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책 (완결 편) - 폴임 / 우리 문학사 1997. 04. 20.
니체와 마찬가지로 에머슨 (1803~1882)은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하며 자신이 쓴 책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때는 나이가 많이 먹은 때였다.
그의 나이가 많이 먹은 만큼 그의 인생은 아주 평화로웠다.
79세가 될 때까지 그의 행복을 가로막는 큰 사건은 두 번밖에 없었다.
하나는 나이 어린 그의 아내가 죽은 일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주 영리했던 그의 어린 아들이 너무 일찍 죽어 버린 일이었다.
젊었을 때 에머슨은 선생님이 되려고 했었다.
4년 동안 그는 아주 한적한 동네에 있는 '선생님의 언덕'이라는 곳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 언덕은 지금 프랭클린 파크에 있는 '보스턴 지방 골프장'이 바라다보이는 곳이다.
에머슨이 교사 생활을 하던 당시에는 바위가 많고 숲이 우거진 곳이었다.
잠깐 동안의 교편생활이 끝난 뒤 에머슨은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목사 공부를 하려고 결심하였다.
그러나 이것 역시 잠시 노력하다가 그만두어 버렸다.
그는 선생을 하든 목사가 되든 많은 청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웅변가이면서 저술가가 되었다.
그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목소리와 매력적인 성격으로 웅변가로서의 자질을 나타냈고
작가로서 뛰어난 철학과 생기 넘치는 문체를 자랑하였다.
그는 교단에서든 종이로든 설득력을 발휘하여 30년 이상 탄탄하고 광범위한 독자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정신이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 것은 1870년이 되어서였다.
날마다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조용하게 운명의 뜻에 따랐다.
그런 사실을 농담삼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어느 날 그는 우산을 가리키며 웃으면서 말했다.
"이것의 이름을 알 수는 없지만 그 역사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낯선 사람들에게 빼앗기고는 다시는 돌려받지 못하는 삶이로구나"
일생의 친구였던 롱펠로의 장례식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분은 몹시도 상냥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신사였다.
그런데 나는 그의 이름을 아주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쓴 책을 다시 읽고 있다가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문구에 접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곁에 있던 친구에게 아주 탐이 난다는 듯이 말하였다.
"내가 이 책을 쓴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에머슨은 위대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보다 더 좋은 면이 있다.
그는 바로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그는 인간의 지립심,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귀한 우정,
신의 숭고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서 가르쳐 주고 있다.
유명한 감리교 목사인 테일러는
"에머슨은 내가 아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이 예수를 닮은 사람이었다"라고 정확히 지적했다.
※ 이 글은 <책 속의 책 (완결 편)>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t-08.04.19. 20220402_165657]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 > 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 - 기고문 / 남편이 가끔 미워 죽겠다고요? (0) | 2008.05.14 |
---|---|
자녀를 위한 기도문 (0) | 2008.05.04 |
16살 네 꿈이 평생을 결정한다. 2 - 열정 (0) | 2008.03.17 |
16살 네 꿈이 평생을 결정한다 2(국내 편) (0) | 2008.03.03 |
여자들의 마음이 열리는 101가지 이야기 (0) | 2008.01.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