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미친 청춘 - 김애리 / 미다스북스 2010. 02. 25.
PART 1. 넘어지고 깨지는 것은 젊음의 특권이다.
1 - 1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청춘은 청춘이 아니다!
- 다치바나 다카시 <청춘표류>, 무라카미 하루키 <슬픈 외국어> -
성공으로 갖는 길은 언제나 공사 중이다. - 짐 밀러.
청춘, 더 많이 넘어지고 깨져라!
오 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인생이란,
흐느낌과 훌쩍거림, 그리고 미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에서 훌쩍거릴 때가 가장 많다.
그렇다.
굳이 이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산다는 것이 발랄한 시트콤이라기보다는
진지한 다큐멘터리 같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인생은 숱한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개는 올라가기 힘든 오르막길인 경우가 많다.
사람은 일생 동안 천 번 넘어진다고 했던가?
그중에서도 우리의 무릎이 가장 많이 깨지는 시기는 아마도 젊은 시절일 것이다.
젊음이란 상당히 묘한 시기인 듯하다.
그것은 인생 전체에 융화되지 못하고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이상한 시기 같다.
무엇이든 할 수 있으나 죽도록 방황하는 시기,
하고 싶은 것은 많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시기.
소설가 김연수가 표현했듯이 '스물넷에서 서른두 살까지는 인생의 정거장과 같은 나이'이다.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 그 빛이 아직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 버리는 그런 시기이다.
일본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청춘표류>는 진정하고 싶은 일을 찾기까지
방황하고 울부짖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11명의 젊은이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청춘과 삶, 방황과 좌절,
그리고 꿈을 찾기까지 흘린 땀방울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청춘이 힘겨운 것이 비단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전인 1988년에 출간되었는데, 이 역시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청춘이 힘든 것은 비단 지금뿐만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고통이라는 사실들 때문이다.
부끄러움 없는 청춘, 실패 없는 청춘을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
청춘은 세월이 흘러 그 시기를 벗어나 봐야, 그때가 바로 자신의 청춘이었음을 깨닫는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청춘의 한가운데에 서서 ‘음, 이게 바로 청춘이지.’라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은 천박한 정신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어지간한 사람에게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과연 이것이 청춘인가를 느껴볼 겨를도 없이 온 힘을 다해 열중하고 있는 동안 청춘은 지나가고 있다.
나도 그랬다.
어느 날 갑자기 청춘이 끝나버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가 내 방황이 이젠 끝났구나 하고 알아차린 시기이다.
시간을 따져 물어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청춘이라고 정의 내릴 수는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모색하는 시간이 청춘의 시간인 것이다.
※ 이 글은 <책에 미친 청춘>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10.02.25. 20210331_16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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