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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 수행자, 내밀한 스스로의 삶을 이야기하다

by 탄천사랑 2008. 5. 8.

 

 

 

 

 

조선 08. 05. 08. / 수행자, 내밀한 스스로의 삶을 이야기하다

 

부처님오신날(12일)을 앞두고 스님들의 수행담과 불교문화의 이해를 돕는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최근 나온 책들은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수행자 세계의 내밀한 이야기를 비롯해 스님들의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이야기, 사찰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충남 서산 부석사 주지인 주경 스님은 《나도 때론 울고 싶다》(불광출판사)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펴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출가한 스님은 수행에도 힘쓰는 한편 라디오 MC,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포교활동, 그리고 빼어난 글솜씨로도 유명하다. 환속(還俗)을 권하는 어머니에게 모질게 대한 출가 사연부터 강원(講院)에서 금강경 독송 시간에 '목탁 당번'을 맡았다가 깜빡 졸았던 실수, 사찰에서 어린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 등을 맛깔스런 글로 풀어놓아 행복한 수행자의 삶이 어떤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적었다.

서울 봉국사 주지 월서 스님의 《행복하려면 놓아라》(휴먼앤북스)는 대중들에게 했던 법문을 모았다. 스님은 '절(사찰)은 마음에 묻은 더러운 때를 씻어주는 세속의 목욕탕 같은 곳이다', '현자는 과거의 오염을 이미 버렸으며 또 새로운 오염을 만들지 않는다' 등의 글을 통해 '버림의 미덕'을 강조한다. 그는 "세상을 살다 보면 취하는 것보다 버리는 작업이 더욱 힘들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버리는 것이 괴로움을 덜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권한다.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산은 산 물은 물'의 작가 정찬주씨는 일타(日陀·1929~1999) 스님의 삶과 수행을 다룬 소설 《인연》(작가정신)을 발표했다. 일타 스님은 친가와 외가 등 가족 41명이 출가했으며 손가락 4개를 소지공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정씨는 일타 스님이 출가할 때의 사연에서 효봉, 성철 등 당대 선승들과의 인연, 오대산 적멸보궁에서 손가락을 불사르며 간절한 마음으로 수행하던 과정 등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불교 언론인 장영섭씨가 펴낸 《떠나면 그만인데》(굿북)는 '스님 사관학교'인 전국 사찰의 강원(講院) 학인(學人)들의 내밀한 세계를 담았다. 새벽 3시에 기상해 밤 9시 취침 때까지 공부와 운력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며 이른바 '중물'을 들여가는 수련기이지만 그들 나름의 즐거움과 재미가 숨어있다. 김밥 50인분을 15명이 단 20분 만에 먹어 치우고, 담 넘어 사하촌(寺下村)에 내려가 자장면을 몰래 먹고 들어오기도 한다. 학인들 간에 다툼이 생기면 화해할 때까지 같은 소임을 맡기는 운문사 비구니승가대학의 규칙도 재미있다.

《선답(禪答)》(김성우 지음·은행나무)은 한국 근대불교의 거목인 경허(鏡虛·1849~1912) 스님 문하의 선지식 13인이 주고받은 선문답을 해설했다. 참선수행을 하는 스님들의 대화는 일반인들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파격과 비약의 세계이다. 언어를 떠난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령 수월 스님과 만공 스님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수월 스님이 숭늉 그릇을 들고 '이 숭늉 그릇을 숭늉 그릇이라 하지도 말고, 숭늉 그릇이 아니라 하지도 말고, 한마디 똑바로 일러보소'라고 하자 만공 스님은 그 그릇을 밖으로 집어 던지고 묵묵히 앉아 있으니 수월 스님이 '참으로 잘 하였소'라고 찬탄했다고 한다. 이런 선문답 72개를 소개하고 있다.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보존회 총무를 맡고 있는 대안 스님이 쓴 《식탁 위의 명상》(오래된미래)은 수행에 도움이 되고 웰빙음식으로도 각광 받는 사찰음식의 조리법과 재료사용법 등을 소개한다.

 

출처 - 조선 08. 05. 08. 

[t-08.05.08.  20230510_17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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