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숙 - 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완성된다」
1.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여자는 망하고, 계획하는 여자는 흥한다.
삶의 자세.
1-1 착각 말라, 결혼이 성공이다.
결혼은 교통사고처럼 다가온다.
대게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다가온다'라고들 하지만 K에게는 결혼이 교통사고 같은 것이었다.
대학 졸업 후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 일을 배우며 돈 모으고
유학까지 다녀온 다음 천천히 생각해 보려던 결혼을 갑자기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엄마에게 등 떠밀려 나간 맞선 자리에서 뜻밖에 괜찮은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가 단지 결혼을 일찍 하고 싶어 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서로 호감을 느끼는 관계를 냉큼 끊기는 쉽지 않았다.
경험상 괜찮은 남자 하나 찾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어서였다.
그 남자와의 데이트가 거듭되는 동안,
그녀는 내키지 않아 하면서도 결혼으로 몰아가는 양가의 분위기에 휩쓸러버렸다.
문득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결혼 날짜까지 잡힌 후였다.
단 한 번도 결혼에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그녀는 식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건 아닌데'하는 갈등에 시달렸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 직후부터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대로 마음에 들던 남편은 달걀 프라이 한 장 부칠 줄 모으는 바보였고,
사사건건 시댁 비위를 맞춰야 하는 감옥 같은 결혼생활의 갑갑함도 상상 이상이었다.
그녀는 하고 싶지도 않은 결혼을 남편이 원해서 '해준' 건데, 그건 그녀 혼자만의 입장일 뿐이었다.
마치 누구도 맡지 않으려는 회장 자리를 한 사람에게 억지로 떠넘겨놓고는
그 사람이 일에 조금만 소홀해도 앞 다투어 욕하는 동아리 회원들처럼
남편과 시댁 식구들은 죄 없는 그녀를 몰아붙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30대 미혼 여성들의 10퍼센트 정도만 결혼하고 싶어 하고,
나머지 90퍼센트는 아예 결혼하기 싫거나 결혼 여부에 대한 확신이 없다.
그러나 그녀들의 최소 90퍼센트 이상이 결국에는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야 만다.
어쩌면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수많은 한국 여자들이 K처럼 교통사고 같은 결혼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결혼이 여지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제도이기에 그 누구도 순순히 하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혼 후 준비되지 않은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고 적응을 못하는 것이 용납되지는 않는다.
당신이 이제까지 결혼에 무관심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결국 결혼할 거라면 결혼에 대해 미리 알고 완벽한 '결혼형 인간'으로 거듭나야 하는 게 정답이다.
결혼은 환상도,
살벌한 현실도 아닌 그저 삶의 중요한 과정일 뿐이며 무조건 최선을 다해 잘해 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결혼이 행복을 결정한다.
오늘날 자야가 강한 수많은 똑똑한 여자들은 결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열변을 토한다.
그 말은 백번 옳다.
결혼이 여자의 삶에서 전부일 수는 없다.
그러나 결혼이 삶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기는 하다.
당신이 일과 결혼에서 각각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직업을 바꾸는 것과 남편을 바꾸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쉬울 것 같은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충격적인 일인 배우자나 자녀의 사망을 스트레스 지수 100으로 두었을 때,
이혼의 스트레스 지수는 73이나 된다.
별거도 65다.
반면 실직하고 새로 구직하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36 정도다.
서른보다는 마흔에 가까운 나이에 접어들고
나와 같이 나이 들어가는 여자들의 삶을 보면서 한국 땅에서 여자들의 삶이라는 게
젊은 시절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게 흘려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학 진학을 위해 어려서부터 입시 공주를 하고, 번듯한 대학을 나오고,
몇 년 동안 유학까지 다녀오고서는 직장 생활 3년쯤 하고 결혼해 애 키운다고 집에 들어앉는 여자들이 꽤 많다.
몇몇 전문직이나 자유업을 제외하고 마흔 넘은 여자들이 일하고 있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고작 10년의 커리어를 위해
최소한 50년 이상은 될 결혼생활을 희생하는 게 손해라는 건 미분 적분을 못하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어쩌면 당신은 이렇게 되물을지도 모른다.
"그럼 사회적인 수명이 다 되어서 한가해졌을 때부터 결혼생활에 신경 쓰면 되잖아?"
사람의 인생 주기와 그에 따른 과업을 생각대로 필요에 따라 척척 나눌 수만 있다면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는 시기를 놓치면 좀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어린아이는 여섯 살까지 언어를 배우지 못하면 영원히 말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부부는 결혼 후 36개월여의 시간 안에 제대로 된 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평생 서로를 괴롭히며 살 수밖에 없다.
결혼이라는 것은 아찌 보면 건강과 비슷한 점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는 건강하게 살고 싶은 야망이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강이 하찮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건강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다른 꿈을 이루기 힘들 듯,
결혼을 잘 하는 것이 삶의 목표는 아니라 해도 결혼생활을 잘해야 진짜 꿈을 실현시키며 살 수 있다.
예전부터 가장 짜증스럽게 여기던 말 중 하나가 가화만사성 家和萬事成이었는데,
그게 꼭 불행 속에서 살아보겠다고 꿈틀대는 여자들을 억누를 때
"너 하나만 참으면 가정이 평화롭다"라는 말 대신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말이 여자들 한테도 적용되지 말란 법은 없었다.
여자들이 밖에서 잘 되기 위해서도 결혼생활을 잘해나가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인 것이다.
삶의 모든 노력들이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결혼은 충분히 노력할 만한 대상이다.
심리학자들도 행복을 결정짓는 제1의 요소가 주변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고,
그 ‘친밀한 관계’의 대표적인 것이 결혼으로 맺어진 부부 관계이니 말이다.
단, 결혼의 메커니즘과 남자의 속성에 대해 이해하고 연구하는 게 그 노력의 중요한 과정이어야만 한다.
아무 판단 없이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묻지 마 노력’은 결혼생활의 행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혼만 하면 무조건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 사람이나,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착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결혼에 대해 현명해질 수만 있다면 삶의 질,
곧 행복은 ‘다른 차원의 세계에 사는 어느 운 좋은 여자’만의 것이 아니다.
※ 이 글은 <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완성된다>에 실린 일부 단락을 필사한 것임.
남인숙-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완성된다
시작 - 2009. 11. 27.
[t-24.02.29. 20210216-171454-3]
'성장교육(인문.철학.교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늦어서 못할 일이란 없다. (0) | 2024.03.13 |
---|---|
떠날 때와 죽을 때 - 사랑이여, 그 영원한 생명이여 (0) | 2024.03.12 |
가문비 나무의 노래 - 가문비 나무의 지혜 (0) | 2024.02.03 |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 머리말 (0) | 2023.12.28 |
군대 간 아들에게 - 후회 없기 살기 위한 인생의 지침(1) (0) | 2023.12.22 |
댓글