,

노벨상 수상자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인물을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토라》와 《탈무드》에 바탕을 둔 신앙교육 덕분입니다.

유대의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이 책들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것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한 비결입니다.

부모의 역활은 바로 이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데 있습니다.

탈무드를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인류의 가장 현명한 지혜를 얻고 싶을 때 어떻게 하세요? 현인들의 말씀을 찾게 될 겁니다.

그 속에는 가족, 평화, 전쟁, 죽음, 친구, 종교, 행복, 유머 등 인생과 관련된 폭넓은 지혜가 담겨 있으니까요.

탈무드에는 오천년이 넘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정리된 현인들의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

그야말로 정보와 지혜의 보고입니다.

삶의 전영역에 걸친 문제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보니, 하룻밤에 읽는 책이 아니라 평생 연구해야 하는 책이지요.

그래서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세 살 때부터 탈무드를 가르칩니다.

한마디로 탈무드는 대표 자녀교육서이자 유대인의 삶 자체이죠.

오천 년 전의 규범과 지혜가 어떻게 현재까지 관통할까요?

《탈무드》가 완결된 책이 아니라 계속 현재 진행형으로 변화하는 책이기 때문이죠.

《탈무드》의 첫 장과 마지막 쪽은 공란으로 비워져 있습니다.

첫 장이 없는 이유는

'우리는 항상 중간(과정)에 있으며 탈무드를 공유하는 데는 따로 시작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현재 삶이 놓여 있는 바로 그곳에서 시작해서 《탈무드》를 이해하고 배을 수 있는 것이죠.

마지막 쪽이 비워진 이유는 '또한 당신의 삶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계속 채워나가라'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지혜라도 매일 새롭게 살아가는 삶으로 새로워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탈무드》를 활용하여 실제로 시행하는 교육 방법이 궁금합니다.

'탈무드식 토론'이라는것이 있습니다.

아직 학교에 들아가기 전의 자녀와 아버지가 《탈무드》를 펴놓고 서로 마주 앉습니다.

둘은 번갈아 가며 관련 내용을 읽고 논리적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지요.

지고 이기는 건 없습니다.

상대방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치밀하고 빈틈없는 방어 논리를 개발하는 동안 지혜와 사고력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유대인 부모가 자녀교육에서 제일 강조하는 덕목은 무엇입니까?

'질문' 입니다.

자녀에게 '답을 얻으려면 스스로 생각해야만 하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지능을 개발시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질문을 자주 하도록 격려합니다.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니?'라고 묻지 않고

'오늘 선생님께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지식을 얻어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느낍니다.

수업을 잘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금한 걸 묻고 토론하는 게 더 중요하지요.

실제로 유대인 학교에서는 좋은 질문을 하는 학생이 그 학급의 리더가 됩니다.

평생에 걸쳐 이런 질문 교육이 이뤄지면서 다른 민족은 따라올 수 없는

유대인만의 탁월한 교육이 완성됐다고 봅니다.

한국의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라'라고 독려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대인의 학교 교육방식도 궁금합니다.

아까 가정에서 '탈무드식 토론'을 벌인다고 했지요?

학교 교육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열여덟 살인 내 손자의 예를 들어 볼게요. 그 아이는 매일 《탈무드》를 공부합니다.

일반적으로 오전에 《탈무드》를 공부하고 오후에 일반 교과 과목을 배웁니다.

이때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지 않고 협력수업 방식을 활용합니다.

교사가 주제를 주면 두세 명의 학생들이 토론을 벌이는 거지요.

강의가 끝나면 아이들은 복습을 하면서

자신들의 생각과 선생님의 가르침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또다시 토론합니다.

유대인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데, 육아 분담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육아는 부모 공동의 책임입니다.

유대인 부모는 자녀와의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서, 안식일인 토요일은 온전히 자녀교육을 위해 투자합니다.

특히 유대인 아버지는 자녀들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입니다.

아이에게 숙제하라고 시켜놓고 텔레비전을 보는 유대인 아버지는 없어요.

아버지가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자신도 함께 공부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자녀교육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나요?

한국과 이스라엘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 다 단일 민족으로 고유문화를 지녔고, 오랜 세월 침략에 시달렸습니다.

한국은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에 의한 외침이 잦았고,

유대인은 이천 년 동안 나라 없이 전 세계를 유랑하다가 홀로코스트까지...,

홀로코스트(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확살)

그래서인지 그런 악조건들을 인적자원으로 극복하기 위해 높은 교육열을 보입니다.

그 결과 두 나라 모두 당당히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섰어요.

그런데 내가 한 가지 안타까워하는 점은, 한국이 선조들의 지혜를 점점 잊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이 IT강국으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물질이 풍요로워진 대신 영혼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상이 물려준 훌륭한 정신적 유산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 이 글은 <부모라면 유대인처럼>의 일부를 필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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